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연의 날 시리즈 두번째,구원의 날은 하루만에 호로록 읽어버렸네요.유괴의 날의 거의 절반 분량이기도 했고,[손을 놓쳐 잃어버린 6살 아들을 찾아 헤메는 부부의 이야기]로스토리를 요약할 수 있을 만큼 그리 복잡하지는 않았기 때문이에요.한 30초나 흘렀을 장면에서 세세하게 변화하는감정이나 행동표현 묘사가 많은 편이었는데요,이렇게 감정에 집중된 서술형식의 소설을 읽을 때면너무 이입을 하게 된다는 점이 절 힘들게 하는데,특히 아동학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보니,그 힘듦을 너무 오래 끌고 싶지 않아더 빨리 읽게 된 것도 있고요.읽는 내내 기빨리면서 본 소설입니다.
확실히 전 종이책 인간인가봐요..정해연 작가님의 신간이 나왔다길래,신간을 만나기 전, 이전 작품을 먼저 읽어두고 싶어서 밀리의 서재를 통해 읽기 시작했는데 부분부분 이 이야기를 읽었었던 것만 같은 기시감이 찾아와서이전 기록을 봤더니 2024년 6월부터 읽던 기록이 있더라구요.기승전 에 해당되는 부분까지도 읽은 듯한 기분이었던걸 보면,꽤 많이 읽었던 거 같은데, 끝을 맺지 못했던거죠. 어쨌든, 재독아닌 재독을 하게 되면서, 역시 정해연 작가님의 책들은 마지막에 마지막까지읽어야만 제대로 된 감상을 쓸 수 있단 걸 다시한번 알게 되었네요.줄거리랍시고 적었다간 스포를 떠먹여주는 꼴이 된다는 것도요.ㅎ다만, 이번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에 반전에 또 반전이 있다는 점에서 손에서 놓지 못할 책이란 건 맞지만...반전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우연‘이 지나치게 많이 개입되어 있단 게 살짝 아쉬웠네요.
˝관계 ‘잘‘ 맺기˝ 는 평생을 고민하고 노력해도 완성할 수 없는 숙제가 아닌가 싶어요.나랑 잘 맞는 사람만 내 곁에 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 설령 잘 맞는 사람일지라도 100프로 다 맞지도 않을테고 말이죠.저는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과정가운데 관계적인 어려움을 겪으면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편이다보니, 어쩔땐 비효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고, 멀리 돌아가기도 하죠. 그렇지만 이 노력이 필승일 순 없겠죠. 남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겠다고 나를 지나치게 희생시키기도 하고, 공동체안에는 여러 성향의 사람들이 있으니, 제 방식이 맘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고요. 이런 저런 관계이슈에 대해,이 책은, 살아가면서 맞게되는 모든 관계에서 나를 지키면서도,또 사람을 남길 수 있게 도와주는 비법서 같은 책이었습니다.
핵심은 권력에 너무 오염되지 말아야 할 관계를 권력으로 ‘오염시키는‘ 것이다. 친구, 연인, 가족 관계 등은 서로를 권력으로 평가하고 억압하며 자아를 위축시키거나 확대해야할 관계가 아니라, 자아를 풀어헤치고 만나 안아주어야할 관계다. 이 관계들을 권력의 영향 바깥에 두는 것이인간의 능력인 것이다. - P234
삶에서 거리를 둬야 하는 사람 중 맨 앞줄에 있는 사람은 애씀을 무서워하면서도 비웃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 곁에 있다보면 결국 잃는 건 삶이다. 왜냐하면 삶이란 본디 구경하는 게 아니라, 플레이하고 실천하며 살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 P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