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의 배후 - 우리 행동을 조종하는 좀비 뇌
데이비드 루이스 지음, 전대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인문 서평] 충동의 배후 - 우리 행동을 조종하는 좀비 뇌, 인간은 과연 합리적인가?




자신이 우연히 저지른 충동적인 행동이 테러라는 위험한 상황을 극복하게 한 후 충동의 메카니즘에 관심을 가지게 된 저자는 우리들 대부분의 행동인 무의식의 활동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은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도 말하지만 인간의 대부분의 행동은 무의식적인 행동이다. 하바드대학의 유명한 복사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얼마나 무의식적으로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연구한 적이 있다. 이 연구가 보여 준 것은 인간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의외의 결과였다.

이렇게 인간이 사유를 하는 이유는 인간의 두뇌활동 때문이다.

인간의 행동을 하는 의식패턴은 I 무의식적 시스템과 R 숙고적 시스템이다. I 시스템은 빠르고 직관적인 반면 R 시스템은 느리고 체계적이다. 대부분의 일상적인 활동에서는 I 시스템으로 작동을 하지만, 중요한 결정이나 생각이 필요한 경우 R 시스템으로 작동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유를 하는 이유는 인간이 빠르게 다양한 상황에 적응하려는 인간 진화의 산물 때문이다.

충동은 R 시스템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충동도 2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순기능의 충동과 역기능의 충동이다. 순기능의 충동은 대담함이나 용기있는 행동으로 불려지게 되지만 역기능의 충동은 경솔함이나 무모함으로 불려지게 된다. 사실 용기와 무모함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충동은 뇌의 어림규칙이라는 작용 때문에 만들어진다. 다양한 상황에 행동을 맞추기 위해 대략적인 규칙을 설정하고 비슷한 상황에 같은 행동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인간 두뇌 활동의 산물인 것이다.

인간의 성장기에 충동적인 행동이 증가하는 이유도 연구되었다. 충동을 제어하는 두뇌가 두뇌 앞면의 피질이 관장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것이 청소년기에 빠르게 증가하다가 성인이 되면 멈추게 되는 이유가 성장기의 충동이 증가하는 이유로 생각하게 되었다.

인간 감각도 충동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후각이 성적 유혹에 취약한 이유는 다양한 유전자의 확보가 인간 생존에 중요해지면서 다양한 유전자를 식별하는 첫 번째 방법이 후각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그 이유가 설명되고 있다. 친족간의 성적 행위를 후각이 반대하는 반면 냄새에 포함된 다른 유전자의 요인을 후각이 찾아낸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잘 못 느끼고 있지만 우리는 매우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소리에 대한 감각, 온도에 대한 감각에서도 잘 나타난다. 편안하고 따뜻한 온도에서 성적 유혹이 일어나는 이유는 인간 유전자의 보전이 가장 잘 되는 상황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감각은 문화가 다르면 조금은 다르게 나타난다. 미국인을 비롯한 서구인이 그림을 볼 때 어떤 주목해야 할 것을 집중적으로 보는 반면 일본인과 같은 동양인들은 전체의 상황에 주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충동의 행동도 문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재미있는 연구 중의 하나는 손가락 길이의 차이에서도 충동적 행동이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손가락보다 넷째 손가락이 길수록 충동적이라는 것이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는 남성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노출되면 넷째 손가락과 성기의 성장이 더 많이 성장한다는 것이다. 결국 남성호르몬이 더 충동성을 만든다는 이유로 설명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충동이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사례가 사랑, 과식, 구매, 모방이다.

사실 이러한 충동은 순기능에서는 좋은 일들이겠지만 역기능으로는 많은 문제를 만들어낸다. '일방적인 사랑의 역기능, 과식으로 인한 비만과 폭식, 과잉소비, 모방범죄나 자살 등의 문제는 바로 이러한 역기능의 충동으로 인한 문제들이다.

이 책은 이러한 역기능의 대부분이 유전학과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저자는 이러한 뇌를 좀비 뇌라 부르는데 이런 뇌를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를 고민해보고 있다.

물론 이러한 연구는 위험성도 가지고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성범죄자의 약물치료나 뇌파를 연구해 싸이코패스를 가려내려는 시도 같은 것 말이다. 테러리스트를 찾아내려는 연구도 시도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싸이코패스가 느는 이유는 인류 역사가 이전에 느끼지 못할 정도로 과도한 정보양 때문에 일상적인 처리방식을 벗어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IS를 비롯한 종교주의자들도 난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이 비판에 대해서는 서구의 기독교근본주의자들이나 일부 아시아 불교근본주의자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다양한 사고를 처리하기 힘들어 자신이 듣고자 하는 정보, 보고자 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고는 숙고적 시스템이 아닌 무의식적 사고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연구 이후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독자들에게만 맡겨놓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렇지만 함께 사는 한 인류의 틀 안에 있는 사람으로 긍정적인 사고가 늘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고민이 더 중요함을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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