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움직인 프레젠테이션
하야시 야스히코 지음, 홍성민 옮김 / 작은씨앗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을 움직이는 프레젠테이션의 진수를 본다 [역사를 움직인 프레젠테이션]



프레젠테이션으로 세계사를 바꾼 사람들의 강력하고 매혹적인 설득 노하우를 생각해보면서 나의 프레젠테이션을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생각해보는 책이다.


이책은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으로 자신이 목표한 것을 달성한 것은 물론이고, 그 성취로 인해 세계사가 바뀌었던 중요한 인물 4사람을 예로 들고 있다. 그러나 저자가 일본인인 관계로 인해 다분히 일본인의 시각에서 본 역사적 관점이라 마지막 예로 든 고다유같은 경우 그렇게 중요한 인물인가는 생각해볼 문제이다. 다만 실용성이 강한 일본인의 시각에 대해서는 우리도 새롭게 조명해볼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책의 등장인물 콜럼버스, 쿠베르탱, 히데요시, 고다유 등은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만든 인물들이다. 그들이 역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 아니면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는지는 이책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이책에서는 그들이 어떻게 그러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지 실증적인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

먼저 콜럼버스를 보자.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사람으로 기록된 그는 이미 그당시 새로운 대륙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새로운 기회의 땅이라는 것을 생각한 사람도 있었지만-대구어장이 풍부해 유럽의 어부들에게 점차 알려져기 시작했다는 연구가 정평으로 굳혀지고 있다-그러한 위대한 계획을 대중에게 공표하고 실행했던 사람이라는 점에서 세계사에 이름이 기록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가 처음부터 성공적인 실행을 했던 것은 아니다. 포르투칼인인 그가 처음 자기의 국왕에게 계획을 말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계획이라고 그를 비웃었다. 좌절의 일보 직전에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포르투칼의 경쟁자 스페인이었다. 그는 스페인의 이사벨여왕에게 이 계획을 설명하게 되는데 그 과정은 매우 드라마틱했으며 아마도 그의 연출이었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가 자신의 아들을 의탁하려고 스페인의 수도원에 맡기게 되고 그 수도원의 원장이 이사벨여왕과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수도원원장에게 기독교선교의 중대한 사명을 이룰 수 있는 일이라고 명분을 주어 그가 이사벨여왕을 친히 배알할 수 있게 한 것이 그 증거라는 것이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그가 내세운 프레젠테이션의 핵심이다. 그는 사방에서 금이 발견되는 지팡구와 교역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지팡구는 그당시 유럽에서 동방의 금이 많이 있는 전설의 땅이었다. 상대방이 정확히 원하고자 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그가 의도적인 실수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일반적인 거리계산을 아라비아마일이 아닌 이탈리아마일로 계산하면서 무려 기존 거리를 1/5인 2400해리로 축소하였다. 그것은 그당시 일반적인 항해가 가능한 거리와 맞아떨이지게 되었다. 결국 이러한 그의 치밀한 계산이 신대륙발견이라는 역사적 위대성을 열어젖히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다음은 쿠베르탱을 보자. 근대올림픽을 창시한 그도 그의 생각이 최초의 생각은 아니었다. 당시 폼페이유적의 발견의 영향 등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로마문화를 새롭게 조명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몇몇 사람들이 올림픽경기를 재현하는 이벤트를 만들던 때였다. 

그가 올림픽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체육을 통해 프랑스공교육을 개혁하고자 하는 생각때문이었다. 그는 격동기의 프랑스에 태어나 강한 프랑스를 만드는 것은 교육이라고 생각했으며 체육을 구경거리로만 생각하는 시대적 분위기를 극복하여 교육개혁에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공교육에서 체육을 도입하려는 생각에 올림픽정신은 매우 이상적인 개념이었으며 자신의 생각을 실천할 수 있는 사상이었다. 

그러나 그도 처음 소르본대학에서 열린 설명회에 청중들의 큰 감동이 었었음에도 올림픽개최에는 실패하게 된다. 이유는 단지 쿠베르탱만이 감동했던 프레젠테이션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실패를 거울삼아 그는 이차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게 된다. 이차 설명회에는 설명회 전에 그리스국왕, 벨기에, 영국, 러시아 원수들이 참여한다는 동의를 받았으며 6개국 8명의 개최위원을 구성하여 사전준비를 철저히 진행한다. 그리고 프레젠테이션에서도 올림픽을 표현할 수 있는 음악회를 통해 감동을 연출하여 올림픽의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가 올림픽 표어나 올릭픽상징을 만들었던 것이 지금도 통용되는 것을 보면 그의 열정이 느껴지는듯 하다. 이러한 그의 열정이 근대올림픽이 창시자라는 닉네임을 선사하게 된 것이다.

다음은 히데요시다. 우리에게 사실 악연이지만 그가 어떻게 일본을 통일하게 되었는 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다. 본인은 일본이 무(武)를 발전시키게 된 이유가 그들이 실용주의를 추구하려는 경향이 강했던 때문이며 이것이 우리와 국민성을 구별하는 가장 원초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히데요시가 오다가의 실세로 인정받는 회의가 된 기요스회의는 일본역사의 획을 긋는 중요한 회의가 된다. 이 회의를 통해 히데요시가 일본정치의 전면에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기때문이다. 

이 회의의 쟁점은 오다 노부나가의 사후 승계를 어떻게 마무리짓는가이다. 사실 이 회의를 주재한 것은 히데요시의 정적 가쓰이에였다. 그는 의붓아들이지만 가장 통솔력이 있다고 생각한 노부타카를 내세워 권력을 장악하는 한편 히데요시를 제거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오다가문을 결속할 수 있는 능력을 내세워 노바타카를 지명하려 한다. 거의 논의가 마무리지어지려는 찰나 히데요시가 하지만...이라는 말로 전세를 역전시키는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된다.

그는 가문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내세워 정통성의 근거를 따져 오다의 정실 손자인 3살의 신보시를 내세운다. 가쓰이에의 통솔력이라는 주관적 견해에 대해 정통성이라는 객관적 증거를 내세운 그의 주장은 점차 회의에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는 근거가 되어버린다. 정확히 자신의 권력야욕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회의 참가자의 동의를 받아낼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여기에 결정적인 것은 자신이 있음으로 인해 가쓰이에가 결정이 힘들 것이라는 것을 간파하여 잠시 배가 아프다는 핑계로 자리를 피한다. 결국 신보시를 승계자로 내세울 것이 결정되면서 히데요시는 실질적인 정치적 장악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이후 신보시를 오다가문의 후계자로 세운 히데요시는 그것을 발판으로 천하통일의 주군으로 도약하게된다.

마지막으로 고다유를 들었는데 한국인들에게는 약간은 생소한 인물이다. 그가 고기를 잡는 원양선의 선장으로 태풍을 만나 러시아의 캄차카반도의 한 섬에 표류하게 되고 이후 러시아의 예카테리나여제를 알현하여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게 된 전설적인 존재로 일본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우리의 입장에서 그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일을 한 것인지는-물론 일본의 쇄국정첵을 개방정책으로 바꾸는 계기는 제공했지만-받아들이기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고다유의 등장은 그가 적대국의 황제를 설득할 수 있었던 배경-일본과의 교역을 이루겠다는 설득-과 프레젠테이션의 효과를 연결시키려는 저자의 의도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이상과 같은 책의 소개를 통해 나름대로 일본인의 시각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책의 내용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역사적으로 전환점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었지만 우리에게도 이러한 것이 가능했을까 하는 것을 생각해보니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이미 상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러한 것을 바탕으로 무의 정치를 실현하려 한 일본의 실사구시의 정신에 비해 한국은 예를 강조하면서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기때문이다. 사실 예(禮)는 통합적인 진리를 추가하는 것이지만 그의 실행에서 보여지는 것은 형식이기때문에 마음보다는 형식을 보게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예를 추구하는 우리의 선조들은 상공을 천한 것으로 여기면서 결국 근대화의 단추를 외국에 의존하는 결과를 만들게 되면서 조선의 비극은 시작되었다. 

이책에서 예시로 든 사건들이 근대화의 시작에서 나름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과 프레젠테이션이 연결된다는 것은 이러한 의미에서 중요성을 갖는다. 현실에 바탕을 둔 사고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발걸음에서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일본인의 시각이라 조금은 우리와는 시각차가 발생하지만 매우 재미있는 책이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