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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서생 1 ㅣ 극악서생 시리즈 1
유기선 지음 / 자음과모음 / 2000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최대의 미덕이자 최대의 매력은, 부담없이 웃기고 부담없이 재미있다는 겁니다.
아직 3권까지밖에 안 읽었지만 이 책은 여자인 제가 읽어도 너무 웃기고 재미있었습니다.
굳이 여자임을 들먹이는 이유는, 이 책은 사실 철저하게 남성 위주로 흘러가기 때문이죠. 주인공 남성은 우연히 꽃미남이 되어 미녀들로 이루어진, 맘대로 따먹을 수 있는 꽃밭에서 살면서, 끓어오르는 욕망을 '아아, 미성년 건드리는 파렴치범이 되기 싫다' 혹은 '내 맘대로 할 수 있다고 내맘대로 하는 쓰레기가 되기 싫다(즉 멍석 깔리니까 더 하기 싫은 심리)' 등등으로 억누릅니다.
실제 남정네가 저런 상황에서 얼마나 참을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서 어떻게 보면 심의를 의식한 윤리관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주인공의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엄격한 윤리관은 여성 독자가 보기에도 꽤 편합니다. (비슷한 상황의 <소드엠페러>의 주인공 한성은... 가는 꽃밭마다 다 건드리니까 싫더군요;; 여자가 몸을 던지는 상황은 여기나 거기나 마찬가지건만)
그리고, 개그가 질리지 않고 계속적으로 재미있다는 것은 굉장한 매력입니다. 작가분이 글쓰는 센스가 있으신 것 같아요. 상황의 재미 말장난의 재미 주인공 생각의 재미 등등, 모든 것이 재미있습니다. (아수라 백작 이야기는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극악서생이라는 이름이 문제인지 연재속도도 극악해서 문제지만,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