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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의 몰락 - 대반전을 위한 마지막 고언
최준식 지음 / 주류성 / 2016년 12월
평점 :
[인문
서평] 한국 문화의 몰락 - 최준식
교수가 말하는 새로운 한국 문화 굴기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한국경제의 성장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는 나라가 되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한국의 경제모델을 배우려고 한국을 찾아오고 있으며, 선진국조차 한류라 이름 붙은 한국의 문화상품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의 뒷면에 들어가 보면 고상한 한국 문화가 과연 존재하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적 삶의 방식에서 물질만능주의 사고가
팽배해있다. 또한 사회의 저변에
존재하는 문화를 보여주는 관혼상제의 모습에서 한국적 문화는 사라진지
오래다.
저자는 이러한 한국 문화의 민모습을 걷어내고 새로운 한국 문화를 세우는 대반전을 준비하자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시작을 위해 한국적 문화를 만드는 씽크탱크를 만들어 집단지성의 힘을 모아보자고
제안한다.
저자가 말하는 한국 문화의 민낯에 대한 지적에 대해 공감을 하면서 좀 더 새로운 대안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게 된다.
저자는 한국 문화에 대한 물질 중심의 사고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제사를 통해 조상의 기억을 더듬기보다는 먹고 마시는 일에 더 치중하는 모습, 성공의 이미지가 물질적
성공에만 집중되어 있는 모습, 나누기보다는 자신의 모습만 치장하는 부자의 모습, 결혼식도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축하의 의미보다는 축의금과
식사에만 집중되어 있는 모습 등 한국인의 문화에 담긴 물질문화의 속물적 근성을 지적하고 있다.
사실 문화라는 것이 어떤 공연이나 문화상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에 근거한 양식이 중요한
것이라고 할 때 이러한 저자의 비판은 타당하다.
그러나 비판적 입장에서 시작하다 보니 한국적 문화가 가지는 힘에 대한 부분까지 약화시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한류를 평가할 때 한국적 문화적 유전자가 가지는 힘을 얘기한다.
미국이 영향을 미치는 많은 나라가 자국의 언어까지 상실하는 문화적
침략(?)을 당하는 반면 대한민국은 역으로 미국에서 받아들인 새로운 문화를 한국적 속성으로 가공시켜 세계에 수출하는 쾌거를 만들고
있다.
본인이 학창시절에 들었던 팝송의 위력은 대단하였다. 음악다방에서
빌보드 차트를 외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그러던 것이 이제 서양에서 받아들여 새롭게 해석한 한국의 노래에 대해 세계의 많은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있다.
저자의 비판은 이러한 한류의 성공을 너무 편협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또한 새로운 대안으로 말하는 싱크탱크(연구소)도 일부 동의는 하지만
큰 그림으로는 약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문화라는 것이 삶의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양식이라는 것을 전제할 때 지식인들 중심의 논제로 변화가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사실 문화라는 것은 선도자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로 볼 때 이미 이루어진 해석을 전제로 하는 연구소 형태보다는 새로운 판을 실험해보는 공간이 더 필요하다 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적 양식을
실험해보고 시도해 볼 수 있는 문화적 장 같은 것 말이다.
어쨌든 우리의 문화의식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통해 한 번쯤은 삶의
양식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게 하는 저자의 지적은 적절하다 생각된다. 새로운 세기가 다가오고 있는 이때에 이러한 고민 의식이 더 활발해졌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