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말하고 싶은 솔직한 이야기
김민화 지음, 오윤화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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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심리 동화이다. 마음이 복잡해지고, 고민이 많아지는 열 살에서 열세 살, 삼춘기 아이들에게 엄마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대화의 요령과 스스로의 감정을 조율하는 방법을 알려 주고 있다.

작가가 아동심리 전문가로  현장에서 어린이를 만나면서 보고 들었던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서 그런지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만화, 일러스트, 일기와 편지 형식으로 구성되어 어린이 독자들이 읽으면서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을 것 같다.  재미와 진지함을 고루 섞어 만들어진 이 책이 나오기까지 편집자가 얼마나 많이 고심했을지 독자에 대해 배려했는지 그 흔적이 절로 전해지는 기분이다.
 
공부만 강요하는 엄마, 외모를 꾸미지 않아서 반 아이들에게 소개하기 부끄러운 엄마, 나이 어린 동생을 먼저 생각하라는 엄마, 나한테는 관심없고 일에만 바쁜 엄마 이렇게 5개의 사례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은 이런 엄마들을 보면서 화를 내기도 하고, 무기력해지기도 하고, 오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민하고 생각하고 결국은 엄마와의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나간다.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아줌마의 편지라는 글을 통해 제 삼자의 입장에서 갈등했던 과정을 조목 조목 짚어주며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책을 읽고 나서 왜 부모가 아니라 엄마인가라는 물음이 떠올랐다.
아이들에게 엄마는 세상에서 내 마음을 모두 드러낼 수 있는 가장 만만하고도 편한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특히 치열한 입시경쟁에 내몰려진 아이들에게 요즘의 엄마는 집안에서의 역할 뿐만이 아닌 아이의 하루 일과를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엔 이런 엄마의 모습이 먹혔을지 모르지만 아이가 자라남에 따라 생각하는 힘도 커지고, 세상을 보는 눈이 더 넓어졌기 때문에 갈등은 어쩌면 필연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엄마와 아이 모두 솔직한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내겐 조카들이 다섯명 있는데 아홉살에서 열네 살이다. 책의 주인공들이 내 조카들인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책을 서 우선 아이가 아니라 부모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왜냐하면 부모 역시도 아이들과의 ’통하는’ 화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엄마와 갈등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겐 이 책이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설사 갈등이 없다고 하더라도 책을 읽으면서 서로를 자극하는 말은 삼가하고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잘 전함으로써 해결을 모색하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다.

내 아이는 아직 두 돌이 안된 상태다. 하지만 이 책이 단지 한정된 나이에만 해당되는 결책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와 ’말로 천냥 빚도 갚는다’라는 옛말의 가르침을 곱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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