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와 판타지의 영역을 넘나드는 2012년 일본추리협회작가상 수상작 부러진 용골을 읽고
영국의 지배를 받는 작은 섬 솔론에서 벌어지는 영주의 살인사건을 둘러싼 미스테리소설이지만 마술과 신비의 세계가 등장하기도 하고 상징을 통한 추리소설이 되기도 하고 액션이 등장하는 무림소설이 되기도 한다. 또한 사건의 장소는 유럽의 한 섬이지만 일본작가의 작품이라 그런지 일본풍의 세세한 묘사의 느낌도 보인다.
솔론섬의 영주의 딸인 아미나를 일인칭시점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솔론섬에 쳐들어오는 데안인의 침략과 그 와중에 발생한 영주의 죽음, 그리고 그 죽음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등장하는 마법의 세계는 이 소설을 더 재미있게 이끌고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작은 섬과 큰 섬으로 이루어진 솔론섬은 영국의 지배 하에 있기때문에 왕족과 귀족간의 긴장관계를 가지고 있다. 아더왕이 십자군전쟁의 참전으로 공백이 생긴 영국의 상황은 솔론섬에도 그대로 긴장감을 만들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긴장감의 산물은 예상하지 않던 일들을 만들게 되고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솔론섬의 영주 애슬론의 죽음이다.
이 죽음의 예고편인 성의 경비를 책임지던 기사의 죽음의 흔적을 찾아온 형제단의 기사 팔크와 그의 종사 스콜라를 통해 하나둘씩 파헤쳐지는 사건의 전모들은 이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이다. 사건을 파헤치지는 상황에서 발생한 불사의 몸을 가진 데안인 포로의 증발과 새롭게 밝혀지는 섬의 정체, 추리소설의 고전스타일인 밀실살인이라는 흥미요소가 그 맛을 더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추리요소에 덧붙여진 마술과 신비의 물건들은 소설의 맛을 배가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하나 하나 용의자를 지워가는 방식의 진행은 소설을 다 읽을 때까지 끝을 낼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결론을 통해 지목된 범인의 모습이 한순간에 바뀌게 되고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결론은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도 한다.
그러나 지금도 좀 애매하게 생각되는건 제목이다. 이책의 제목이 부러진 용골인데 제목과의 연관섬은 무엇인가하는 점이다. 나도 이 책때문에 용골이 무엇인지 알게되었는데 배의 척추라 할 수 있는 뼈대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이것이 부러졌다는 제목이 소설의 의미와 어떻게 연관되는 지가 잘 연관이 안 되기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책을 읽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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