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일깨우는 옛이야기의 힘
신동흔 지음 / 우리교육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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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일깨우는 옛이야기의 힘]에서 보여주는 우리 이야기에 담겨있는 지혜와 사랑, 정

 

 

이야기와 운명적으로 만났다고 말하는 그의 글에 담겨 있는 생각은 우리가 잊고 있던 우리의 삶의 원형이 담겨 있는 한국인이 가진 심성을 찾아가자는 것이다.

 

첫 번째 이야기로 이야기 주머니를 꺼낸 것은 그가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의 이야기가 삶의 기나긴 여정을 통해 나왔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산천을 가면서 말하는 공통적인 얘기는 한국은 작지만 이야기는 가장 많은 나라라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이다. 

사실 이야기가 우리사회에 의미가 있는 것은 문자가 없는 백성들의 교육과 도덕의 역할을 하였기 때문이다. 많은 이야기에 그 시대를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특별한 교훈들을 담고 있는 이유이다. 이것은 300편이 넘을 정도로 가장 각색이 많은 이야기인 아기장사의 이야기에서 나타난다. 사실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이가 너무 쉽게 죽임을 당한다는 설정 자체가 허망하기는 하지만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새날을 열어줄 수 있는 진인의 출현을 예고하는 선조들의 믿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현세의 죽음과 현실의 벽을 넘는 날을 기다리며 살라고 하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민중들의 힘들고 어려운 삶을 풀어줄 아기장사를 고대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들의 이야기에는 우리네 삶의 아픔과 그 어루만짐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들은 민초들의 저녁을 밝혀주는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신립장군과 처녀귀신 이야기나 이순신장군과 처녀귀신이야기에서는 그 설화가 사실이냐, 거짓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당대 사람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것이다. 그들은 명분이나 영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문제에 주목해야 함을 말하고 있다. 결국 사람의 문제에 주목하지 않으면 우리가 얻는 것은 허상임을 이야기들은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네 이야기들에서는 가혹할 정도로 냉혹한 현실을 말할 때가 많다.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말을 어겼다고 바위가 되어버렸다는 전설이나, 날개옷을 찾자마자 하늘로 올라가버린 선녀와 나뭇꾼 이야기 등 가혹한 이야기라 느낄 수 있지만 사실 그 이야기의 바탕에 담긴 뜻을 냉정히 살펴보면 그놈의 정 때문에 함께 동승하는 부정의 길에 빠져나올 것을 말하고 있으며, 나뭇꾼의 영혼이 수탉이 되어 하늘바라기의 모습으로 군주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더 큰 희망과 바른 삶을 나아갈 것을 은연중에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이야기는 이렇게 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갈 길을 스스로 찾고 자신의 행동양식을 만들어갈 것을 말해준다. 이것이 우리의 이야기가 가진 힘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성주푸리의 원형인 성조씨가 귀양가서 부인의 사랑을 확인했다는 이야기나 광천아기의 이야기, 해님달님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내면의 문제이며, 이러한 내면의 발견과 그에 대한 반성으로 인해 새로운 삶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는 진부한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을 우리들의 할머니나 할아버지에게 들으면서 때로는 놀라고 때로는 울게하고 때로는 기쁘게 하는 모습들을 통해 결국 우리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아마 이러한 생각 때문에 저자의 결론도 이야기로 마무리하게 된다. 그는 바이칼호수의 잉가라강의 이야기나 이기장사의 이야기보다는 무수옹의 길을 말한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어린 아이이면서 영원히 아이인 존재인 무수옹을 통해 인간의 행복이 어디 있으며, 그 행복이 무엇 때문에 사라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러한 사라진 행복을 찾기 위해 벌어지는 인간의 행위들이 행복을 찾을 수 있는지를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묻고있다. 물론 이 이야기는 결론을 맺지 않고 끝난다. 아마도 그건 우리에게 더 많은 상상력을 부여하고 싶은 그의 생각때문이라고 느껴진다. 

결국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즉자적이고 강렬한 그림으로 우리를 현혹하는 디지털문명에서 이야기가 왜 중요하며, 우리는 그것을 찾아야 하는가이다. 아마도 이러한 생각의 출발점을 무수옹으로 돌리고 싶은 것이 그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강요된 지식의 삽입이 아니라 아이 들 스스로 느끼고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지혜를 주기 위해 아이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을 상상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책의 제목도 이야기의 힘이라고 힘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을 것이다. 어머니들이 많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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