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싶은 작은 집 - 공간 낭비 없이 내 삶에 가장 어울리는 집을 짓는 방법
임형남.노은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건축 서평] 내가 살고 싶은 작은 집 - 공간 낭비 없이 내 삶에 가장 어울리는 집을 지어보자.




어느부터인가 집이라는 존재가 가치의 문제로 전락되면서 내 삶과 최적화된 공간의 개념보다는 얼마나 비싼가 하는 문제로 바뀌어버렸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나에게 맞는 집을 생각하기보다는 미래에 얼마나 이 집이 비싸질 것인가가 관심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집이란 우리 인생을 만들고 함께 가꾸어야 할 공간이라는 점에서 나에게 잘 맞는 가가 가장 중요하다. 

이 책은 각각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9채의 집을 통해 나에게 어울리는 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래서 작은 집이라기보다는 나의 인생을 담은 가장 좋은 집이라는 제목이 더 어울리지만 저자가 작은 집이라는 화두를 던지는 것은 우리 시대가 가지고 있는 큰 집에 대한 환상을 깨기 위함일 것이다. 

좋은 집이란 무엇인가라는 작은 화두를 통해 나의 공간에 대한 생각을 넓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책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작은 집은 하나하나가 매우 독특하다.

서울 성북구에 길상사를 바라보기 위해 '지은 들꽃처럼 피어나는 집'은 건축주가 작지만 정원을 꼭 갖고 싶다고 하여 2.5층의 독특한 구조로 공간 개념을 살리고 뒷면에 작은 정원까지 배려한 주택이다.

경북 포항의 '언포게터블'은 아버지가 지은 집을 개조하여 지은 집으로 건축주인 신혼부부를 위한 설계와 본 주택과의 연결을 고려하여 지었다. 추억을 생각하면서 부부의 이야기를 오랫동안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기를 바라는 건축가의 생각이 돋보인다.

충남 공주의 '루치아의 뜰'은 가족의 이야기를 생산하는 공간으로 잡았다. 기존 요한의 '초코루체'와 더불어 한옥의 이미지와 현대의 건축이 잘 조화되어서 좋은 된장을 맛깔난 현대 요리와 접목한 느낌이다.

강원도 횡성의 '상안주택'은 놀이터가 있는 집이다.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매력과 옥상과 복층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작은 공간이지만 다양한 공간 경험을 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 집은 전원주택으로 작은 공간이지만 효율적인 배치라 관심이 많이 가는 주택이었다.

서울 동교동의 '수오재'는 나를 지킨다는 집의 이름과 같이 번잡한 거리에서 은연히 수도하는 사람의 이미지 같은 집이다. 4층짜리 상가주택을 리모델링하였는데 원 주택이 가지는 도시 상품주택의 이미지를 한순간에 벗어버린 집이다. 도심 주택 리모델링으로 참고할만한 설계였다.

여주의 '고희재'는 가족들이 다시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평의 '존경과 행복의 집'은 독서와 휴식을 적절히 즐길 수 있는 주택이다. 제주의 '유정헌'은 빛과 바람이 적절히 유입되게 만들어 우리 건축의 이념인 자인과 하나 된 집의 이미지를 살리려 노력했다. 경남 함양의 '간청재'는 한옥의 멋스러움을 적절히 소화하여 현대건축과 조화시킨 주택으로 저자의 건축 정신을 생각나게 하는 집이다.


이 책을 읽어본 이유는 올해는 나도 작은 공간을 하나 가지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강원도에 가서 홀로 있을 때 빈 한옥을 얻어 스스로 수리하여 살았던 적 외에는 나의 생각으로 만들어낸 공간의 삶이 없었다. 난 주택은 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나의 생각을 정리한 작은 공부방과 가족들이 함께 담소를 나눌 공간 정도만 확보되면 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책을 만나 이러한 소망을 구체화해볼 수 있는 그림을 만난 것 같다. 

올해는 좋은 공간을 찾아 나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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