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아웃에 도전한 우리의 겨울 - 디지털 세계를 벗어나 진짜 인생을 찾은 한 가족의 유쾌한 고백록
수잔 모샤트 지음, 안진환.박아람 옮김 / 민음인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세 아이의 엄마인 수잔 모샤트가 6개월동안 모든 디지털과 관련된 기기를 끊고 지낸 일정을 기록한 책이다. 가끔은 모샤트처럼 디지털의 삶에서 해방되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고 있던 본인도 공감을 많이 하면서 읽었다. 우리는 디지털문명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것은 앞으로 많은 숙제를 던지는 질문일 것이다.

먼저 모샤트가 이러한 일을 감행하게 된 것은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보면서 정말 우리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부터이다. 각종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라는 부분은 사라지고 정말 하루 하루를 정보의 강박관념에서 지내는 삶에 대한 물음에서 이 혁명은 시작된다. 먼저 모든 컴퓨터를 창고에 넣고 TV, 세탁기 등 모든 전력을 차단하면서 이 과제는 시작된다. 

첫 날 등유램프로 거실을 밝히자 유령의 집같았다는 표현은 우리가 전기없이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머리 손질도 잘 안되고 설겆이와 빨래를 모두 손으로 해결하면서 디지털 신화에 얼마나 속박되어 살고 있는 지를 깨달아가는 과정은 우리도 진지하게 생각해볼 대목이다.

휴대전화없이 약속시간을 잘 지킬 수 있을 것인가? 식기세척기가 과연 효율적인 존재인가라는 질문들에 대해 하나씩 새로운 대답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진정 독립적인 주체가 무엇인지를 찾을 수가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항상 따분함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디지털 권리장전인 끊임없는 자극의 제공은 우리를 따분함에서 해방시키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자극은 새로운 공허(삶에 대한 질문없는 자극)를 만들게 되기에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는 것을 6개월의 로그아웃생활이 보여주었다.

아이들이 한손으로 숙제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도 멀티태스킹에 익숙한 모습이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게된다. 디지털문명의 발전은 독서의 약화를 가져왔고 그러한 멀티태스킹의 학습태도는 깊이 있는 질문보다는 쉽게 해결하려는 조급함만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페이스북의 탈출을 통해 아이들이 구식으로 친구를 만나는 법을 배우게 되었고 이것은 집중력 향상과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라는 생각치도 않았던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자신의 친구들에 대해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심성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6개월간의 디지털해방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늘었으며 당연히 자녀들의 대화가 15-20% 늘었던 것이 제일 큰 수확이었다. 아이들도 서로가 더 친밀하게 노는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처음에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서 시작한 학습과 음악 등 새로운 도전과제에서 큰 발전을 보이게 되었다. 아이들이 새로운 도전과제를 즐길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러한 의식은 주체의식의 함양으로 이어졌다. 무력감에 대응하기 위해 이제 디지털기기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아이들이 발견한 것은 가장 큰 의미였다고 수잔은 말하고 있다.

나도 요즘 주말에는 컴퓨터를 로그아웃하면서 책도 더 많이 읽게되었고 인생여정을 정리하면서 다음 단계를 넘어가는 여유를 찾게 되었다. 자신의 삶이 쫓긴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한번쯤 자신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책은 이러한 도전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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