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편지 -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하는 손거울 같은 책
윤석미 지음 / 포북(for book)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보통 사람들이 하루에 6만가지 생각을 한다. 그런데 그중에서 95%가 어제와 같은 생각-즉 쓸데없는 생각을 매일 하고 있다. 부질없는 생각들로 머리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정말 좋은 것들로 채우기 위해서는 쓸데없는 생각들을 치워버리고 머리를 비우는 것이 필요하다. 윤석미작가는 이 비움을 얘기하고 싶어한다. 제목과 같이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자신의 길을 가는 달팽이처럼 자기 마음을 비우다보면 자신의 것으로 채울 수 있다고 말한다. 

정감넘치는 사진들과 함께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도 편히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다. 마치 일기를 써내려가듯 자신과의 대화를 풀어 쓴 산문들은 조용히 내 마음을 다시 한번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편지보다는 일기가 어울리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생각해야 하는 단어들, 인내, 기다림, 목표, 행동, 사랑, 희망 등을 잔잔한 이야기로 풀어 놓고 있다. 

비가 오면 우산을 써야하고, 우산을 쓰려면 손을 하나 비워야 한다. 가득이나 짐이 많은 날에 우산을 쓰려면 우산이란 짐이 더 무겁게 느껴지지만 이 비가 반드시 그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기다릴 수 있다라는 그녀의 말에서 이 책의 목표를 알게 해준다. 사이즈도 4*6판이어서 휴대하기도 편하다. 가지고 다니면서 하루의 삶이 고단하게 느껴질 때 읽어야겠다. 

내 눈이 보고 싶은 것을 비고 위해서, 내 발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 무거운 생각과 걱정들로 가득찬 마음을 조금은 비워두기 위해 오늘도 이 책을 가지고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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