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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놓아버려라
한장쉐 지음, 고예지 옮김 / 오늘의책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가득 찬 잔에 차를 따를 수 없다. 빈잔의 자유를 추구하던 장자의 지혜를 오늘에 듣는다. "다 놓아 버려라"
이 책은 장자의 이야기를 오늘의 시대에 맞게 들려주는 책이다. 우리 시대의 말로 간편하게 장자가 얘기하고자 했던 무위의 삶을 들려주고 있다. 하나라도 더 가져야 이긴다고 생각하는 지금의 시대에도 과연 장자는 유효할 것인가?
이 책은 망원경으로 보는 세상, 세상이 괴롭히지 못하는 사람, 외발로 살면 어떠한가라는 세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것은 삶의 관점, 자세, 태도라는 관점에 대해 장자의 이야기를 정리한 듯 보인다.
먼저 망원경으로 보는 세상의 주제에서 세상을 넓게 보는 시각이 있다면 어찌 소소한 것에 얽매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스스로 자문을 할 수 있게 한 장자의 방식을 옅볼 수 있다. 공자가 현실정치의 선을 이루는 것에 집중하였던 반면 장자는 현실의 삶을 초개와 같이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가 염세주의를 얘기한 것은 아니다. 그가 쓸모없음과 쓸모있음의 중간을 선택하라고 말한 것은 세상을 포기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결국 그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현실을 더 큰 시각으로 바라보면 사람의 행동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시대에 맞게 말한다면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크게 보고 무엇인가를 하려면 좀더 장기적으로 제대로 하라는 장자의 지적이 있는 것이다.
둘째 세상이 괴롭히지 못하는 사람의 장에선 성인에서 신인으로 신인에서 진인으로 나아갈 것을 얘기하며 세속으로부터의 절대자유를 얻는 자가 진인의 자세라 말한다. 그가 애기한 진인의 자세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닮아가는 모습이다. 그는 이 마음을 기르기 위해 正心, 靜心, 淸心, 寬心, 忍心, 造心을 기를 것을 말한다. 그의 금상첨화보다는 설중송탄이 중요하다는 말에서 그가 현실과는 다른 관념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나타난다. 그의 자연에 그슬리지 않는 삶은 너무 현실적이라 그 현실을 넘어선 초연의 삶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외발로 사는 것의 자유함을 말하는 모습은 내적 아름다움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사실 현대인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말이라 생각한다. 가장 강한 매스미디어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의 허위의식은 스스로를 멸하게 만들고 있다. 자신이 자신을 해하는 삶이 남과의 비교에서 나오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미인대회로 표현되는 이러한 비교논리이다. 남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노력들이 하잘 것 없다는 것을 장자는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장자가 꿈 속에서 해골과 대화하면서 "살았다고 기쁠 것도 없고 죽었다고 슬퍼할 것도 없다"고 말한 이야기는 이러한 이야기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움켜잡는다고 움켜잡을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자신을 비우고 내적 아름다움으로 채울 때 우리의 인생을 더 행복해진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오늘은 나도 장자와 함께 붕이 되어보는 꿈을 꾸어볼까?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을 읽게 되어 기분이 좋아지는 저녁을 맞게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