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한 기독교 (개정무선판) 정본 C. S. 루이스 클래식 2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장경철.이종태 옮김 / 홍성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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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의 신학

코넬리우스 반틸(Cornelius Van Til) (번역: 류수민)


 C. S. 루이스는 그의 저서 『시편 묵상(Reflection on the Psalms)』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일부 시편에서는 증오의 정신(spirit of hatred)이 용광로 입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처럼 우리 얼굴을 강타한다.또 다른 시편에서는 동일한 정신이 현대인의 관점에서는 너무나도 순진해 보이기에, 공포스럽다기보다는 거의 우스꽝스럽게 느껴진다." 그는 또 이렇게 말한다. "이 끔찍하거나 (감히 말하자면?) 경멸할 만한 시편들을 처리하는 한 가지 방법은 그저 무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나쁜 부분들을 ‘깨끗하게 떼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들은 우리가 이미 살펴본 것처럼, 가장 아름다운 부분들과 얽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루이스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우리 모두는 자기 내면에서 증오를 발견한다. 그리고 우리는 동일한 증오를 시편 저자들에게서도 본다. 단지 그들은 이를 ‘야성적(wild)’이고 자연적인(natural) 상태에서 표현했을 뿐이다." 

 다시 한 번, 그는 이렇게 말한다.”시편 속 저주(cursings)를 읽을 때, 그것이 지닌 불경(不敬)에 대해 오로지 공포만을 느낀다면, 그것은 몹시 단순한 사고(monstruously simple-minded)이다.실제로 그것들은 사악한(devilish) 것이다."


신학자들(The Theologians)

 이제 신학자들(theologians)을 살펴보자. 루이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18세기에는 끔찍한 신학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하나님이 어떤 것을 옳다고 명령하셨기 때문에 그것이 옳은 것이지, 그것이 본래 옳기 때문에 하나님이 명령하신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입장을 완전히 명확히 하기 위해, 그들 중 한 사람은 심지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신과 서로를 사랑하라고 명령하셨지만, 그분이 원하셨다면 우리에게 자신과 서로를 미워하라고 명령하실 수도 있었으며, 그 경우 미움이 옳은 것이 되었을 것이다. 결국, 하나님이 어떤 명령을 내릴지 결정하는 것은 그저 ‘동전 던지기(toss-up)’ 같은 것이었을 뿐이다.”

 우리는 루이스가 인간이 무엇을 진리(truth)와 도덕(right)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standard)을 어디에 두었는지를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합리적 사고(rational thought)의 정당성을 믿어야 하며 그 정당성과 모순되는 어떤 것도 믿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다음과 같은 말을 듣는다. "우리의 과제는 역사적 가능성(historical possibility)과 관련이 있다." 또한, 루이스는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인간과 천사들의 죄(sin)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자유 의지를 부여하셨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하나님은 자신의 전능성의 일부를 포기하셨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비록 그들이 타락할지라도, 자유로운 피조물들(free creatures)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더 깊은 행복과 더 충만한 영광(fuller splendour)을 창조해 내실 수 있음을 보셨기 때문이다. 이는 오직 자동 기계들(automata)로 가득한 세계에서는 도저히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다."


순전한 기독교

 루이스는 자신의 견해를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를 비롯한 여러 저서에서 제시한다. 루이스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 ‘옳고 그름의 법칙(Law of Right and Wrong)’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 ‘옳고 그름의 규칙(rule of Right and Wrong)’은 과거에는 ‘자연법(Law of Nature)’이라 불렸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도달한 결론을 정리해 보자.…

돌, 나무와 같은 경우들에 있어, 우리가 ‘자연법’이라고 부르는 것은 단순한 언어적 표현 방식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 이러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다. ‘인간 본성의 법(Law of Human Nature)’, 즉 ‘옳고 그름의 법칙'은 단순한 사실(fact) 그 이상이어야 한다. 이는 우리가 만들어낸 법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따라야 할 법(law we ought to obey)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어디까지 도달한 것일까? "우리는 아직 특정 종교의 신(God of any actual religion)에 도달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기독교라고 불리는 특정 종교의 하나님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우리가 도달한 것은 오직, 도덕법(Moral Law) 배후에 있는  ‘누군가(Somebody) 혹은 무언가(Something)’일 뿐이다. 우리는 성경이나 교회로부터 어떤 것도 가져오지 않고, 오로지 우리의 이성과 탐구를 통해 이 ‘누군가’에 대해 알아내려 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현재 이 세상의 통치자가 악한 권세(an evil power)가 되었다고 믿는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이 과연 하나님의 뜻(God’s will)과 일치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하나님은 참으로 이상한 신(strange God)일 것이다. 반면,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절대 권능을 가진 존재의 뜻과 어긋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어떤 어머니라도 이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 것이다. 취침 시간이 되면, 그녀는 조니(Johnny)와 메리(Mary)에게 이렇게 말한다. ‘엄마가 매일 밤 너희에게 놀이방을 정리하라고 강요하지 않을 거야. 너희가 스스로 정리하는 법을 배워야 해.’ 그런데 어느 날 밤, 어머니가 위층에 올라가 보니 곰 인형, 잉크병, 그리고 불어 문법책이 난로 속에 널려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는 그녀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다.

그녀는 아이들이 깔끔하게 정리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동시에, 아이들을 자유롭게 내버려 두기로 한 것도 바로 그녀의 뜻이었다.…" "아마도 우주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될 것이다. 하나님은 자유 의지를 가진 존재들을 창조하셨다.… 어떤 존재가 선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면, 악을 선택할 자유도 있어야 한다. 즉, 자유 의지란 악을 가능하게 만드는 요소인 동시에, 진정한 의미에서 가치 있는 사랑(love), 선(goodness), 기쁨(joy)을 가능하게 만드는 유일한 요소이다." "기계처럼 작동하는 피조물들로 가득 찬

자동기계(automata) 세계는 창조할 만한 가치가 거의 없을 것이다. 하나님이 설계하신 행복(happiness)은 단순한 강제적 순응이 아니라, 자유롭고 자발적으로 하나님과 서로에게 연합하는(united) 기쁨과 황홀(ecstasy and delight) 속에서 이루어지는 행복이다. 그리고 그 행복은, 이 땅에서 남녀가 느끼는 사랑과 비교했을 때, 단순한 ‘물과 우유(milk and water)’에 불과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심오한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유가 필요하다."


 "자유 의지에 대해 이해하고 나면, 누군가 내게 이렇게 물었던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질문인지 알게 될 것이다. ‘왜 하나님은 그렇게 형편없는(rotten) 존재를 만들어서

타락하게 하셨는가?’"


 "그러나 왜 그런 시시한 것들과 터무니없는 이야기(nonsense)에 신경을 쓰는가? 차라리 기독교의 중심 메시지에 대해 질문하라."


 루이스는 말한다. "기독교 신앙의 중심 메시지는,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를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로 회복시키고, 새로운 시작(fresh start)을 허락하셨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를 어떻게 이루셨는가에 대한 이론들은 또 다른 문제다. 이것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론들이 존재해 왔지만, 모든 기독교인이 동의하는 한 가지는 ‘그것이 실제로 작동한다(it does work)’는 사실이다." "나는 이것이 어떤 것과 같은지 비유로 설명해 보겠다. 모든 이성적인 사람들은 ‘피곤하고 배고플 때 식사를 하면 기운이 난다’고 말할 것이다.…" "내가 속한 교회, 즉 영국 성공회는 이론들 중 어느 하나를 절대적으로 옳다고 규정하지 않는다. 로마 가톨릭 교회는 조금 더 나아가 특정한 해석을 내세우지만, 결국 신학자들이 제시한 어떤 설명보다도 사실 그 자체(the thing itself)가 무한히 더 중요하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묻건대, 이 ‘사실 그 자체(the thing itself)’란 무엇인가? 루이스는 이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가 그것에 대해 성경이 말하는 바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할 뿐이다.


 나는 루이스에게서, 나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이루어진 대속적 속죄(substitutionary atonement)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자각을 찾을 수 없다.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Christ and him crucified)’는 어디 있는가? ‘그리스도와 그의 부활’은 어디 있는가? 자연인은 ‘범죄와 죄로 인해 죽었다(dead through trespasses and sins)’고 에베소서 2장 1절은 말한다. 예수께서는 니고데모에게 말씀하셨다.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 내가 네게 말하기를 “너희가 거듭나야 하겠다” 한 것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 (요한복음 3:7-8)"


 루이스는 요한복음 6장에서 사도 요한이 가르치는 바를 가르치는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이니,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 안에 거하느니라." (요한복음 6:53–55)


루이스는 예수님의 이 말씀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그들은 영원한 형벌에 들어가겠고,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리라." (마태복음 25:46)


"루이스는 오순절 때 베드로가 한 이 말씀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이 예수는 하나님의 정하신 뜻과 미리 아심(definite counsel and foreknowledge of God)을 따라 내어준 바 되었거늘, 너희가 법 없는 자들의 손(lawless men)을 빌려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다." (사도행전 2:23)


 루이스는 사도 바울을 끔찍한 신학자들과 시편 저자들에 포함시켜야 하지 않는가? 사도가 다음과 같이 말할 때 말이다.


기록된바 내가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하였다 하심과 같으니라 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 하리요 하나님께 불의가 있느뇨 그럴 수 없느니라 모세에게 이르시되 내가 긍휼히 여길 자를 긍휼히 여기고 불쌍히 여길 자를 불쌍히 여기리라 하셨으니 그런즉 원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달음박질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요 오직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음이니라 성경이 바로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 일을 위하여 너를 세웠으니 곧 너로 말미암아 내 능력을 보이고 내 이름이 온 땅에 전파되게 하려 함이로라 하셨으니 그런즉 하나님께서 하고자 하시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고 하고자 하시는 자를 강퍅케 하시느니라 혹 네가 내게 말하기를 그러면 하나님이 어찌하여 허물하시느뇨 누가 그 뜻을 대적하느뇨 하리니 이 사람아 네가 뉘기에 감히 하나님을 힐문하느뇨 지음을 받은 물건이 지은 자에게 어찌 나를 이같이 만들었느냐 말하겠느뇨 토기장이가 진흙 한 덩이로 하나는 귀히 쓸 그릇을, 하나는 천히 쓸 그릇을 만드는 권이 없느냐 만일 하나님이 그 진노를 보이시고 그 능력을 알게 하고자 하사 멸하기로 준비된 진노의 그릇을 오래 참으심으로 관용하시고 또한 영광 받기로 예비하신바 긍휼의 그릇에 대하여 그 영광의 부요함을 알게 하고자 하셨을찌라도 무슨 말 하리요 이 그릇은 우리니 곧 유대인 중에서 뿐아니라 이방인 중에서도 부르신 자니라 호세아 글에도 이르기를 내가 내 백성 아닌 자를 내 백성이라, 사랑치 아니한 자를 사랑한 자라 부르리라 (로마서 9:13 ~ 24)


 루이스에 따르면, 모든 것은 인간의 자유 의지에 달려 있다. 반면, 바울에 따르면, 모든 것은 하나님의 긍휼(mercy)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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