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의 전망 - 돈, 부채, 금융위기 그리고 새로운 세계 질서
필립 코건 지음, 윤영호 옮김 / 세종연구원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경제 서평] 화폐의 전망 - 부채와 종이의 약속으로부터 인류는 자유함을 얻을 수 있을까?

 

 

화폐와 관련한 역사와 현재 상황에 대한 분석으로부터 나오는 저자의 해박한 견해는 부채의 약속이라는 전제를 통해 우리에게 새로운 미래적 전망을 생각하게 한다. 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하는 이 책은 부채와 돈이 동전의 양면 같이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존 테일러의 "금융은 국가를 채권자와 채무자의 두 집단으로 분리하여 증오로 채운다"라는 말을 인용하여 화폐의 성격을 규명한다. 소위 화폐의 근간이 되는 신용의 문제는 경제순환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투기를 조장하는 역할도 가지는 양면성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문제를 현대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돈을 뜻하는 Money의 어원인 로마의 신 Juno Moneta가 경고와 조절을 관장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돈은 가치 교환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개념이며, 경제생활의 근원이 되는 기능과 가치의 척도를 나타내는 기능, 가치를 저장하고 새로운 투자를 만들어내는 기능이 있다. 

화폐의 역사를 보면서 지폐의 사용이 매우 중요한데, 처음 지폐의 발명은 중국에서였다. 이것이 몽골의 세계지배를 통해 퍼졌지만 몽골의 멸망과 함께 중국에서는 사리지게 되고 마르코 폴로 등이 서양에 소개하면서 스페인이 금, 은의 보유량이 적어지면서 사용을 택하게 된다. 결국 지폐의 사용은 금과 은을 대체하는 추상화의 개념으로 통용되는데 결국 나중에 금과 은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채무적 성격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에서 화폐는 부채의 성격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화폐의 개념이 오늘날 현대인의 경제에 중요한 개념으로 만들어진 역사적 배경에 금을 근본으로 하는 교환수단이 지폐로 변환되는 과정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한 국가의 경제의 성장을 위해 고정환율을 택하거나,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택하거나, 금리를 국가가 통제해야 하는 정책을 택해야 하는 데, 이중 1가지나 2가지만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트릴레마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생각을 만들게 된 역사를 살펴보자.

대부분의 나라에서 금과 은을 함께 사용하는 양본위제를 선택할 때 영국은 금본위제를 정책으로 정했다. 초기에는 이러한 전략이 맞아떨어져 인플레가 없는 영국의 모습이 만들어졌으나, 결국 세계대전과 과도한 전쟁부채는 영국으로 하여금 금본위제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이후 1944년 브레튼우즈위원회에서 영국의 케인즈박사와 미국의 화이트보좌가 미국이 중심이 되는 금본위제를 만들면서 달러가 세계통화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계기를 만든다. 미국의 금보유량을 전제로 시작된 브레튼우즈체제는 결국 폭발적인 신용-다른 말로 부채-을 이끌어내고 금이 아닌 지폐가 주역이 되는 출발점이 된다. 이 위원회가 주측이 되어서 만들어진 IMF가 이후 경제위기에서 해결사로 등장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고정환율과 완전고용을 전제로 하는 브레튼우즈체제는 급격하게 변하는 세계금융에 적응할 수 없었다. 결국 이후 변동환율제로 변화할 수 밖에 없었지만 오늘날 신용경제를 만들어낸 가장 큰 역할을 해낸 것이다. 이후 우리는 40년간 세계경제의 버블이라는 것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미 우리가 발행한 화폐는 금 보유량과는 비교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버블이 만들어낸 서브프라임사테는 금융산업의 경이적성장이 가져온 여파이기도 하다. 

오늘날의 독점이윤가가 나타나는 경우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자원이나 노동시장을 장악한 사람들이지만 선진국의 경구 금융계에서 만들어지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버블경제를 기초로 하기 때문이다. 

금융이 가지는 기능은 결제와 보전, 외환, 펀드중계의 기능 중 후자의 경우는 새롭게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더 거대화되었다. 이러한 상황이 만들어낸 사태가 유로존 위기와 서브프라임사테인 것이다. 여기에 우리는 새로운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그것은 인구감소라는 인식되지 않는 부채의 증가(연금, 소득하락 등)라는 부분이다. 

기존 경제의 환상이 자산가격이 계속 상승하게 될 것이며, 인구가 증가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시작된 것이기에 사실 위의 충격은 대단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양적완화라고 하는 방법으로 풀려고 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 방법이 선진국이 아닌 개도국의 경제를 재팽창시키면서 새로운 위기를 예견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 일본의 스테그플레이션 현상, 일부 국가의 채무불이행사태는 더욱 어려운 세계 금융의 앞날을 예견하고 있다. 

현재 가장 큰 이슈는 유로존의 위기-독일에 맞혀진 유럽경제의 단일성에 다른 국가가 적응하지 못하는 사태와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세계금융의 주도권 문제이다. 미국이 투자제한이라는 조치를 통해 중국을 압박할 수도 있지만 미국의 부채부담은 적절한 타협으로 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될 것이라는게 저자의 관점이다. 

저자는 자본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며 이에 대한 동의가 이루어질 것이라 보기 때문에 관리환율제가 앞으로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결국 중국 중심의 경제흐름이 앞으로 대세가 아니겠느냐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오랜만에 어려운 책을 읽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책 제목을 보면서 새로운 체제의 모습이나 대안화폐 등 새로운 고민들을 들어볼 수 있다는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책 제목과는 다른 역사적 사실과 쟁점들을 주로 분석하면서 사실 본인의 기대와는 조금 멀었던 주제였던 것 같다. 화폐의 역사와 쟁점이라는 식으로 제목을 정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시각을 부채와 결합한 화폐의 모습을 조명하면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것은 아주 좋은 관점이라 생각된다. 이전에 읽었던 중국경제학자의 화폐전쟁과는 분명 다른 시각과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었다는 생각을 해본다(http://gsgreen.blog.me/14017366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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