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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 일본의 실천적 지식인이 발견한 작은 경제 이야기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장은주 옮김 / 가나출판사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경제
서평]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 노동의 기쁨이 살아 있고 삶의 가치가 우선시 되는 사회로의
전환
성장경제의 끝 자락에서 헤메고 있는
일본사회에서 일본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성을 고민하던 저자가 시골 작은 골목길에서 찾은 해답을 통해 새로운 방향성을 말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일본 전쟁 패망 후 세대로써 폐허에서 일구어낸 일본 경제의 성장을 보고 자랐으며, 지금은
최장기 불황터널을 지나면서 새로운 사회를 갈급하는 시대에 남겨진 사람이라 표현한다. 그래서 저자는 변변치 않은 현재에 사는 우리들이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 일본의 경제 문제를 두 가지로 본다. 대량생산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성장 정체기의
막판까지 와 있다는 것과 저출산율로 인한 핵가족화의 확산으로 인한 급속한 노인가구의 증가이다. 이러한 원인으로 인해 실물경제가 활기를 잃고
있으며 사회 분위기 조차 암울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어렸을 적 동네의 골목길을 떠올리면서 그 얘기를 오래 한다. 적어도 그때에는 무언가
해야겠다는 열정이 있었고 주변의 사람에 대한 애정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아마도 골목길에 남아 있는 향수, 즉 가난하지만 서로 힘을 합쳐
이루어내자고 하는 마음들(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야생의 정신)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경 올림픽 이후 급속한 경제의 발전으로 인해 그러한 지역의 문화나 가족주의는 사라지고 상품과
돈만 존재하는 자본주의 경제의 시대로 편입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전으로 인해 그 속에 사는 인간은 사라지고 오로지 욕망만 존재하는 사회가
됨으로 인해 현재 자본경제의 문제를 만들어냈다고 진단한다.
그는 경제 성장이 이루어졌지만 우리가 정말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경제가
성숙된 사회라고 한다면 이제는 차분히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고 정말 제대로 된 방향을 고민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는 그래서 휴먼 스케일을
추구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그러한 주장을 소상인의 권유(원래 책의 제목)라 표현하는데 이것은 성장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고정 고객을
중시하는 지속성있는 경제구조를 말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추구가 저출산문제도 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래가 불안해서 젊은 층이 출산을 하지
않는게 아니라 이미 사회의 방향성이 저출산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출산율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골목길 경제가 살아나고 국민의식이
향상된다면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만들어질거라 말한다.
골목길 경제를 그는 지금 여기에 책임을 지는 생활방식이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그는 골목길 경제는 축소
균형을 지향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방향성이 일본이 겪고 있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해결하고 새로운 대안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저자도 자본주의의 전체적인 대안이 아니라 자신의 방식도 한 방향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멈추어서 다시 보는 것이 지금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이제 우리는 자본주의의 끝에 온 것 같다. 가장 보수적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도 이런 책이
나오는 것만 봐도 말이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매우 소중한 것 같다. 우리가 원래 추구했던 방향이 무엇인가 물어보는 것은 정말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대안과 방향성은 지엽적이 될 수 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한
이유는 전체 경제규모에서 본다면 골목길 경제는 아주 소규모일 뿐이며, 핵가족화에 대한 대안도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자본주의의 문제를
인간소외로 본 것은 매우 훌륭하다. 그러나 인간소외의 관점을 경제개발시대의 야생 정신의 상실이라고 분석한 실수로 인해 강력함을 발휘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던 것 같다. 또한 간단히 짚어주기는 했지만 글로벌의 문제와 고도화된 자본축적의 힘을 간과한 것도 문제라 생각된다.
골목길의 정서를 살리는 것은 본인도 동의한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공동체성을 개인화를 추구하는 것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이다. 그러한 문제를 통해 개인의 소외를 극복하면서도 공동체성의 회복을 통해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본인도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것의 실현이 가능한 경제적 구조의 변혁이 따르지 않는다면 결국 언젠가는 파괴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수 없는 사례에서 보고 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지만 그 욕망을 통해 더 높은 이상을 만들어가는 존재이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의
욕망은 기본적인 것이며, 이것을 통해 더 큰 사회를 실현할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필요하다는게 본인의 생각이다. 다만 이것을 개인화된 몇명의
조직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명분화된 조직과 정책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 보고 있다. 그래도 일본에서 이러한
문제를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 하나로도 좋은 책을 읽었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