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에 강영안 교수는 데리다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이 책이 읽는데 매우 긴 호흡을 필요로 하며 데리다의 입문서로도 매우 훌륭하다고 썼지만 나는 전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우선 이 책에는 논증이 매우 빈약하게 소개되어 있다. 1부에서 벤후저는 텍스트의 고정된 의미를 거부하는 데리다, 바르트, 로티, 드만 등의 입장들을 지루할 정도로 길게 소개하지만 단지 그들의 입장이 나열되어 있는 정도이고 그들이 그러한 입장을 표명하게 된 실질적인 논증적 근거들은 거의 설명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포스트모더니즘에 어느 정도 귀를 열어본 사람이라면 익숙히 들었을 주장들이 다만 지루하게 반복되어 있을 뿐이다. 이 책에는 수없이 많은 철학자, 문학비평가들이 인용되어 있는데 차라리 데리다 한 사람만 가지고 깊이 있는 논의를 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인용이 저자의 유치한 지적 허영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 난 1부를 3분의 2정도 보다가 이 책을 덮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