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도 없고, 결혼 계획은 당연히 없으며, 애인을 만들려는 노력도 딱히 하지 않고 있는 내가 이 책을 고른이유가 있다. 나처럼 개인주의 성향이라 독립적인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외로움은 많이 타는 사람은 누군가와 같이 살아도 불편하고 혼자 사는 것도 힘들다보니 결혼이라는 제도속에 편입될 수 있을까 궁금했기 때문이었다.⠀우선 나는 딱히 특이한 케이스가 아니었음을 알게되었다. 이미 다수의 사람이.. 아니, 어쩌면 모든 사람이 개인주의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그 정도의 차이가 다르다보니 일정부분 참고 살아가는 것일뿐이었다. 난 그 ˝참는˝ 행위를 하면서까지 결혼이란 걸 해야하는 건가 라는 질문을 하고 있었던거다. 이 책을 보고 나니 개인주의성향의 정도가 맞는 사람과 결혼한다면 그 결혼은 대단히 참지 않아도 쉽게 조율해갈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물론 이 부부의 결혼생활이 주변인들이 보기엔 특이한 케이스로 보여질 수도 있을거다. 하지만 자신들의 생활방식에 확신이 있었으니 그들의 방식을 추구할 수 있었다. 또 서로 안맞는 부분이 생겨도 각자의 공간을 존중하며 합의하는 소통의 방식이 통했기에 쉽게 해결해 나가기도 했다.⠀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는 방식은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인데, 다들 그렇게 하니까, 사회적 분위기가 그러니까.. 라는 말로 개인의 자유를 구속할 필요가 없는게 아닌가 싶다. 결혼하면 희생해야하고, 나 자신이 사라진다는 말도 많이 하는데.. 결혼을 하고도 나 자신을 잃지 않는 방법이 분명 존재하는데 왜 다수의 방식만을 좇으려 하는걸까.⠀이 책은 지극히 개인주의적이며 딩크인 결혼을 권장하는 것도, 이미 결혼하여 아이를 가진 다른 부부를 뭐라하는 것도 아닌 그저 이런 부부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와 맞는 사람을 만나면 그때가서 또 ‘우리‘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면 되는 것이다.
여름이 다 가고 있는 중에 읽은 여름의 시간.사랑과 연결지을 수 있는 미스테리 단편 일곱편이 실려있다.⠀사랑의 종류는 여러가지이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에 생길 거라고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범위에 있는 일상적인 스토리에 미스터리 요소가 더해지니 묘한 섬뜩함이 느껴지는 그런 작품들이었다.
스쳐 지나간 남자들을 달별로 기록한 에세이.과거의 아주 짧게라도 인생의 발을 들였던 남자들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결국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있는 책이다.⠀작가님의 성격이 좀 부럽기도 했다. 난 모든 관계에서 그 속도가 엄청 느린편이고, 한번 마음을 주면 오랜시간을 숙성시켜 진득한 관계를 선호하는 편이다. 마음을 줄지 말지를 결정할때도 나 나름의 조건들을 설정하고 그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그냥 피상적인 관계만 유지하곤했다. 소위 철벽인 성향이 없지 않아 있었다. 아마 그때문에 ‘연애‘를 위한 시작이 늘 어려웠다. 그런데 작가님은 아주 작은 어떤 호감만으로도 관계를 시작하고, 일단 시작한 관계는 그 방향이 어떻게 흘러가든 그 흐름에 몸을 맡기는 듯 보였다. 그래서 그 점이 매우 부러웠다.⠀그렇지만 12월의 남자 파트를 읽을 땐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었다. 연애(썸)을 쉽게 시작하고, 호감을 잘 표현하는 사람이든, 나처럼 매사에 신중한 사람이든 결국 추구하는 바는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찾고 있다는 점이었다. 굳이 남을 부러워할 필요없이 나의 호흡대로 관계를 대하는 게 중요한거다.⠀비대면 시대가 길어지면서, 나같은 성향의 사람은 더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마냥 상황탓만을 할 수는 없는 법이니, 지금은 나와 잘 맞는 ‘남자‘를 찾야겠다는 생각보단 나에게 가장 알맞은 관계형성방식을 잘 개발해 둬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 이 책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좋다....너무 따뜻하고 소중해...ㅠㅠ⠀한국이나 일본이나 남하고 비교하면서 따라하고, 어떤 정해진 순리대로 살기를 강요받는 모습이 너무 비슷하다는 게 보였다.⠀특히 ˝여자˝에게 요구되는 여러 잣대들을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보여주어서 아마 이 책을 읽는 독자의 각자 상황에 맞는 캐릭터에게 엄청 공감을 하면서 읽게 될 것같다.⠀외모적인 부분, 연애와 결혼하는 과정에 대한 부분, 임신과 출산, 그리고 경력이 단절되는 이야기까지 담겨있다. 불합리하고 부당하다고 문제의식만 일깨워주는게 아니라 그 딱딱하게 굳어진 것들을 어떻게 말랑말랑하게 바꿔낼 수 있을지를 보여주고 있어서 나에게 힐링을 선사해줬다.⠀어떻게 하다보니 이 작가님의 작품을 연달아 읽게 됐는데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덧) 읽었던 다른 일본소설들은 번역투가 너무 일본스럽다고 느꼈는데 이 소설은 번역까지 완벽하다..
프로 짝사랑러라서 제목보고 끌려서 읽기 시작했다.세상에.. 너무 공감가는게 많았다. 그래서 속상했다.⠀짝사랑도 어찌보면 자기 방어인지도 모른다.어차피 이루어질리가 없는걸 알면서도 하는...거절을 직접 받는 건 두렵지만 어떻게든 마음을 전하고는 싶으니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그런거..그러다보니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고 자신을 찾기보다 남에게 자신을 맞춰버리는 거..⠀그러다보면 진짜 원하는 사랑은 이루지 못한채 다른 걸 이루어내지만 그것에서 온전한 기쁨이 생기지 않으니.. 척박한 마음만 남을 뿐이다.⠀주인공 타카라코는 이제 그 굴레에서 벗어나 한걸음 성장했다. 나도 이제 그 반열에 들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