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되렴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35
이금이 지음, 원유미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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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작가는 우리 부부가 매우 좋아하는 작가이다. <너도 하늘말나리야>로 알게 되어, <유진과 유진>, 밤티마을 시리즈, <첫사랑>, <인터넷 소설가>, <맨발의 아이들> 등 여러 작품들을 찾아 읽게 되었고, 경향도 조금씩 변해감을 느끼게 되었다. 아무래도 사람은 자신이 처한 내적, 외적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테니까. <다리가 되렴>은 1988년에 쓴 이금이 작가의 첫 장편동화이다. 그래선지 읽기 전부터 설레임을 느꼈고, 기대가 컸다.  

안터말이 배경인 이 동화의 주인공인 은지는 나이보다 조숙한 느낌이 드는 아이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의고, 방황하는 아버지와 떨어져 서울 고모댁에서 살다가 몇 년만에 찾아온 아버지를 따라 안터골로 이사를 온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같은 마을 아이들과 친하고 지내고 싶었던 은지의 바람과는 달리 아이들은 고아원인 '희망원'에 사는 아이들을 배척한다. 그것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때, 아버지로 부터 "네가 다리가 되렴"이라는 조언을 듣게 되고, 결국 갈등의 과정을 거친 후 화해를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 속에는 아이들만의 갈등이 아닌 두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나온다. 지주와 머슴의 관계였던 이들은 전쟁이란 과정을 통해 서로를 적대시하게 되고, 가장 소중한 가족을 잃게 된다. 시간은 흘러 흘러 몇 십년이 지난 후 결국 용서를 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동화는 '화해와 용서'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셈이다.   

병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와 설레임을 주었던 윤철이와도 헤어지게 되지만 결코 실의에 빠지지 않고 굳세게 살아가는 은지에게 마음 속 깊이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내 세 딸들도 은지처럼 따뜻하고 속이 꽉찬 사람으로 자라나 사람과 세상 사이에 다리가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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