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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행복
박흥식.지인자 구술, 박명화 글 / 정한피앤피(정한PNP)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어머니, 어머니의 불타버린 일기가 읽고 싶어졌습니다.
이 책은 아주 우연히 내가 업무를 보다 잠깐 낸 짜투리 시간에 구입한 것이다.
지하철역에서 나눠주는 무료 신문에 실린 책에 대한 광고, 그 광고에 적힌 '엄마'라는 단어 때문에 고른 책이다. 그리고 순식간에 읽어내려간 그런 책이다.
지은이는 전문 작가가 아닌 듯 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도 아주 이름이 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결코 평범하거나 하찮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아주 훌륭하고 비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앞을 못 본다는 것은 어찌 보면 매우 견디기 어려운 고난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엄마'와 '아빠'는 그 고통의 세월을 너무도 무던하게 이겨낸 분들이었다.
"난 우리 마누라한테 항상 감사해!"
이렇게 말씀하시는 맹인 아버지의 가슴 깊은 사랑은 화려한 수사도, 아름다운 포장으로도 결코 나타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냥 그렇게 우직하고 거친 숨소리와도 같이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였다.
아이를 낳고 흐릿하게 보이던 한 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은 그 어머니의 절망감이 다소 가볍게 다뤄진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지만 감정을 애써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정확하게 전달하는 짧은 에피소드 '자살'은 인생의 시련은 누구에게나 견디기 힘들다는 강한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나의 어머니의 삶과 작자 어머니의 삶을 정확한 잣대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나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고난의 세월을 들어왔다. 그리고 나의 어머니가 가슴의 한과 함께 날려버리기 위해서 자신의 소중한 일기를 불태운 사실을 알고 있다.
언젠가 나는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극적이고 흥미진진하지는 않지만 나의 가족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먼 훗날 나의 자손들도 읽어보고 선대들의 희노애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이제 70을 바라보시는 어머니. 그 어머니의 마지막 남은 인생에 책 한 권 선물해 드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책은 내게 잃어버린 나의 꿈과 어머니의 바램을 일깨워준 책이었다.
어머니, 당신은 참으로 위대하시고도 위대하신 분이십니다. 제발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