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그리고 수컷 : 오페라 카르멘과 함께 하는 성 이야기
주석원 지음 / 세림출판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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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 그리고 수컷] 우리 모두의 연인 카르멘과 함께 나눠보는 성,이야기

 

 

한의학을 전공한 저자가 다양한 음악에 심취하다가 오페라 카르멘에 영감을 받고 성의 담론을 나누고자 저술한 책이다. 카르멘의 각 가름을 연상하면서 성의 갖가지 생각을 던지고 있다.,




저자는 오페라 카르멘이 인간의 성에 대한 모든 담론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는 카르멘과 호세의 사랑의 줄다리기를 통해 벌어지는 아름다운 노래를 통해 갖가지 성에 대한 담론을 던지고 있다. 

그는 남자와 여자의 역할, 성적인 매력, 섹,스의 의미, 결혼의 의미, 양육의 의미, 매매춘의 의미 등에 대한 가벼우면서도 예리한 담론을 펼치고 있다. 성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역할은 한 마디로 값싼 정자와 비싼 난자로 표현된다고 말한다. 거의 죽을 때까지 생산되고 쉼없이 생산되는 남성의 정자에 비해 여성의 난자는 배란기라는 독특한 시간에만 생산이 되면서도 생산되는 시간 역시 보통 30년내외로 한정된다. 그것도 몇 억마리의 정자가 생산되는 남자에 비해 보통 하나의 난자만 생성되는 여자의 성적 특성은 까다로운 선택을 하는 여성의 심리와 아무데나 들이대는 남자의 특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보통 수컷이 암컷 앞에서 구애를 하는 행동은 이러한 특성에서 연유된 특성이다. 그러나 인간은 특이하게 피임을 하는 동물이기도 한다. 이것을 두고 이기적유전자가 틀렸다는 비판을 하기도 하지만 역시 더 좋은 자손을 만들려는 인간이 욕심이 있다는 전제 때문에 틀렸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여성의 마음에 들기 위해 행동하는 남성의 특징은 유전적인 특성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성적인 매력을 많이 느끼는 것은 어디일까라는 질문에 엉,덩이와 입술을 들고 있다. 결국 성,적 매력의 근원에 섹스와 자손번식이라는 것이 깔려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은 성을 자손의 번식을 넘어서 쾌락의 도구로 발전시킨 동물이기도 한다. 이책에서는 피임의 증거, 남자의 성,기의 크기(보통 양장류의 일반적 크기로 볼 때 3cm정도면 되지만 인간의 성,기는 보통 13cm나 된다), 배란기를 숨기는 행위, 매매춘 행위 등을 그 예로 들고 있다. 사실 인간과 유사하게 성을 쾌락으로 즐기는 유인원도 있지만 인간같이 전적으로 성을 쾌락의 도구로 즐기지는 않는다.

인간이 성을 쾌락의 도구로 삼게되는 것은 결혼제도와 관련이 크다. 처음 고대의 인간들을 난,교를 아무 문제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인간의 사회가 조직되면서 문화를 만들고 조직사회의 규율이 만들어지면서 난,교가 죄악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까지는 얘기하지 않지만 규율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위아래를 넘는 성교합이 문제가 될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유대교경전이나 그리스로마신화, 우리의 제천행사 등에 나타난 난,교는 이러한 것을 잘 말해준다. 난,교가 죄악시되면서 나타난 결혼풍습은 일부다처제이다. 몇몇 페미니스트학자들이 다부일처제를 말하기도 하지만 이는 아주 제한적인 지역에서 조건적인 문제로 만들어진 것이지 전체의 양상은 아니라는 측면에서 잘못된 이론이다. 

우리가 사는 시대의 일부일처제는 20세기에 들어와 겨우 정착된 실험적인 제도에 불과한 것이다. 그것도 자유로운 시대정신과 맞무려 계약결혼, 동성,애 결혼 등 위기를 맞고 있는 제도인 것이다. 사실 일부다처제에 대해 불평을 갖는 남성들의 투쟁의 산물이 일부일처제라는 의견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결혼제도의 문제를 유연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사랑이 소유가 아니라 함께 함의 문제이며, 이것은 상대방의 자유를 인정할 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쾌락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과 관련해 금욕주의와 쾌락주의가 나오는데 결국 성이란 게임의 법칙은 건강한 삶을 기초로 한다는 것이다. 특히 술에 취해 섹스를 하는 행동은 몸을 망치는 행동으로 금기해야 할 것이다. 방중술에 대해 나온 글들의 핵심은 쾌락의 순간에도 고요함을 잃지말라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끊임없이 샘솟듯 쾌락을 풀라는 의미가 아니라 사실 금욕주의에 가까운 것이다. 방,중술이 쾌락주의의 산물이라기보다는 금욕주의의 산물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성을 즐기면서도 쾌락을 절제해야 한다는 것은 도인이나 가능하지 않을까?

일반적인 동물들은 배란기를 밝힌다. 그때에 이르러야 섹,스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배란기를 잘 모른다. 심지어 여자들 조차 자신의 배란기를 모르고 넘어갈 때가 많다. 그것은 고대의 영아살해의 전통과 연결되어 있다. 고대의 난교의 상황에서 상대방의 아이를 죽이고 자신의 아이에게 대를 잇게 하려는 상황이 영아살해의 전통을 만든 것이다. 이것을 회피하기 위한 여성의 행동이 배란기를 숨기는 행동으로 이어졌으며 이것이 배란기를 모를 뿐만이 아니라 가임기와 상관없는 성행위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의 뿌리는 오늘날의 현대인에게도 남성은 여성이 자신하고만 성,관계를 했는지를 의심하고, 여성은 남성이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는 지를 의심하게 만든다고 본다. 자신의 자원을 쓸데없는 것에 소모하는 것을 피하려는 인간의 행동이라는 것이다. 

결국 성의 행동이 쾌락이라는 돌출행위로 이어졌지만 결국 자손의 번성이라는 문제에 귀결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남성이 거의 폐경이 없는데 비해 여성은 폐경기를 갖는다는 측면에서도 나타난다. 젊었을 때에 양육에 집중하라는 진화의 산물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매매춘의 문제에 대해 말하는데 저자는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한 문제라서 사회적인 결론을 쉽게 내리는 것은 반대하지만 러셀의 이야기를 통해 반대의 의견을 더한다. 러셀이 인간을 목적으로 하지않고 수단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얘기를 들면서 매매춘은 사람을 수단으로 보는 것이기에 반대한다고 말한다.

그의 결론은 사랑을 소유하지말라는 것이다. 사랑을 소유하면 그 순간 사랑은 죽는다. 그래서 사랑은 함께 가꾸고 서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카르멘의 이야기를 통해 이렇게 성의 담론을 다양하게 엮어낸 저자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개인의 생각을 하나 덧붙이자면 성의 문제를 너무 결론적인 문제로 받아들이지 말자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벌어지는 많은 성적 문제는 사실 다양한 문제가 복합된 것이다. 그러한 문제를 단순한 처벌의 형태나 여론화한다고 해서 개선되기는 힘든 문제이다. 다양한 측면에서 들여다보고 진지한 사고를 진행해야 한다. 이런 다양한 성이 담론들이 많이 나와 진지한 숙고가 만들어지기를 생각하는 책읽기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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