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두 얼굴, 사이코패스 (검정색 표지) - 내 안의 광기가 때로는 인생에 도움이 된다
케빈 더튼 지음, 차백만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정신 분석] 천재의 두 얼굴, 사이코패스 - 사이코패스는 유전자의 불행인가, 새로운 가능성인가?

 

 

며칠전 일어난 용인살인사건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도 사이코패스가 새로운 이슈거리로 등장했다. 이전에는 생각할 수 없던 일들을 저지르는 이런 행태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사이코패스를 사회의 해악으로만 접근하고 있다. 이책은 사이코패스가 인류역사의 오랜 기간 존재해온 형태라는 것과 사이코패스의 새로운 가능성도 함께 있음을 말하고 있는 책이다.

두뇌과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사이코패스의 뇌를 연구하면서 나름대로 정확한 임상적 데이타를 조사해보면서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인 뇌의 손상이 사이코패스를 만든다는 의견이 틀렸다는 것을 말한다. 일반인의 뇌와 사이코패스의 뇌는 별다른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이코패스의 뇌파 검사를 통해 나타나는 측면을 보면 일반인과 다른 형태를 띤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뇌는 같아도 작동방식은 전혀 다른 기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뇌의 작동기제를 보면서 저자는 사이코패스의 원형이 선사시대부터 존재하는 전문사냥꾼의 형태라고 말한다. 선사시대 부족의 우두머리인 전문사냥꾼은 놀랍도록 치밀하면서 냉철한 판단력과 순간순간의 다양한 상황에서도 빠른 판단을 했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한 부족의 생사를 결정할 수 밖에 없던 중요한 위치를 점하던 사람들이다. 이책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러한 사냥꾼들이 농업사회를 들어오면서 결국 우두머리의 자리가 아니라 일반적인 군대의 역할에 머물게 되면서 점차 사회에서 사라진 것처럼 보였지만 그 기질은 아직도 심연에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사이코패스를 구분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폭력성의 구분이다. 폭력의 형태가 두 가지로 나타나는데 코브라형과 투견형으로 나누어진다. 코브라형은 폭력의 행사 중에도 흥분하지 않고 지나친 침착성을 발휘하는 반면 투견형은 흥분이 격화되어 더 폭력이 격해지는 형태를 말한다. 물론 두가지 폭력을 완벽하게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대체적인 형태를 구분하는 것이다. 코브라형은 완벽한 폭력의 그물에 피해자를 가두지만 투견형은 결국 폭력으로 인해 이별을 하게 된다. 코브라형의 폭력을 주로 행하는 사람이 사이코패스들이다. 

이러한 것을 볼 때 사이코패스는 불완전한 성격이 아니라 너무나 철저한 자기통제를 가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왜 이러한 사이코패스가 갑자기 문제가 되는 것일까? 잠시 우리 사회에 모습을 감추었던 사이코패스의 기질들이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사이코패스가 등장하는 원인은 두가지이다. 첫번째가 개인화된 사회가 됨으로서 다른 사람의 성격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음으로서 자신의 기질을 발달시킬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과 사이버세계의 발달로 인해 스스로 연습의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번 용인살인사건의 경우 호러영화를 즐기는 성격으로 영화의 상황을 연출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는 말과 자신의 시체훼손을 SNS에 올렸던 점이 그것이다. 사이버상의 무수한 연습이 실제의 사이코패스의 기질을 깨워버린 것이다. 

사이코패스가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사실 고대의 전문사냥꾼답게 이들은 주변의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파악하고 있다. 다만 함께라는 따뜻한 공감과 내가 주인이라는 차가운 공감의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이들이 높은 공격성과 낮은 두려움을 갖는다는 것이 이들의 특성을 잘 말해주는 것이다. 

사실 일정정도 사회에서 이들을 묵인하는 조건이 되는 것은 남들이 처리하기 싫어하는 거친 일들을 쉽게 처리하기 때문이다. 사이코패스의 7가지 성격은 무자비함과 매력적인 면이 있다는 점, 징중력이 좋다는 점, 정신적 강인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 겁이 없다는 것,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는 것, 실행력이 강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성격이 현대사회에서 사이코패스가 살아남기 쉬운 환경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사이코패스의 편견을 극복하라고 말하면서 사도바울이 사이코패스였다고 말한다. 성자와 사이코패스를 동일시하는 얘기에 충격을 받겠지만 사도바울이 이전에 자신의 신념을 위해 사람들을 쉽게 죽였다는 점이나 자신을 죽이겠다고 말하는 도시에 버젓이 들어가는 장면들은 사이코패스의 성격과 같은 것이다. 

사이코패스가 반드시 부정적인 아니다. 일반적인 사이코패스의 비율이 1%인 반면 경영인에게 높은 비율이 나타나는 것은 사이코패스의 역할이 중요한 측면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특히 기업의 속성상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사이코패스와 맞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저자는 후편에서 이러한 사이코패스의 좋은 특성을 잘 활용하는 지혜가 사회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특히 고도로 집중된 상황에서 해결이 필요한 부분은 사이코패스의 좋은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라 말하고 있다. 

결국 사이코패스를 사회의 불안요소로 만들 것인가? 새로운 사회의 성장요소로 만들 것인가는 순전히 사회구성원들의 책임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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