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바꿔 먹기 -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다문화 그림책 I LOVE 그림책
라니아 알 압둘라 왕비 글, 트리샤 투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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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때부터 위장의 기능이 좋지 않았던 내겐 식사 시간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우선 밥을 하는 냄새를 맡으면 배가 아파와서 누워 있어야 했으며, 조금이라도 자극적인 음식은 항상 배아픔으로 이어졌다. 집에서 먹는 식사는 물론이요, 점심 도시락도 먹지 않는 날이 태반이었다. 부모님은 이런 나때문에 항상 전전긍긍하셨고, 뭔가 좋아할만한 것을 찾느라 고심하셨다. 그래선지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편식 습관이 남아 있고, 새로운 음식에 대한 경계가 대단하다. 그렇다고 딱히 고쳐야겠다는 생각도 없다. 

그나마 여러 음식을 맛보게 된 건 대학에 진학하면서 혼자 자취를 하게 되면서이다. 요리도 잘 못하니 먹는 것이 부실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니 맘에 들지 않은 음식이라도 먹게 되었다. 잠시동안 같이 살게 된 친구는 순대를 참 좋아했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을 해도 그 끔찍하게 생긴 녀석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상사와 함께 순대볶음집에 가게 되어 할 수 없이 먹게 된게 순대에 대한 첫 기억일 거다. 먹어보니 그런대로 먹을 수가 있었다. 그날 집에 와서 친구에게 전화를 했던 것 같다.

아이를 낳고 이유식을 만들어주면서 비로서 내 식습관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된 것 같다. 물론 아무거나 잘먹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아니다. 환경의 오염도 심화되고, 먹거리에 대한 안전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게 되면서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먹지 않아야될 음식이 오히려 추가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 아이는 좀 더 폭넓은 식습관을 가지게 되길 희망한다.

<샌드위치 바꿔 먹기>는 셀마와 릴리의 이야기다. 두 친구는 가장 친한 친구지만 각각 다른 샌드위치를 좋아하며 서로의 샌드위치에 대해 좋지 않은 편견을 갖고 있다. 둘은 서로의 샌드위치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꺼내면서 관계의 위기가 찾아온다. 뿐만 아니라 같은 반 친구들 역시도 편을 가르고 다투게 된다. 셀마와 릴리는 마침내 서로의 샌드위치를 바꾸어 먹음으로서 편견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작은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사실 우리는 한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의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받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으며 경험하지도 않은 것들도 선입견이나 편견을 먼저 배우게 되는 경우들이 허다하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타인에 대한 이해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그림책이다. 아이들이 좀더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 아이보다도 부모가 먼저 자신을 살펴보고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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