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좀처럼 시간을 낼 수 없었다. 영국가기전 나의 대부분의 여가생활은 책 읽기가 아닌 영화보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5.18을 정면으로 다룬 영화는 화려한 휴가가 처음이다. 예전에도 있긴 했다. 꽂잎과 박하사탕 그러나 이 두 영화는 5.18를 비켜갈 뿐인 영화들이었다.
많은 리뷰들을 보았다. 공감가는 내용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내용도 있었다.
2%가 부족하다고 한다. 5.18을 좀 더 진지하게 다루지 못했다고 한다. 정작 5.18을 일으킨 장본인인 전두환 대한 가해자 얘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 모든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훌륭한 이유는 잊혀져 가는 5.18을 요즘 세대들은 모르는 5.18을 알게 해 주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선거철만 되면 전라도의 투표 행태를 비판한다.( 그런데 웃긴게 경상도의 몰표투표 형태를 비판하지 않는다. 오직 90%이상 한당에 몰빵한 그들이 무섭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보았다면 다시는 전라도 사람들의 투표형태를 비난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5.18이 지난지 50년이 흐른것도 아니고, 100년이 흐른것도 아니다. 아직 5.18은 우리에게 현재 진행형이다.
전두환 민정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그리고 현재의 한나라당에 표를 줄 바보들이 어디있겠는가? 내 형제가 내 자매가 내 부모가 그렇게 살인마 전두환에 의해 아무런 이유 없이 죽어갔는데 여전히 5.18은 진행중인데 어찌 그 누가 사과 하나 제대로 하지 않은 유전자 조직이 같은 그 당에 표를 줄 수 있을까?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말이다. 어디서나 예외는 있는 법이다. 난 전두환이 밉다. 그리고 전두환을 용서할 수도 없다. 행여 그가 광주 사람들을 향해 천배의 용서의 절을 올린다 할찌라도 그를 쉽사리 용서할 것 같지는 않다.
가진 재산이라고는 29만원이 전부라고 하는 전두환은 여전히 발 뻗고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아파하고 울분을 씻을 수 없는데 일을 만든 장본인은 버젖이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은 참 관대한 국가다. 저런 살인마가 대낮에 할보해도 전혀 무서움이 없는 대한민국은 참 용맹스런 국가다.
한국사람들은 좀 가혹하게 다룰필요가 있다는 군국주의가 판을 친다. 파시즘이 다시금 창궐한다. 경제발전만 가져온다면 공포의 파시즘이건 독재건 상관없다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진정으로 무식하고 용감한 사람들이다.
안성기는 계엄군인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총보다 무서운것이 사람이다."
그렇다. 총보다 무서운것이 사람이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것은 무식하고 용감한 사람이 일을 치는 거다. 무식하고 용감한 전두환은 이렇게 한국 현대사에 씻을 수 없는 아픔과 비극을 남겼다. 전사모(전두환을 사모하는 모임)가 다음 카페에 있다고 한다. 참으로 부끄러운 짓들이다. 경남 합천에 일해공원이 있다. 역사를 무서워 할줄 모르는 추악한 형태이다.
이것이 2007년 오늘 대한민국의 서글픈 자화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