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읽는 동아시아 삼국지 1 - 한중일 동아시아史를 한 바늘로 꿰어낸 신개념 역사서 옆으로 읽는 동아시아 삼국지 1
이희진 지음 / 동아시아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역사 서평] 옆으로 읽는 동아시아 삼국지 – 동아시아史를 통해 한국사를 이해한다.

 

 

지금까지 한국사를 이해하는 방법이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정사학자로 분류되는 역사학계의 논리와 통사론을 통해 민족의 존엄성을 설명하려는 민족주의 역사학자들의 논리일 것이다. 기존의 역사학계는 대부분 학계의 의견으로 말하고 있는 반면 보수주의의 논리와 함께 친일사관의 영향 아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반면 민족주의 역사학계는 한반도 역사를 하나의 통사적(민족주의적 시각) 시각으로 보려 하기 때문에 과장된 해석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사실 이 두 시각이 화해하지 못하고 서로 자기만의 주장이 옳다는 식의 논리가 팽배해있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사실 역사의 문제는 현재 우리의 나아갈 방향에 맞춰 해석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는 분명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의의 합의점을 찾으려는 시도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모습에 대해 미래비전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저자의 시도는 매우 선진적이다. 한국사를 따로 떼어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대,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함께 묶어 사건을 기술하고 해석하려는 시도는 매우 신선하다. 결국 역사는 상호간의 관계로 인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기초로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도의 한계는 분명 있을 수 있다고 저자도 밝히고 있다. 한 권의 책으로 한 나라의 역사를 말하기에도 벅차지만 삼국의 역사를 같이 꿰어 얘기하면서 커다란 생략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역사해석을 삼국의 정치사로 풀고 있다고 말한다. 계급주의 사관에서는 상부정치만을 얘기하는 이 부분에 대해 비판을 가지고 있지만 정치라는 것이 그 시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종합예술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택했다는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기존 역사학계의 보수적 시각도 문제지만 진보학계의 민족주의 경향도 나는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한중일의 역사해석의 결과물이 한반도제국을 말하는 것을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한반도라는 지형에서 걸어왔던 길은 소통과 평화의 길이었으며, 앞으로도 우리가 나아갈 바는 바로 이 길일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소통과 평화의 주도자로 나서기 위해서는 우리 나라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인 경계주의적 입장이 가장 잘 표현된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중국과 일본의 경계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역사학적 해석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면에서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역사교과서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이러한 생각을 동조할 세력이 많이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

책에서는 이렇게 삼국의 역사를 함께 생각하다 보니 재미있는 해석도 보인다.

한중 민족 시원의 문제에 있어 동아시아 최초의 문명을 랴오허문명을 생각하는 것이 그것이다. 같은 문명이 하나는 중원으로 가서 상의 뿌리가 되고 하나는 한반도로 가서 고조선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중원으로 간 상의 문명이 중원의 대결과정에서 법가와 유가의 사상적 대립을 통해 중화사상의 뿌리로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말하고 있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매우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라 생각한다. 물론 한반도의 해석에서는 나의 생각과 차이는 물론 가지고 있지만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생각이라 보인다.

이 부분에서 중요한 점은 제정일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청동기문명이 점차 왕조로 바뀌면서 보여지는 정치체제의 변화와 상호연관성이다. 저자는 중화사상의 탄생의 배경이 된 유가정치의 설명은 매우 정확한 것 같다. 다만 이러한 유학의 사상을 주변의 국가들이 받아들이면서 종속적으로 받아들였는가, 아니면 상대적으로 받아들였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이다. 저자도 이 부분이 현재 역사문제의 갈등을 일으키는 소지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중화사상에서 나온 외교관계의 실현형태인 조공과 책봉을 어떻게 해석할 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고대의 상징적인 제도에 불과했던 이 제도를 근거로 중화주의의 복속을 꾀하고 있는 중국이나 역사왜곡을 통해 영토분쟁을 일삼는 일본과의 관계가 이 문제의 해석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저자의 의도는 존중 받아야 한다. 삼국의 객관적인 입장이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학계의 장자출신이지만 역사학계의 비주류라고 말하고 있는 저자의 말이 이 책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아는 민족만이 미래가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우리 민족이 나아갈 길을 위해 우리의 역사를 고민하고 우리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다. 동아시아 평화와 세계평화의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어떤 역사를 가르칠지는 우리가 선택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본인이 역사의 비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건방진 의견으로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라 권장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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