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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ㅣ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그림책을 좋아한다.
아주 많이 좋아한다.
나이 서른이 넘었지만 서점에 가면 언제나 그림책 코너로 먼저 달려가고
알라딘에서도 언제나 그림책을 먼저 검색한다.
신간이 나오면 반드시 보아야 하고 그림이나 내용이 마음에 들면 반드시 사야한다.
책꽂이에 꽂힌 그림책이 수백권이 넘어
이사를 갈 때 마다 무거운 그림책에 이삿짐 아저씨들께 핀잔을 듣곤하는 그림책 마니아.
나는, 가장 좋아하는 책에는 별을, 추천할 만한 책이다.. 싶은 책엔 동그라미 스티커를 붙여 놓고 혼자서
흐뭇해 하곤 한다.
그 책들이 이제는 내 딸아이의 소중한 친구이자 장난감이 되어 딸아이 손에 붙어다닌다.
요즘엔 책을 읽어주며, 또는 딸아이가 책을 가지고 노는 걸 보며 혹시 내가 좋아했던 책을
우리 딸도 좋아하는지 어떤지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떤 책은 내가 별표를 붙였음에도 딸아이가 관심을 보이지 않기도 하고
어떤 책은 내가 별로다.. 싶었는데 딸아이가 좋아해서 내가 다시 보고 좋아진 경우도 있다.
이 책, [구름빵]은 내가 동그라미 스티커를 붙인 책이고,
우리 딸도 "빵~", "빵~"하며 좋아하는 책이다.
아직 어린 우리 딸은 그림으로 이 책을 보고, 나는 내용이 좋아, 보고 또 본다.
[구름 빵].. 제목부터가 하늘로 가볍게 솟아 오를 것 같은.. 그래서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은..
부드럽고 상쾌하고 기분 좋은 책일 것 같은..
[구름빵]은 제목에서 주는 느낌 그대로, 거기에 익살스런 그림이 더해져 아주 재미있고 상상이 풍부한
책이다.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에서도 통할 것 같은 수준 높은 삽화와 아이들의 상상과 소망이 그대로 뭍어나는
이야기..
아기 고양이들이 가져온 구름 한 조각으로 엄마가 빵을 만들고 구름으로 만든 구름빵은
공중으로 둥둥 떠 오른다.
아이들은 이 구름빵을 들고 하늘을 날아
아침을 못 드시고 허둥지둥 출근하신 아빠에게 전해드린다.
비는 내리고.. 아빠는 꽉 막힌 교통 체증에 지각할 위기에 쳐해있다가
아이들이 가져온 구름빵을 들고 하늘을 날아 무사히
제 시간에 회사에 도착하신다.
아이들은 구름빵을 들고 지붕 위에 앉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낸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 나도 구름으로 빵을 만드는 요리사가 되었으면.. 싶은 간절한 마음이 든다.
우리 딸에게 구름빵을 만들어주어 둘이 함께 하늘을 훨훨 날아
가고 싶은 곳 어디든 갈 수 있다면..
바쁜 남편에게도 구름빵 도시락을 보내줘 잠시라도 시원한 바람 느끼게 해 줄 수 있다면..
하지만 나는, 구름빵을 만드는 대신,
딸아이와 남편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상상의 구름빵을 만든다.
매일 매일..
우리가 만드는 구름빵은 무지개 색깔을 갖기도 하고,
빵 속에 슈크림이 들어있기도 한..
더더더욱 맛난 구름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