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크 1
김하준 지음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처음엔 재미있었다. 우연히 운좋게 모든 것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 귀공자 지크가 위로부터의 사회혁명을 이루어가는 과정은, 엘리트주의의 극치라 해도 나름대로 통쾌한 면이 있었다. 빠른 스토리 전개, 쭉쭉 뻗어나가는 이상향. 소설이라기보다는 거의 설명문과 논문에 가까운 문장이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어서 처음에는 열심히 읽었다.

그러나... 뒤로 가자 이 소설의 엘리트주의는 마침내는 순혈주의랄까, 인종차별주의에까지 이른다. 주인공 지크가 인간이 아닌 고엘프의 피를 타고났다라. 왜 지크는 그저 평범하게 인간이면 안되늰가? 지금도 충분히 모든 것을 타고나고 운도 좋고, 그야말로 은수저가 아닌 다이아몬드 수저를 타고 나서, 자신의 여자 하나를 구하기 위해 아무리 악당이라지만 수많은 사람들을 가책도 없이 짓밟은 코만도짓을 하는 녀석이, 심지어 인간보다 고귀한 고엘프의 피까지 타고났다는 대목에서 나는 질려버렸고 더이상 이 책을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내용 전개상의 문제, 어설픈 문체, 심한 계몽주의 연설조의 어투, 그래도 그것이 인간이 이루어가는 인간의 이상향이었기에 흥미가 있었건만... 그 강점마저 사라져버리다니. 용두사미의 대표적 작품이다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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