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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먼저다 - 좌파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려 하는가?
장 뤽 멜랑숑 지음, 강주헌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1023/pimg_795879188795127.jpg)
2011 프랑스 대선의 돌풍을 만들었던 좌파연합정권의 공약집 [인간이 먼저다]
2011년 프랑스 대선에서 지지율 5%에서 시작해 18%까지 급상승한 멜랑숑의 대선공약집이다. 이책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사람과 함께 하는 진보를 바라본다는 점이다.
프랑스 지방선거 좌파연합 압승
이 책은 총 9개의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의 내용은 일만적인 공약집과 같이 선언적인 내용이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의 진보를 위해 함께 하자는 지금까지의 좌파와는 색다른 구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던져주고 있다. 인간을 내세우는 것은 주로 우파의 이야기라 생각되어 왔지만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인간의 속박이 더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진정한 인간성의 회복을 위해서 선택해야 할 정책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다소 파격적인 그의 공약에서 제일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것은 주 35시간 노동시간에 최저임금 1,700유로(한화 240만원)를 관철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고경영자와 최저급여와의 격차를 20배를 넘지 않게 고정하여 진정한 평등권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이 공약집 첫 항목이 부의 분배와 사회적 불평등의 해소라는 것이며 이러한 그의 정책이 많은 프랑스국민들의 호응을 받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만약 이러한 공약을 한국에서 한다면 아마도 엄청난 반대의 목소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공산주의적 발상이라고 대서특필할만한 이 공약에 대해 우리도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임금체계의 시스템은 자본주의의 심화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지 우리가 반드시 고수해야 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초기 자본주의의 경우 지금과 같이 이러한 임금격차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공황 이후 자본의 집적이 높아지면서 관리자의 영역이 특별시되면서 자본가과 노동자의 임금격차가 점점 벌어지게 되었다는 것이 임금의 역사이기때문이다.
전체의 공약을 다 살필 수는 없지만 중요한 공약 몇 가지만 생각해보자. 특히 2번째 항목인 은행과 금융시장으로부터의 권력회수는 금융위기의 상황을 겪고 있는 우리도 심각하게 생각해볼 문제다. 사실 금융의 출발은 자본주의경제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대적인 이유에서 였다. 그러나 자본이 부가 아닌 주로 바뀌면서 지금은 금융이 지배하는 세계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결과로 인해 실질적인 노동의 효과로 인한 이익보다는 금융이익이 더 커지게 되는 기이한 경제구조가 지금의 신자유주의경제구조이다.
그래서 금융을 다시 국민의 품으로 가져와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유럽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현지에서 금융의 국유화가 논의되고 있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결과라 생각한다. 자본주의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항목은 인간 욕구를 만족하는 생산방식 추구이다. 이 항목은 어떻게 생각하면 꼭 우파의 공약같은 구호를 가지고 있다. 인간 중심의 지속가능한 진보를 추구하자는 구호는 개인의 자아실현과 사회적 응집성 확보, 사회정의 실현, 환경존중이라는 세부항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우리도 많은 공약을 들어왔다. 그러나 그러한 구호가 진정 이루어 질 것인지, 그리고 이루어졌을 때 원래 원했던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아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실 좌파가 너무 이론에 치우치면서 사람을 놓히고 있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그것은 좌파의 역사가 너무 구호에 사람을 끼워맞추려 했기때문일 것이다. 사실 인간은 원래 우파를 선호한다. 많은 두뇌학자의 실험결과 사람의 성격은 보수적인 성격에 가깝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좌파를 말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정체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날마다 나를 성찰하고 새로운 진보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좌파의 길이며 그래서 좌파의 길은 정해지지 않은 것이라고 본인은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조금은 왼 쪽으로 돌아있어야 힘의 균형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은 사회적 강자와 약자가 함께 일을 추진할 때 약자의 편을 조금 강하게 실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야 진정한 힘의 균형이 맞아지기 때문이다.
![](http://postfiles9.naver.net/20121023_280/gsgreen_1350957245675rI8md_JPEG/49453256.2.jpg?type=w2)
나머지 내용은 공공서비스 강화를 중심으로 한 공정 기능의 자본예속 반대라는 축에서 말하고 있다. 결국 자본의 강력한 힘에 대해 인간 진보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연장선 이라 하겠다.
프랑스 대선기간 동안 이책이 30만부나 팔렸다고 한다. 아마도 공약집이 그렇게 많이 팔린 경우는 없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도 이제 대선을 목전에 두면서 어떤 사람이냐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우리가 함게 만들어가야 할 공약은 무엇인지가 토론되어야 맞다고 생각해서 책의 서평을 올리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토론으로 나온 공약은 내가 무슨 파가 되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사람으로서 실천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나라의 경우 상대방 정당의 공약이 좋다고 판단되면 자신의 공약을 철회하고 상대방의 공약을 수용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아직 우리는 그러한 관용과 협상의 정치가 미흡한 것 같다. 그러한 관용을 하지 못하는 정당에 대한 심판이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글의 정리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