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김주경 옮김, 이예나 삽화 / 북레시피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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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은 유명한 고전으로, 웬만한 사람들은 모두 이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더욱이 이번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국내 공연을 진행하면서 한창 화두에 오르고 있다. 나도 뮤지컬을 보러갈 예정이라 이번에 이야기를 완벽하게 숙지하고 싶었다.

오페라 극장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무명 오페라 가수 크리스틴, 그를 사랑하는 남자 라울과 오페라 극장을 지배하는 유령으로 불리는 에릭. 그리고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각종 미스테리한 사건사고를 파헤쳐가며 진실을 찾아간다.



섬뜩하면서도 신비한 이야기, 매력있는 캐릭터 등 오페라 유령의 작품성에 대해서는 두말할 것도 없다. 거기다 이 책 '오페라의 유령'은 멋진 삽화가 그려져있다. 책을 읽으면서 곳곳에 보이는 삽화는 이야기 속에 더더욱 빠져들게 한다. 색이 들어가있지 않은 흑백그림에다 선이 그대로 보이는 연필화라 작중의 어둡고 진중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오페라의 유령의 상황이 오랜만에 보는 오페라의 유령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등장인물, 소름돋는 사건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크리스틴이 모두를 공포에 떨게 했던 오페라의 유령을 음악의 천사인 줄로 알고 함께 얘기를 나누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내가 그 광경을 몰래 엿본 것처럼, 소름이 돋고 말그대로 유령을 본 느낌일 것이다. 단순히 말로만 듣던 전설, 우연에 일어난 사고 등이 아니라 진짜 유령이 존재하고 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그 순간 깨달아버린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실제 유령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섬뜩한 존재라니 아직도 눈앞에 생생히 보이는 듯하다.

사실 에릭도 추악한 외모만 아니었더라도 아름다운 목소리와 능력으로 충분히 사랑받으며 살아올 수 있을텐데. 어둡고 좁은 극장 안에서 홀로 쓸쓸하게 지냈을 에릭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그가 크리스틴을 보고 사랑에 빠지고 집착하는 모습은 용서해주기 어렵지만, 처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뭐든 해주고싶은 그의 마음도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다. 마지막에 이르러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심어린 동정심이라도 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오페라의 유령은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 얘기가 아니라 오페라의 무대를 배경으로 함으로써 유령의 존재와 다양한 사건, 크리스틴의 꿈과 선택 등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풍부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지금 읽어도 역시라는 말이 나올만큼 잘 쓰인 글이다. 아직 오페라의 유령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보라고 꼭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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