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란 무엇인가 - 행운과 불운에 관한 오류와 진실
스티븐 D. 헤일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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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선택을 하지만 모든 선택이 좋은 결과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결과가 주변 상황과 자신의 능력, 노력 등 결과를 좌우하는 건 많은 조건이 있겠지만 그보다 사람들이 더 중요하게 여기는 건 바로 운이다. 실패했을 때도, 성공했을 때도 '운'을 찾는다. 그렇다면 어디부터가 내 실력이고 어디부터가 운으로 이루어진 것일까? 정말 이 '운'이라는 것은 정말 실재하여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이 책 '운이란 무엇인가'는 오래 전부터 인류가 운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해왔는지 운에 대한 모든 것을 소개해주고 있다.



'운이란 무엇인가' 에서는 고대 철학자부터 현대 과학자에 이르기까지 운에 대해 어떤 관점이 있었는지 보여준다. 운이라는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이렇게까지 모아놓을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노벨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성공 = 재능 + 운' 이라는 방정식을 좋아한다. 진부하다고 생각될 지 모르지만, 그만큼 운은 성공에 빠질 수 없는 한 항목으로 중요하게 여겼다는 말이 된다. 이 방정식을 다르게 바꾸면 '실력 = 성과 - 운' 이라고도 볼 수 있다. 여러 경기를 예시로, 운을 확률적으로 풀어낸 부분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또 소개해 준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운이 나쁜지, 좋은지 객관적인 지표가 무엇이냐는 부분이다. 일본인 야마구치 쓰토무라는 사람은 업무차 히로시마에 갓다가 원자폭탄을 맞고 살아났다. 이후 고향 나가사키에 돌아와서 상관에게 상황을 보고하는 순간, 또다시 원자폭탄을 맞았다. 야마쿠치는 이 때 역시 죽지 않았고 93살까지 살았다. 야마구치에게 이는 행운일까? 불운일까? 이런 애매한 상황에 '세계에서 가장 불운한 사람들', '세계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들' 명단에 동시에 올라가 있다고 한다.

야마구치에게 닥친 일이 불운인지, 행운인지 보는 관점은 개인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낙관주의인지, 비관주의인지에 따라 불운인지 행운인지 평가가 달라지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낙관주의자가 사고(불운)보다 생존(행운)을 더 크게 인지하며 반대로 비관주의자들은 생존보다 사고를 더 크게 본다는 것이다.

'운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운은 단순히 내 의지와 사고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된다. 남이 보기엔 운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운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또 불운임에도 또다른 행운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관점의 차이로 미래가 가능성이 가득한 밝은 빛으로도, 온갖 위험이 도사리는 어둠으로도 보일 수 있다. 내 세상이 행운으로 가득하도록, 앞으로도 긍정적인 태도로 세상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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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 체포되다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22
크리스텔 에스피에 그림, 이정주 옮김, 모리스 르블랑 원작 / 어린이작가정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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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아르센 뤼팽'이란 이름은 다소 생소할 것이다. 하지만 괴도 루팡이란 명칭은 익숙할 지 모르겠다. 일본에서 건너와 발음이 루팡으로 달라졌지만 바로 '아르센 뤼팽'을 말하는 것이다. 온갖 술수와 변장에 능하고 그 누구도 모르게 보석을 훔치고 달아난다.

영국엔 셜록홈즈, 프랑스엔 아르센 뤼팽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아르센 뤼팽은 인기를 끌었다. 나아가 탐정 vs 괴도 구도는 다양한 매체에 널리 쓰이기도 한다. 괴도 캐릭터의 시초이자 다재다능하며 매력적인 캐릭터인 아르센 뤼팽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 '아르샌 뤼팽, 체포되다'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을까?




'아르센 뤼팽, 체포되다'는 1905넌 월간지에서 단편소설로 처음 등장하여 인기를 얻었다. 이 책에 소개하는 부분은 바로 그 월간지에 실린 소설이다. 아르센 뤼팽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사실적인 그림 삽화가 함께 그려져 있어 더욱 생생하게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선상 위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던 승객들은 그들 사이에 세계적인 도둑, 아르센 뤼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순식간에 서로간 불신과 두려움이 감돌고 나서서 뤼팽을 찾으려는 사람도 나타난다. 하지만 모습을 보이지 않는 아르센 뒤팽은 그들을 골탕먹이고 털끝 하나 모습을 보이지 않고 단서 하나 남기지 않는다.

짧은 이야기이지만, 아르센 뤼팽의 성격이 참 매력적이다. 선상 위 수많은 사람들을 속이면서도 태연자약하다. 오히려 옆에 있는 일행과 누가 범인인지 한가롭게 토론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원래 천성인지, 남을 완벽하게 속일 수 있다는 자신감인지 주변 분위기에 개의치않고 무심하게 방관한다. 자신을 잡으러 온 가니마르 형사 앞에서도, 끝내 잡혀서도 덤덤하다.

아르센 뤼팽이 전보를 날렸을 때, 자신의 모습과 정반대되는 묘사를 적었으면 적어도 1차적인 의심을 피할 수 있었을텐데. 또 배에 있던 사람도 아르센 뤼팽의 정체를 짐작하지 못했는데 가니마르 형사는 어떤 힌트를 얻어 아르센 뤼팽을 체포할 수 있었을까? 설정에 구멍이 좀 있는 것 같지만 매력적인 아르센 뤼팽 덕에 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아르센 뤼팽의 다른 활약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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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김주경 옮김, 이예나 삽화 / 북레시피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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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은 유명한 고전으로, 웬만한 사람들은 모두 이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더욱이 이번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국내 공연을 진행하면서 한창 화두에 오르고 있다. 나도 뮤지컬을 보러갈 예정이라 이번에 이야기를 완벽하게 숙지하고 싶었다.

오페라 극장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무명 오페라 가수 크리스틴, 그를 사랑하는 남자 라울과 오페라 극장을 지배하는 유령으로 불리는 에릭. 그리고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각종 미스테리한 사건사고를 파헤쳐가며 진실을 찾아간다.



섬뜩하면서도 신비한 이야기, 매력있는 캐릭터 등 오페라 유령의 작품성에 대해서는 두말할 것도 없다. 거기다 이 책 '오페라의 유령'은 멋진 삽화가 그려져있다. 책을 읽으면서 곳곳에 보이는 삽화는 이야기 속에 더더욱 빠져들게 한다. 색이 들어가있지 않은 흑백그림에다 선이 그대로 보이는 연필화라 작중의 어둡고 진중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오페라의 유령의 상황이 오랜만에 보는 오페라의 유령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등장인물, 소름돋는 사건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크리스틴이 모두를 공포에 떨게 했던 오페라의 유령을 음악의 천사인 줄로 알고 함께 얘기를 나누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내가 그 광경을 몰래 엿본 것처럼, 소름이 돋고 말그대로 유령을 본 느낌일 것이다. 단순히 말로만 듣던 전설, 우연에 일어난 사고 등이 아니라 진짜 유령이 존재하고 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그 순간 깨달아버린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실제 유령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섬뜩한 존재라니 아직도 눈앞에 생생히 보이는 듯하다.

사실 에릭도 추악한 외모만 아니었더라도 아름다운 목소리와 능력으로 충분히 사랑받으며 살아올 수 있을텐데. 어둡고 좁은 극장 안에서 홀로 쓸쓸하게 지냈을 에릭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그가 크리스틴을 보고 사랑에 빠지고 집착하는 모습은 용서해주기 어렵지만, 처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뭐든 해주고싶은 그의 마음도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다. 마지막에 이르러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심어린 동정심이라도 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오페라의 유령은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 얘기가 아니라 오페라의 무대를 배경으로 함으로써 유령의 존재와 다양한 사건, 크리스틴의 꿈과 선택 등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풍부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지금 읽어도 역시라는 말이 나올만큼 잘 쓰인 글이다. 아직 오페라의 유령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라고 꼭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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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 - 단숨에 술술 읽는
드니 랭동.가브리엘 라부아 지음, 손윤지 옮김 / BH(balance harmony)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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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렸을 떈 홍은영 작가가 그린 '만화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유행이었다. 예쁘고 화려한 그림에 새로운 이야기도 재미있어 그리스 로마 신화를 모르는 아이들이 없었다. 안타깝게도 출판사의 횡포로 계약이 중단되어 오디세우스의 여정의 마무리는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 만화를 보고 자란 사람들 중,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과 그에 관련된 이야기는 잘 알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은 그리스로마 신화를 어떻게 접하고 있을까? 신화이기 때문에 다소 난해한 내용과 수많은 등장인물이 나올텐데 역시 만화로 신화를 접하는 게 더 흥미를 끌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이 책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는 재미와 이해 모두 충족시키는 책이다.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는 만화로 이루어져있다. 이해하기 쉬울 뿐더러 해헉적이고 과장된 그림이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해준다. 밝은 그림체 덕분에 신화가 어렵게 느껴지긴 커녕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더욱이 '신들의 이야기'인만큼 그리스 신화 속 주요 신의 탄생 배경부터 주변 신과 관계 정도만 서술되어 처음 그리스로마 신화를 접하는 사람에겐 입문용으로 딱 좋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각 신들이 벌인 사건과 연관된 인간들을 모두 서술하자면 책 한 권으론 부족할테니 완급 조절을 적절히 하여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신화 속 신들을 지켜보자면, 신들도 감정을 느끼고 속고 속이며 때론 실수하는 것을 보면 인간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특히 페르세포네 이야기를 보면 하데스는 페르세포네 마음을 얻는 대신, 속여서 지하로 끌고 들어왔으며 딸을 잃고 상심하는 데메테르의 모습, 최고신 제우스마저 만능은 아니라는 점 등이 신의 모습보단 인간의 모습과 닮았다.

하지만 또 인간이 아닌 신이기에 날씨가 바뀌고 계절이 달라지는 것도 참신한 현상이다. 산 아래 티탄족을 가둔 이야기나 태양이 뜨고 지는 모습 등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힘과 자연현상에 신들의 이름을 붙인 것이 재미있었다. 그리스 사람들은 신들의 모습에 전지전능한 완벽한 신이 아닌,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더 다양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 속 이야기를 읽다보면 신화 속 더 많은 등장인물과 이야기가 저절로 궁금해진다. 이 책에서 신들의 얘기를 썼으니 후속으로 신들의 더 자세한 이야기나 인간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처음 그리스로마 신화를 접하는 사람이나 색다른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재미있는 그림과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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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
고미네 하지메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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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키메데스는 고대 그리스 물리학자로, 물을 이용해 금관을 손상시키지 않고 부피를 재는 방법을 발견하여 '유레카!'를 외친 일화로 유명하다.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라는 이 책의 제목에도 등장하는 인물인 아르키메데스와 이 일본 추리 소설이 아르키메데스와 무슨 상관일까?

이 책은 미유키라는 한 소녀의 장례식장부터 시작된다. 병으로 인해 죽었다고 미유키는 사실 임신 중절 수술을 하다 사망하고 말았다. 이에 분개한 미유키의 부모님 겐지로와 쇼코는 미유키가 임신까지 하게 된 경위를 쫓으며 복수를 다짐한다. 겐지로는 미유키가 죽을 때 '아르키메데스'라고 읊조리던 마지막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겐지로는 이를 학업에 대한 걱정을 했던 것이라 여겼지만 과연 그럴까? 미유키가 숨기려던 것을 과연 밝혀낼 수 있을까?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는 유명한 일본 추리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축사가 눈에 띄어 읽어보게 된 소설이다. 내 착각일 수 있겠지만 그래서인지 문체가 좀 비슷해보이기도 한다. 또 70년대가 배경이라 이질감이 들까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또 주인공이 고등학생에 학교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다소 순진하고 밝은 모습을 예상했는데 주인공들도 마냥 선한 모습만을 보여주는 인물이 아니라 더 흥미진진했다. 작품 분위기를 너무 가라앉지도, 너무 발랄하게 만들지도 않는 비법이 바로 이 입체적인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나오는 것 같다.

다만 주인공 주변인물 중, 가정이 있는 남자와 불륜을 하는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이를 받아들이는 인물의 모습도 묘사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지나가 당황스러웠다. 심지어 남자가 가정을 정리했거나 정리한단 말도 없고 심지어 불륜인 상대를 가족에게 소개하기까지 한다니? 일본에서 불륜은 흔하다더니 꽤 오래 전부터 그랬나보다 하고 애써 넘어갔다.

미유키가 비밀을 가진 채 죽었지만, 남겨진 자들은 그 진상을 파헤치려한다. 어떻게 임신까지 이루어졌는지 그 상대는 누구인지, 또 미유키는 그 상대를 지키려하는건지, 아니면 수치심에 숨기려하는건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유키의 과거 얘기가 주로 다뤄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미유키가 죽은 이후에도 사건이 터지면서 자연스럽게 진상이 밝혀진다. 전혀 별개의 것으로 보였던 사건이 조금씩 이어져 서서히 풀리는 것이 재미있었다.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극찬한 작품이었는지 이해가 되는 작품이다. 탄탄하게 서사를 잘 끌어나가면서 적시적소에 인물과 사건을 배치한다. 한시도 지루할 틈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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