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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곤충학 - 자원 곤충, 인간의 물질문명을 진화시키다
길버트 월드바우어 지음, 김소정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문명 진화] 욕망의 곤충학 - 인간의 물질문명과 함께 한 곤충 이야기
우리는 곤충을 징그럽게 생각하거나 인간의 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곤충과 함께 인간은 문명을 만들었고 곤충으로부터 인간의 필요를 취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곤충과 함께 한 인간의 문명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인간의 문명에 스며든 곤충의 모습은 단지 그림 등의 예술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과학과 기술, 그리고 다양한 인간의 문화에 곤충은 함께 했다. 비단을 만들어 인간의 의류문화를 만들어낸 누에, 적색염료를 만들어낸 깍지벌레, 천연초의 원료인 밀랍을 제공하는 벌, 펄프이겨 집을 만드는 장면에서 인간에게 종이를 만드는 기술을 가르켜 준 말벌, 가장 좋은 잉크의 원료를 제공해준 혹벌, 유전학의 새로운 미래를 열게 해준 초파리, 가장 훌륭한 외과술을 보여주는 구데기 등 우리의 삶에 곤충들은 너무나도 다양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래서 인류는 다양한 모습으로 곤충을 대하고 있다. 딱정벌레를 성모마리아의 새라고 부를 정도로 신성하게 여기는 유럽사람들은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진딧물을 잡아먹는 딱정벌레의 모습에 대한 경이에서 나온 바램이었을 것이다. 인류마다 사랑하는 곤충의 모습과 경멸하는 곤충의 모습은 다르다. 일본은 잠자리를 매우 사랑하는 민족이다. 잠자리를 예찬하는 시나 그림 등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곤충이라 할찌라도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특히 반딧불이의 한 종인 포투리스 속의 반딧불은 다른 종의 반딧불의 교미신호를 흉내내어 찾아오는 수컷들을 잡아먹기도 한다. 곤충의 삶을 아는 것은 단지 그 곤충이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것을 아는 것 이상으로 새로운 부분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아즈텍문명의 적색염료를 만들어준 깍지벌레의 유용성을 정복자 스페인사람들은 처음에는 잘 몰랐었다. 처음 이 벌레를 바치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해 스페인국왕의 위엄성에 대해 이를 잡아 바친다고 편지를 국왕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벌레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재료임을 안 뒤로는 비밀리에 그 재배법을 숨키고 프랑스의 수사가 그 비밀을 훔치기 까지 독점이익을 누리게 되었다. 한때 멕시코지역의 가장 큰 수출품 중 한 품목인 이 깍지벌레는 프랑스의 비밀누설로 인해 곧 세계로 퍼지게 되었고 깍지벌레의 먹이인 선인장이 줄어드는 것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특히 호주에서는 이 선인장이 줄어듦으로 인해 캥거루나 다른 동물들이 늘어나게 되는 영향을 갖게 하기도 했다. 이렇게 자연에 영향을 미치기 힘든 작은 곤충일 것 같지만 인간의 욕심과 함께 자연지형을 바꾸게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곤충을 장식으로 여기는 경향은 하나의 유행처럼 반복을 하고 있다. 다시 복고적인 이미지가 유행이 되면 곤충장식이 유행을 다시 만들게 된다. 카일의 보석은 물속에서 흙을 뭉쳐 집을 짓는 날도래의 습성을 이용하여 루비와 사파이어 등의 가루를 날도래로 뭉치게 하여 그것을 가지고 장신구를 만들어 35달러에서 2000달러까지 팔고 있다. 날도래가 보석장인이 된 것이다. 곤충의 습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인간과 가장 친숙한 곤충 중 하나가 벌꿀일 것이다. 벌꿀은 암컷 중에 단 한마리만 여왕벌로 키운다. 이 여왕벌은 단 한번 외도를 하여 많은 수컷과 교미를 하고 자신의 배주머니(저장낭)에 700만개의 정자를 보관하여 일가를 이룬다. 이러한 벌이 만들어내는 꿀은 아주 정제되고 농축된 꿀을 만들게 되며 인간에게는 아주 작은 양이지만 한번에 자신의 몸무게의 85% 정도에 해당하는 꿀을 나르게 된다. 이것을 모아 자신에게 필요한 양과 인간의 꿀을 나누어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밀랍은 이 꿀과 벌의 효소를 통해 만들어내는데 성질은 아주 다르다. 유럽에서는 밀랍을 순결의 상징으로 생각한다.
인간이 먹는 곤충도 문명과 함께 한 곤충의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서구의 인식은 곤충을 불결하다고 생각해 먹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아시아의 인식은 맛있는 음식 중의 하나로 생각한다. 특히 메뚜기나 굼벵이 등은 고단백이면서 비타민고 무기질을 다량 함유한 건강식이라는 것이 알려지고 있다. 멕시코의 유명한 술인 데킬라는 이 술의 원재료인 용설란에 기생하는 벌레가 들어있는 것이 고급 술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일부러 술에 이 벌레를 집어넣기도 한다. 인간의 식량자원이 위협을 받는 요즈음 곤충자원을 활용하자는 이야기는 점점 더 설득을 받고 있다.
의학은 사실 곤충의 적처럼 보인다. 그러나 유전학에서 초파리의 역할이 혁혁했듯이 다양한 모습으로 인간의 의학에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지금도 가장 훌륭한 외과술 중의 하나로 보는 것이 구데기요법이다. 상한 피부에 구데기를 올려놓으면 상한 피부는 모두 구데기가 먹어 치우고 새 살은 놔둚으로서 가장 훌륭한 처리가 되고 있다. 특히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벌어진 살을 병정개미로 물게해 봉합사의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은 응급처치의 예로서 아주 훌륭한 예이다.
노래하는 곤충과 애완곤충은 인간과 함께 하는 곤충의 또 다른 모습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귀뛰라미 싸움이 유명하며 이긴 귀뚜라미는 웬만한 말값에 이른다는 사실이 이러한 것을 보여준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때 유럽에서 대 유행했던 벼룩서커스단은 인간과 곤충은 함게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일 것이다.
자연교과서에서 발견할 수 없는 자연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는 책이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자연을 우리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책을 통해 자연은 항상 인간에게 많은 것을 베풀고 있지만 인간의 욕심 앞에는 징벌을 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래서 인간은 자연에 대해 항상 겸손해야 하는 것이다. 인간과 함께 하는 자연이 되기 위해서 인간의 욕심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을 이책은 역으로 말해주고 있다. 그래야 자연은 인간과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욕망의 곤충학이라 지었을 것이다. 인간의 욕심으로 곤충학이 만들었지만 결국 인간이 겸손해야 함을 발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할 때 곤충은 우리의 친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