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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문명 - 별과 우주를 사랑한 지동설의 시대
박용숙 지음 / 소동 / 2015년 4월
평점 :
[인문 서평] 샤먼 문명 - 샤먼 그들은 별과 우주를 사랑한 지동설의 신앙자였다.
종교학자 엘리아데는 샤머니즘은 무려 5-3만년의 역사를 가진 종교로 하등종교가 아닌 해탈을 염원하는 고등종교였으며, 현재의 모든 종교가 그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저자는 그러한 엘리아데가 놓친 비너스가 금성의 도상이었다는 사실때문에 그들이 지동설을 믿는 차원 높은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 까지는 놓쳤다고 말한다. 이책은 샤먼이 가진 신화와 유물들에 담겨진 의미를 해석해냄으로서 그들이 가진 고차원적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한다.
사실 종교역사는 끊임없는 샤먼문명과 기독교문명과의 대립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엘리아데는 기독교 조차도 샤먼의 부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샤먼의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기독교가 천동설을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샤먼은 지동설에 기초한 종교이며, 인간 생명을 중시하는 종교라는 의미를 밝혀냄으로서 샤머니즘이 고등종교임을 직시하고 있는 것이다.
샤먼이 가장 활약을 하던 청동기의 시기는 모든 제단의 기구들을 놋쇠로 만들었다. 성경에 나오는 제단의 구리가 쓰여진 것은 그 원형이 샤먼에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놋쇠는 구리에 아연과 주석을 넣어만든 합금이다. 이러한 원소가 생명체-특히 포유류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은 현대과학이 밝혀내고 있는 사실이다. 놋쇠가 강한 살균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단의 구리 사용이 당연시 되었다는 것이다.
청동기에 가장 중요한 유물 중 하나인 청동 거울은 얼굴을 보려한 것이 아니라 천체 관측도구이며 하늘의 소리를 듣는 기구였던 것이다. 특히 샤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금성은 수소를 상징하며 모든 시작을 의미한다. 샤먼들은 금성과 지구가 두차례 공전하면서 지구의 모든 자연현상들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금성을 뜻하는 신화의 인물이 비너스이며 그녀는 생명을 샂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수소를 의미하는데 지금 영어의 A는 수소의 뿔을 의미하며 제일 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동양에서는 이것이 용으로 나타내어지는데 용(龍)이 나중에 역(易)의 의미로 사용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역은 日(태양)과 月(달)의 합성어이며, 별의 순환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영어의 알파벳이 22자로 시작된 것은 10干과 12支를 더한 결과이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의 신화에 나오는 황제가 소를 굴복시켰다라는 의미는 하늘의 이치를 깨달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전의 뿔의 장식이나 뿔 제단의 모습은 이러한 금성을 섬기는 모습인 동시에 금성의 관측을 통해 우주의 때를 알고자 했던 것이다. 비너스 신화에서 뿔을 들고 서 있는 의미가 바로 이러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수소의 두뿔과 가운데 보이지 않는 뿔을 취할 수 있는 것이 하늘의 이치를 알고 있는 샤먼의 역할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소 제물을 바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열개의 해를 잡았다는 신화는 수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됨으로서 만물의 질서를 깨달은 사람이며, 특히 10이라는 숫자를 완전수라 하여 신성하게 생각하였던 것이 사면들의 생각이다. 이렇게 샤먼이 가지고 있는 유물과 신화들의 언어 속에 나오는 의미는 지금의 과학에서도 감탄할만한 이야기인 것이다. 샤먼이 하등종교라고 생각하는 것은 일면저인 지식만 가지고 자신의 뿌리의 역사를 알지 못하는 천박함에서 나오는 결과일 뿐이다.
매우 재미있는 책을 본 것 같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 580여 쪽의 책을 읽어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인해 일단 반 정도 읽고 서평을 징리해본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에 대해 은근히 비하하는 경향이 있다. 남이 가진 것이 더 크게 보이는 것은 비교가 일상적인 인간에게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것을 정확히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남이 가진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아마도 저자는 이렇게 자신의 뿌리가 가진 문명의 힘에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하고 있을 것이다. 본인도 신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한때는 샤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종교의 모든 뿌리는 하나라고 본다면 모든 종교의 원형은 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 다양한 종교의 원형에 대해 알아보는 재미를 가지고 있다. 이책은 그러한 의미에서 매우 재미있는 견해를 주고 있는 책이다. 편협한 종교론자가 아닌 소통과 대화가 가능하며 삶 속에서 진정한 향기를 실천하는 종교인으로서 좋은 참고의 도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미술사를 전공한 저자의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좋은 책을 갖게 되어 기쁜 하루가 되었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