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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형상 1 - 키타이의 전설 ㅣ 중국의 형상 1
쩌우닝 지음, 박종일 옮김 / 인간사랑 / 2016년 5월
평점 :
[인문
서평] 중국의 형상1 키타이의 전설 -
중국인이 쓴 서양의 중국사 비판
세계 역사의 기준이 되고 있는 서양의 관점은 동양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편협하게
바꾸어놓았다. 비교 문화를 연구한 저자는 이러한 서양의 관점을 형상이라는 주제를 사용하여 비판한다. 중국을 있는 그대로로 바라보지 않고 자신들의
안경으로 보고 있는 서양인들의 중국 역사 인식이 무엇이 문제인가를 말하고 있다. 중국의 형상은 2004년 중국에서 출간되었으며 총 8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 1권과 2권을 소개함으로써 서양의 동양인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권은 '키타이의 전설'이라는 제목으로 서양이 중국을 처음 이해했던 개념을 말하고
있다.
몽고가 중원을 정복하면서 유럽까지 이르게 되면서 유럽은 처음 중국이라는 실체를 만나게 된다. 그들이
처음 동방의 끝에 있는 '키타이'라는 나라(원래 거란을 뜻하지만 서양인들에게 중국이라고 생각되었던 국명)를 만나게 된다. 서양인들에게 이 나라는
비단이 나오는 나라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서양인들이 처음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은 문화적 관점이 아니라 경제적 관점이었기 때문에 비단이나 자기
등 다양한 물산이 풍부한 나라라는 인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서양이 그러한 물산을 차지하기 위해 신비의 나라 '키타이'를 정복하는 꿈을 만들어주게
된다. 서양인들의 끊임없는 동방을 향한 항해는 이러한 관점때문에 시작이 되었다.
이 일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마르코 폴로이다. 키타이라는 용어는 1217년 카르피나가 쓴
'몽고 여행기'라는 책에서 처음 나온다. 그러나 탐사보고라는 형식을 가진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이 서양인의 동양 인식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비단이 많은 나라 '키타이'와 황금의 나라 '지팡구'라는 환상을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권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서양인들이 처음 중국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인식이
변해가는지, 그리고 그 인식의 변화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키타이라는 비단이 풍부한 나라라는 환상으로 인해 끊임없는 동방을 향한 여정이 만들어졌지만, 이러한
동방의 신화가 19세기 들어오면서 깨어지게 되고 그 이후는 알 수 없는 두려운 존재라는 인식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아편전쟁과 문화대혁명이라는
사건을 통해 굳어진 서양의 인식이 냉전기에 만들어진 '죽의 장막'이라는 인식으로 굳어졌음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르네상스 초기 신비의 나라였던 동방의 제국이 19세기 편협한 인식으로 바뀌기까지 서양인들에게 중국은
단지 경제적인 필요성이 중요했던 지역이었다. 중국을 정복하여 큰 부자가 되고 싶은 꿈들이 뿌리가 된 인식은 중국을 문화적이나 역사적으로
성숙했다는 인식을 갖지 못했다.
바로 저자는 이러한 역사적 인식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서양이 가지고 있는 인식인, 자신들이 세계사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드는 것은 중국이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성숙되었다는 것이다. G2로
인정받으면서 이루어낸 경제적 성장과 함께 아시아의 맹주가 아니라 세계의 맹주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자기 인식의 자신감을 불 수 있는
책이었다. 사실 그러한 역사 인식의 대부분을 한국이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우리가 가진 역사적 열등감이 더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우리에게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역사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책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