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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 ㅣ 타산지석 1
이식.전원경 지음 / 리수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Dear. You...
널 떠나보낸지도 어언 횟수로 10개월이 다 되어 가는구나.
널 첨에 봤을 때, 넌 내 기분 모를꺼야.
fuck off 를 외치고 싶었어. 아 이건 아니야라고..
히드로에 첫발을 내딘 순간 울고 싶었지. 아니 진짜로 울었어.
전화 거는 법을 몰라, 그 자리에서 거금 5파운드를 날려 버리고, 전화걸기를 도와준 영국 사람에게 난 흔한 "thank you"도 못 해더랬지.
그뿐인지 아니?
상상속 나래에 있었던 동화같은 이쁜 중세풍의 집들은 온데 간데 없고, 워터루 스테이션은 서울역 뒷골목보다 음산하기 이를데 없었어.
또 춥기는 얼마나 추웠던지. 템즈와의 첫 만남은 나에게 황홀했던 기억이 아닌, 정말로 지랄맞은 기억이었단다.
길도 잃어버려 난 수업 첫날 학교를 못 찾아 다시 집으로 되돌아 올 수 밖에 없었단다. 얼마나 지랄 같은 너였던지. 그때부터 시작되었지. 넌 내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구나.
넌 참 쌀쌀맞았더랬지.
맛없는 빵을 한달동안 먹으면서, 얼마나 밥이 먹고 싶었던지. 좋아하는 커피도 1파운드가 무서워 쉽사리 마시지 못해더랬지.
네가 첨에는 싫고 미웠어. 내가 먼저 다가섰는데 넌 너무 냉정했으니깐.
그렇지만 널 알아 가면 갈수록 너의 매력에 얼마나 빠져들었는지 넌 모른단다. 그 매력은 마치 마법과도 같았어.
그래 너하고 함께 참 많은 추억이 있었단다.
정말로 잊지 못할 워터루 스테이션. 난 너랑 있으면서 한번도 워터루를 떠난적이 없었어. 내가 좋아하는 템즈강이 바로 옆에 있었기에.
당신은 참 많은 사람들을 그곳에서 만나게 해줬어.
이름도 기억나지 않지만 스쳐갔던 많은 사람들.
그리고 여전히 나랑 풋풋한 관계를 맺고 있는 영국의 지인들.
고마워. 정말로.
고맙다는 말로 설명 안되는거 아는데.
넌 날 돈이 없어도 행복하게 만들어 줬어.
투머치 걸었어도 너무나 행복했고, 한끼는 라면이었더라도 괜찮았어.
왜냐면, 너와 함께 있었으므로.
당신은 나에게 삶에 대한 여유로움을 알려줬어.
당신은 나에게 천천히 가도 된다는 걸 말해줬어.
당신은 나에게 당당해도 된다는걸 가르쳐 주었지.
그래 너였기에 가능했는지도 몰라. 당신이었기에 말이지..
당신의 맑은 미소, 풋풋한 싱그러움. 그게 바로 너의 하늘이야.
너의 하늘은 항상 맑았고, 풋풋했어. 가슴 설레였어.
너는 나에게 여전한 그리움이야.
너는 나에게 여전한 아름다움이며, 넌 여전히 나에게 완벽해.
널 만난건 내 인생에 행운이야. 백만번에 한번 찾아온다는 행운을 내가 가졌구나.
널 만난걸 후회안해. 사람들은 그러더라.
그 돈이였으면, 그 시간이었으면 한국에서 충분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을거라구.
그래 어쩜 사람들 말대로, 난 그 돈이었으면, 그 시간이었으면 한국에서 분명 여유롭고, 편안한 삶을 누렸을거야. 늘 그랬듯이 말이지.
그러나 내가 너에게서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할지라도, 널 만난게 내 인생에 있어 시간 낭비였는지 아니었는지 몰랐어도..
널 만난걸 단 한번도 후회한 적 없어.
너는 돈 하고도 바꿀 수 없는 그런 존재였으니깐. 너와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은 돈으로 환산 할 수 조차 없는 퍼팩트한 시간이었으니깐.
만약 하느님이 다시 내게 그 시간을 주신다면, 그때와는 전혀 다르게 널 대할 수 있을 듯 해.
널 아프지 않게 만들었을테고, 널 힘들지 않게 만들었을테니깐. 흘러가 버린 시간을 붙잡을 수 없기에 그게 가장 후회가 된다.
널 떠나왔으면서도, 난 여전히 네가 그립고 보고프다.
잘 지내고 있는거지?
넌 잘 지낼것 같아.
왜냐면 사람들이 널 좋아하니깐.
나 말고도 널 좋아하는 사람들이 네 주변에는 많으니깐.
넌 실제하기에는 너무 아름답고, 완벽해.
그런 널 못 본다는게 얼마나 안타까운지 넌 알까?
넌 정말로 모를꺼야.
보고싶다.
아주 많이.
보고 싶은데, 볼 수 없는게 가장 마음이 아파.
널 다시 볼 수 있을까? 내가 널 정말로 한번만이라도 볼 수 있을까?
내 추억이 깨지도 않도록, 내가 널 잊지 않도록. 널 더 알고 싶었는데, 이제 그럴 기회가 없음이 아쉽다. 너에게 다른 모습으로 다가서고 싶은데 힘드네.
그래. 그런것 같아.
다 뜻대로 안되는것 같아. 뜻대로만 되면 얼마가 좋겠어? 그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더라고. 행복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건, 오직 너 때문이라는 것을. 너는 알까? 나에게 좋은 기억과 아름다운 추억 만들어줘서 너무나도 고마워.
비록 아픈 기억도 있었고, 잊고 싶은 기억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것만 기억할려고.
나는 이미 그러고 있어.
삶이 너무 짧고 찰라와도 같아서, 아픈 기억들만을 떠올리기에는, 잊고 싶은 기억만을 떠올리기에는 너무 억울 한 것 같아.
너는 잠시 내 곁에 머물렀다가 같지만, 살아있는 동안 널 오래도록 추억하고 기억할 듯 해.
많이 사랑 했어. 많이 사랑한 자는 많이 용서함을 받는데..
너하고의 마지막 날 울면서 널 떠나왔지만,
웃을꺼야. 널 보면.
다시 널 보면. 쿨하고 호탕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널 내 심장으로 안으며, 고마웠다고 말할꺼야. 큰 소리로..
정말로 고마웠어. 이쁜 추억 만들어줘서....
thank for making good memories in my heart.
from min.....
"영국 사람들은 미국이나 일본 사람들처럼 부자는 아니다. 대신 영국 사람들은 일본 사람들처럼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하지 않는다.미국 사람들처럼 부자들만이 멋진 인생을 누리지도 않는다.
영국 사람들은 최고급 스포츠카 보다 예쁜 정원과 오후의 차 한잔에 더 가치를 둔다. 꽃 한 송이를 가꾸는 데에 정성을 다하고 하루에 두번은 차를 마시는 티타임을 갖는다." page 306.
"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라면 영국 사람들의 삶은 어리석기 짝이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영국 사람들은 지금 이순간의 여유를 누리며 느긋하게 살아갑니다. 그들의 삶에는 소박하지만 참된 행복이 있습니다. 이러한 삶의 모습을 다만 '가난하다' 라든가 '게으르다'라만 판단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어리석은 판단일 것입니다." page 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