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유령들 - 금지된 욕망의 봉인을 푸는 심리 르포르타주
대니얼 버그너 지음, 최호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금지된 욕망의 봉인을 푸는 열쇠 [욕망의 유령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상성욕과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파헤친 심리학 탐구서인 이 책인 발에만 집착하는 독실한 유대교인, 유명한 의상디자이너이지만 새디스트로 유명해진 남작부인, 외면으로는 정상적인 소아성애자, 장애인에게만 성욕을 느끼는 사람들과의 인터뷰 등을 정리하여 성욕의 실체를 파악하고 변태와의 차이점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하는 책이다.


대부분 성적인 문제의 추발점은 성장기에 성적인 관심이 생기기 시작할 때에 가지게 되는 첫번째 경험이 영향을 가지게 된다. 발에만 유달리 집착을 가지는 제이콥의 경우 독실한 유대교인이지만 초등학교때 겪은 사건에서 시작되었다. 그가 교실에서 긴장하고 있을 때 다른 아이의 발을 보면서 긴장감의 해소와 더불어 묘한 느낌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후 집안의 가업인 구두가게에서 만난 한 소녀의 발에 매료되어 그녀를 만나게 되었고 그가 정상적인 성관계보다는 발에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고민을 하게 된다. 저자는 성에 대한 첫 관심과 그 관심의 발전이 이후 성장기의 모든 성욕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의상디자이너였던 남작부인의 경우 이러한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불우한 성장기를 가졌던 그녀가 약물중독으로 우울증을 달래던 중 할로윈파티에서 선물받은 채찍이 자신의 새디스트적인 성질을 깨우게 된다. 처음에는 그나마 정상적인 상황으로 시작했던 괴기한 지하실의 노예감옥은 거의 실신사태에 이를 정도로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면서 그녀의 행각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새미디스들간의 암묵적인 합의는 안전하며, 제 정신을 가지고 합의 하에 사랑을 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합의는 결국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의 파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극명하게 나타는 것이 소아성애자인 조이를 인터뷰하면서 나타난다. 그는 아름다운 딸이 있는 정상적인 가정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그가 점차 소아에 집착하게 되면서 내면의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저자는 그러한 욕망의 무법자의 탄생이 경험이 아닌 본성의 영향이 더 크다고 말한다. 다만 그러한 욕망이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드러나게 되고 자신을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상 성욕의 치료로 명성이 높은 페트로프는 욕망과 언어를 습득하는 방식이 비슷하다고 말한다. 모든 동물을 교미기가 있어 이때에만 자신들의 욕망을 발하게 된다. 그러나 오로지 인간만이 교미기를 폐기하여 성을 종족보존이 아닌 쾌락이라는 도구로 활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쾌락만 가져다주지 않는다. 적절히 욕망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그로 인한 고통이 찾아오고 이것이 비정상적인 행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처음 습득한 언어를 고수하려는 경향이 있듯이 처음 섹스를 한 경험을 자신의 섹스스타일로 굳히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반드시 고정적이지는 않는다. 파퓨아뉴기니의 시비아족은 7살때부터 구강성교를 시키게 된다. 그러한 이들이 성인이 되면 정상적인 부인을 얻어 결혼을하고 잘 살게 된다. 이런 것을 보면 욕망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정상적인 성관계에 심취하는 사람이라도 정상적인 관계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치료단계와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부분을 스스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이책을 읽으면서 요즘 소아성폭행으로 인한 살인이나 시체유기 사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는 시간이 되었다. 중요한 것은 이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이나 뉴스로 떠들썩하게 했던 사람들이 우리와 별로 차이가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사실 조금만 주변에서 애정을 가지고 지켜봤다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사회의 역할이 동시에 필요하다. 먼저 성적 정체성의 혼란을 가지는 사람들은 자꾸 자신의 문제를 숨기려 하지말고 내면의 무법자의 욕망이 무엇인지 받아들이고 그 욕망을 정확하게 바라보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해결할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을 잊어서는 않된다.

그리고 사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상 성욕자를 사회실패자로 인식하거나 격리의 형태로만 해결하려고 해서는 않된다. 그들이 정상적인 사회의 일원으로 나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을 말하고 있는데 성범죄자를 단순히 디비화하여 관리만 한다고 성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이며 치료를 받고 나면 다시 정상적인 사람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책에서도 새로운 치료를 받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이전의 잘못을 눈물로 회개하는 장면을 보게되었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도 빨리 이런 사람들을 위한 치료병원을 만들고 치료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또한 요새 화학적 거세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말도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말 자체에 인권적인 요소도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한 때의 실수로 인해 그 실수를 만회할 기회 조차 주지 않는 것은 개방적 사회가 되기 위한 걸림돌이 될 것이다. 화학적 거세는 사실상 성적 문제의 치료이다. 그래서 그말을 이상 성욕약물치료라고 해야 맞는 것이다. 우리도 이제 이러한 문제를 법적 영역에만 뇌두지 말고 구체적인 대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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