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활용하기 - 모르면 손해 보는
안상헌 지음 / 경향미디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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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참 바보처럼 살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어언 15년이 흘렀다. 처음에는 그래도 좀 그럴듯한 큰 기업의 홍보실에 들어가서 정말 꿈결같은 좋은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IMF가 터지면서 그 직장은 구조조정으로 날라가 버리고 그때부터 나는 영세한 업체에서 전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영세업체들에서는 조금이라도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근로자들에 대한 4대보험을 가급적 들어주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보통 근로자들에게는 국민연금 등으로 떼이는 것만큼 급료에 얹어서 줄테니 이 회사에서 고용되어 있는 사실을 행정당국에는 알리지 말자고 한다. 근로자들은 당장 돈 몇 푼을 더 받아서 좋은 것 같지만, 결국 근로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고용보험이나 국민연금 보험료 중에서 기업주가 부담해야할 몫을 놓치게 된다. 나 역시도 현명하고 자상한 나의 남편을 만나기 전에는 그렇게 돈 몇 푼을 받으면서 진짜 중요한 나의 권리를 빼앗기고 있었다.

남편은 지금 얼마 더 부담을 한다 하더라도 4대보험을 포기하면 안된다고 하였다. 또한 직장에서 국민연금이 가입이 안되어 있었기 때문에 지역 국민연금 고지서가 발송되고 있었는데, 이것을 무시하고 그냥 돈을 안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그러면 안된다고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다가는 나중에 재산을 압류당할 수도 있다고 하면서 지난 것을 어쩔 수 없다고 하여도 앞으로는 꼬박꼬박 착실히 내야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직장에서 사장과 담판을 하여 4대보험에도 들고 국민연금도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게 되었다. 그러한지 2~3년 후, 첫 아이를 출산하게 되었고, 나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의 모든 혜택을 다 받게 되었다. 출산과 육아휴직 등의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과 또 육아휴직이 끝나면서 직장에서 사직하고 고용보험을 통하여 받은 실업수당 등을 다 합치면 1,400만 원 정도가 된다. 4대보험 등에 가입한 후 몇 년만에 이런 혜택을 다 챙겨먹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직장을 그만둔 후로 또 한 번 남편과 의견이 엇갈린 적이 있다. 남편은 국민연금에서 임의가입으로 남편과 별도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라는 것이다. 그래야 노후에 독자적으로 연금을 받을 수 있고 그게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한 달 정도의 신경전 이후에 나는 결국 남편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현명하고 자상한 남편이 없었다 하더라도




나는 다행히 중간에 착하고 성실하며 자상하고 현명한 남편을 만나서 챙길 수 있는 모든 것을 챙기고 살고 있지만, 이렇게 좋은 남편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이 국민연금에 관한 책만 잘 읽어보고 활용한다면 남편이 제공해 주었던 것 만큼의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예전에 남편을 만나기 전에 이런 책을 접할 수 있었다면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영악해 질 수 있었을 것이다.

이 힘들고 험한 세상에서 코딱지만하게 서민들에게 떼서 던져주는 이런 콩고물이라도 놓치지 않고 챙기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사는 게 아무리 험하다 하더라도 굶어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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