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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경제학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김영욱 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경쟁과 양극화를 넘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행복의 경제학]이 말하는 것은?
"오래된 미래"의 저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지금의 경제위기를 벗어나는 길은 세계화가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지역화를 선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책이다.
세계화가 가져온 변화는 무엇인가? 우리를 불행하게 하고 있으며,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불안을 심화시키고 있다. 자원의 낭비와 기후변화 가속, 생태계파괴, 갈등의 고조, 대기업 의존도 심화 등이 더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세계화는 잘못된 추론에 의거한 이데올로기에 가까운 이론이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화를 추구해야 한다. 지역기업, 은행, 식량, 에너지, 정체성을 살리는 것이 행복의 경제학이 추구하는 바다.
자본주의의 발전은 뉴턴시대 이후 데카르트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자연과 인간의 분리를 전제하는 이 사상은 기술발전과 민주주의의 진전을 가져오기는 했지만 경제적 세계화라는 틀에서 결국 약자의 착취를 통한 경제구조에 바탕하고 있다. 19세기에는 식민주의와 노예제를 바탕으로 경제를 발전시켰으며 이제 세계화라는 허상으로 세계적인 빈부격차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경제발전은 석유경제를 바탕으로 한 집중화된 에너지인프라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결국 지역자원의 고갈 뿐이 아니라 미래의 자원까지 고갈시켜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 이론은 교육에도 영향을 미쳐 경쟁이 법이며 유일한 생존수단이라 가르치고 있다. 거대한 소비문화를 통해 자신의 것을 혐오하고 남의 것으로 치장하는 문화를 만들어낸다. 이전의 식민주의가 이제 세계화라는 허상으로 바꿔어져 새로운 착취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신자유주의가 이론의 대부로 받드는 애덤스미스는 국가의 통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들은 그러한 논리를 삭제한 채 보이지 않는 위대한 손만을 구미에 맞게 가져다 쓰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불균형의 힘은 숨기고 있다. 미국이 자유무역이라는 틀을 강조하지만 그들의 행태를 보면 더 강력한 보조금 시스템으로 인해 자국에만 이익이 되는 무역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자유무역은 어린 아이와 어른이 똑 같은 조건에서 싸우자는 말과 같은 이론인 것이다. 이것은 IMF의 구조만 봐도 이해될 수 있다. 외견상으로는 181개 회원국이 민주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로 보이지만 의사결정구조는 참여지분당 1표로 되어 있으며 G8회원국이 45.6%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은 17.41%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논의과정도 미공개심의를 하고 있으며, 사실상 의장은 미재무장관의 영역이라고 말해지고 있다. 이러한 IMF의 권고가 과연 세계의 다양한 의견을 민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지 의문스러울 뿐이다.
이러한 세계화의 문제를 벗어나기 위해 이제 정부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
새로운 경제를 만들기 위해 웰빙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분석을 진행하고 절대적 희소성이나 문화창조의 영역에 대해 인정을 해야 한다. WTO를 WEO(세계환경기구)로 대처하여 인류행복과 계급적 세계관, 지구친화적 삶을 만들어가야 한다. 주권국가들은 자본의 통제와 갈등해결과정 만들기,환경비용의 내부화룰 추진해야 한다. 다국적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채무효화와 반트러스트법을 통한 규제, 무역지대의 새로운 설정 등이 필요하다. 통화운영정책을 새롭게 규정해 금융위기 상황에 대한 탈출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지역화라는 틀에서 새롭게 경제문제를 만들어가야 한다. 생산과 소비간의 거리를 좁혀 지역순환경제구조를 만들고 에너지 해법과 영속 농업운동을 통해 지역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이책을 읽으면서 세계화만이 대안일까라는 의문에 새로운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었다 생각한다. 이미 세계화라는 틀에서 정부구조의 비효율성을 강조하며 정부규제 철폐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허상이라는 것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 본인은 현제의 정부규제가 비효율적인 것이 아니라 정부규제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정부규제를 강화하된 그 규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민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조들의 가졌던 모든 정부논의들을 기록하고 공개하는 정신을 우리도 본 받아야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요즘 고민하고 있는 주제인 지역화라는 문제에 큰 틀에서 접근하고 있는 헬레나의 논의는 매우 재미있는 주제였다. 다만 본인은 지역 스스로 먼저 자신의 시스템을 만드는 노력을 강조한다. 큰 정책적 틀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이 스스로 자생하는 시스템과 경험은 세계화에 대한 자신감의 근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의 큰 틀은 협동조합도시나 많은 생태도시들에서 원초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잊어버렸던 두레와 계, 향약의 정신을 다시 살리고 지역순환경제의 힘을 살리는 것은 이러한 정책결정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원작 "오래된 미래"가 말하고 있는 것은 우리들의 선조의식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 우리들의 역사에 다시 촛점을 맞추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행복한 경제학은 이미 우리 손에 주어져 있지만 남의 손에 결정권을 맡길 때에 우리는 불행한 경제학의 세계에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