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가는 남자
최숙미 지음 / 책마루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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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상생과 공존을 위해 세상 품에 안기-칼가는 남자를 읽고


최숙미님의 수필집은 자칫 거창한 주제라 할 수 있는 상생이나 공존이라는 개념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 글이다. 너무 큰 주제이지만 가족과 주위의 사람들간의 삶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속에서 생각을 던지기에 충분한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글이라는 느낌이었다. 


글을 읽다보면 사실 위에서 얘기하는 거창한 느낌의 주제들은 잘 보이질 않는다. 그져 우리네 일상적인 삶들에 대해 관조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주제를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삶이 개인 혼자만의 삶이 아니고 함께 하는 삶의 문제이며, 그러한 삶의 문제에 대해 너지시 질문을 던짐으로 인해 스스로 공존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그녀가 책의 제목을 '칼가는 남자'라고 이름한 것은 같은 교회에 다니는 한 부부의 삶을 통해 잔잔한 느낌을 받은 때문인 것 같다. 남편이 식당을 하는 자신의 와이프를 위해 묵묵히 칼을 갈면서 행복을 느끼는 장면을 그리면서 이러한 행복이 우리들의 삶 속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하는 물음을 던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삶들을 통해 이웃과 더 나누는 삶을 해야 하며 여러 나눔의 의미가 상생이라는 틀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리라!

교회식구들의 나눔의 삶을 통해 농부들이 들에 이삭을 남겨 놓는 것과 같이 나눔의 문제가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삶을 통해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삶의 나눔을 빈 경로석의 느낌이나 아리랑을 들으며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 등으로 확장하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행보일 것이다. 

이러한 점에 어떠한 이데올로기도 삽입하지 않으려는 노력은 아마도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거창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때문이리라. 그녀가 목표하는 삶 속에서 함께 하는 나눔의 터전과 공존의 광장을 복원하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필요한 일이라고 그녀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교회의 삶 주변에서 문제를 좁히다보니 주제의식이 너무 작아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제목도 요새 책을 읽는 의미를 생각하면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칼을 간다는 것이다라고 개인적으로 정리하다보니 그런지 다른 의미를 생각했는데 의미가 너무 약하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오랜만에 잔잔한 느낌의 글을 읽어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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