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영혼, 책을 만나다 - 김영아의 독서치유 에세이
김영아 / 삼인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상처가 났을 때 사람들은 보통 병원을 찾는다. 그러면 마음에 상처가 났을 땐 어떻게 하지? 요즘엔 참으로 다양한 치료 방법들이 있다. 음악치료, 미술치료, 심리치료, 아모마 치료 등등... 요즘은 독서치료도 널리 알려지고 있다.  

 

이 책은 그렇게 독서치료사인 지은이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은 텔레비젼 프로그램 중에 <인간극장>처럼 마치 내 이야기이고, 이웃의 이야기인 것처럼 생생하면서도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오랜만에 책에 흠뻑 빠져서 아이에게 소홀하면서까지 빠르게 읽어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어른들이다. 뒷부분에 잠깐 청소년에 관해서도 나와 있다. 그런데 이들이 가지고 있는 내적인 문제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 부모님을 통해 받은 상처들이었다. 부모들이 무심코 내던진 말들, 생계 때문에 아이들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던 상황들은 어린 영혼에게 상처를 남겼고, 그 상처들은 아물지 못한 채 그대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으면서 어른이 된 현재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결국 책은 자신의 과거로 돌아가는 매개체가 되었고, 잊고 싶었던 과거의 기억 속으로 들어간 이들은 자신의 문제의 원인을 알아냈다. 그 문제의 원인을 알아냈다고 해서 현실의 문제 자체가 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이 무엇 때문에 화를 내고, 왜 타인과의 관계맺기가 어려운지를 깨닫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과거로 짧은 여행들을 갔다 왔다 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모든 것이 행복한 것처럼 생각되지만 사실 정말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도 있었다. 그런 기억들이 모두 그대로 잊고 있었을 뿐 사실은 내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사춘기 시절까지, 아니 청년시절까지 항상 우울하고 염세적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던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한편으론 내가 그것을 극복한 것도 같고, 또 한편으론 여전히 똬리를 틀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내가 만약 자식을 키우지 않았다면 이 문제를 그냥 무시했을 텐데 내 아이가 우울하게 성장한다면? 나는 다름 아니라 그것을 몹시도 두려워하고 있다. 내 아이는 낙천적이고, 용감하게 세상을 살아가길 바라기에 내 속의 문제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표출되는 행동에 대해 스스로 되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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