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중텐 국가를 말하다 - 국가라면 꼭 해야 할 것, 절대 해서는 안 될 것!
이중텐 지음, 심규호 옮김 / 라의눈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문 서평] 이중톈, 국가를 말하다 - 국가라면 꼭 해야 할 것, 절대 해서는 안 될 것은 무엇인가?
삼국지 강의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중톈의 국가론에 대한 명쾌한 통찰이 옅보이는 책이다. 중국 당국이 이 책의 출간을 보류할 정도로 중국정부의 기민한 문제를 건들임으로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무엇이 이러한 문제를 유발하였을까? 이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중국정부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중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 중의 하나인 우리나라가 이 물음에 대해 외면할 수 없다고 하는 점이 이 책의 재미를 더 느낄 수 있게 한다.
이중톈은 중국의 제국의 창시 역사를 통해 중국 국가시스템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중국 제국의 역사를 황제와 관원시스템의 밀접한 관련에서 찾고 있다. 봉건국가에서 제국의 역사를 만들면서 중앙집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낸 관원제 시스템이 제국의 기초를 세우게 되었다고 저자는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시스템이 가진 결정적인 문제로 인해 제국이 망하는 원인을 만들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국의 핵심은 황제의 명칭을 스스로 칭했다는 점과 군현제의 실시를 통한 중앙집권의 완성이다. 이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국의 기초인 토대, 지방 단위의 가장 작은 단위인 "현"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현이라는 단위를 통해 중앙집권의 꼭대기까지 자원의 순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을 어떻게 다스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국이 고민하는 가장 큰 핵심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봉건제가 가지는 왕의 지위를 없애고 모든 소유를 황제의 것으로 말했을 때 가장 작은 단위에까지 황제의 영향이 미치는 조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만드는데 가장 큰 이론을 제공한 것이 유가이며, 공자의 "인"의 정치사상이 이러한 시스템을 운영하는 핵심적인 이론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인의 핵심을 저자는 친친(親親)에서 찾는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국가의 사랑까지 확장된다는 개념이라고 본다. "수제치평"(수신제가치국평천하)이 이러한 것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단어라는 것이다. 진, 한, 당, 송, 명, 청의 변화과정을 통해 이러한 개념은 새롭게 적용되면서 제도로 적용되지만 그 핵심가치는 변함이 없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돌리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개념인 현의 관리를 위해 관원의 임명제가 만들어졌으며 이 관원을 봅기 위한 과거제의 실시가 중요한 근간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관원은 제국의 깃털같은 존재 사(士)를 통해 만들어진다. 사실 사는 생산적인 존재는 아니지만 관원제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저자는 국가가 해야될 정치의 대리인의 개념으로 지식인을 활용하고 그 지식인은 그 댓가로 작은 녹봉을 받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작은 녹봉은 자신의 작은 권력(현을 다스리는 대리권)을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우는 일을 만들게 되었고 이러하 부패의 증가가 결국 제국의 멸망으로 이르는 길을 제공했다고 말한다. 중국의 수천년의 역사에서 이러한 장면은 계속 되풀이되었지만 중국은 한번도 자신의 힘으로 이러한 면을 개혁한 적이 없다고 보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지금 중국의 문제에도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중국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할 때지만 새로운 그림을 가져본 일이 없는 중국이 어떤 그림을 그릴지에 대해 스스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청시절 새로운 제도로 무장한 서양과 서양문물을 적용하여 개혁을 이루어낸 일본에 무릎을 꿇은 것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한다 말하고 있다. 그는 공화정치를 중국이 나아가야 할 제도로 고민해야 한다 말하고 있다.
중국 제국의 결정적인 문제인 황제의 세습(가천하)과 천하위공이라는 이념으로 만들어진 관원제(공천하)의 부조화가 현대 중국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는 그의 냉철함이 사실 우리 정치사에도 오버랩되고 있는 것은 본인의 오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명목상 공천하를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는 가천하였던 중국제도의 허약성이 몰락을 가져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조선 말기 사실 소수인 일본의 군대에게 맥없이 물러난 조선의 군대나 조선의 관리가 되었던 일본의 관리가 되었던 착취를 하는 것은 똑 같다고 생각했던 조선백성의 생각과 너무 같은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책은 제국의 흥망성쇠를 분석하고 있는 책이지만 그 촛점은 현대중국에 꽃혀 있다. 책의 내용을 읽어보니 중국정부가 이책의 출간을 막게 된 것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비판에 우리국가도 초연할 수 없다. 우리도 아직 봉건제국의 흔적이 남아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세습의 흔적이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녹아 있는 한국의 미래가 밝지 않은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