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소의 꿈 낮은산 너른들 1
김남중 지음, 오승민 그림 / 낮은산 / 200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품에서 황금뿔은 이라크의 후세인을, 소맥국은 미국을, 재건대는 한국의 이라크 또는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상징하고 있다.  또 들소는 아랍의 민초들을, 황금은 중동의 석유를 상징하고 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전쟁이라는 파괴와 살육은 그 누구보다도 힘없는 사람들, 그 사회의 민초들을 가장 힘들게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한편 문학에서의 상징기법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면, 상징은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보다 선명하고 간결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또는 그 사회에서 금기시 되는 주제나 소재를 드러내기 위해서, 또는 풍자하기 위해서 사용될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의 상징의 결과는 보다 더 소재나 주제들을 복잡하고 난해하게 해주는 것 같다.

아랍의 민초들을 동물인 들소로 상징하면서, 그 상대방인 미국과 파병국은 인간국으로 상징하는 것이 균형잡인 적절한 상징인지, 아니면 아랍의 문화와 국민들을 변방으로 여기는 작가의 1세계(서방 및 서방종속국으로서의 한국)중심주의적 사고방식이 은연중에 드러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그 외에도 아메리카 인디언의 운명, 큰나라 사대주의, 한국에서의 중동파병, 인간의 자연환경에 대한 파괴 등의 여러 가지 장면들이 복잡하게 상징으로 끌여들여지고 있는데, 따라가기에는 너무나 버겁고 복잡하게 느껴진다. 

전쟁에 대한, 부질없는 탐욕에 대한 작가의 비판의식은 수긍이 되고 이해가 되지만, 그것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깨진뿔의 선택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힘들다. 결국 전쟁의 참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어디 멀리 피난 가버리고 말겠다는 것인데, 그것의 정당성은 차치하고서라도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 있는 대안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황금뿔이나 서리갈기에게 압제를 당하고, 소맥국 인간들에게 침략을 당하고 있는 열등 소깨진뿔의 입장에서는 어느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인가? 깨진뿔은 자신과 같은 입장의 열등소들을 규합하여 들소 무리 안에서는 반차별 운동을 일으키면서 동시에 서리갈기와 같은 반침략 독립지향적인 세력들까지 규합하여 어쩔 수 없이 소맥국에 대항하는 입장을 견지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또한 역사적으로 끊임없던 외세의 침략에 대항해 왔던 평화를 사랑하고 자주독립을 지향했던 우리 민족의 얼과 정신이기도 하지 않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