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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 우리 괴물 1 - 신과 인간의 이야기, 신화 ㅣ 우리 신, 우리 괴물 1
김혜정 지음 / 페이퍼타이거 / 2025년 9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무속신앙에 의지를 많이 해왔다. 작게는 가정에 불화나 사고가 생겼을 때 조언을 얻는 목적으로, 크게는 나라의 길흉화복을 점치거나 재난이 닥쳤을 때 의지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옛일이라고 치부할 지 모르지만 그 영향은 현재에도 미친다. 오늘날 주위를 둘러보면 점집을 찾고 부적을 쓰는 일은 부지기수고 집안 대소사를 결정할 때 길일을 잡기도 한다. 또한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태몽을 꾸고 아이의 성별과 미래를 가늠하기도 한다.
이를 보면 우리나라 생활과 무속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닐까? '우리 신, 우리 괴물'은 총 두 권으로 한국의 무속신앙에 대해 더 상세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신, 우리 괴물 1'에선 우리가 익숙한 가신과 자연신 그리고 마고할미, 설문대할망과 같은 창조신 등 다양한 신들의 모습과 전승을 소개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신과 신화가 존재했는지 놀랄 뿐이다. 특히 집을 지켜준다는 가신의 존재는 독특하다. 대문, 부엌, 화장실 등 집 곳곳에 담당하는 신을 둠으로써 집안의 평화를 빌었다. 기거하는 집에까지 신의 존재를 두다니 우리나라는 생활부터 무속과 밀접했다. 오늘날 집의 기능의 축소되고 구성원이 적어지며 많은 신들이 설 자리가 사라졌지만, 조왕신이나 측신이 있다고 생각하면 한층 더 든든하고 따뜻한 느낌이 든다.
또 여러 신 중에서도 우리나라 역사 속 개국왕인 단군, 주몽, 박혁거세 등의 인물은 실존했던 사람이지만, 동시에 신으로 추앙받아왔다는 점이 재미있다. 옛사람들은 한 나라를 세울만큼 특출난 인물을 신이라고 믿었다. 그렇기에 이들의 태생은 다른 인간과 다르게 비범하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부모의 혈통, 남다른 능력, 기이한 출생 등 평범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보여주어 한 사람을 신적 존재로 만들었다.
고구려를 세운 주몽만 해도 하늘과 강의 신의 아들이며 위기에 처했을 때 동물들이 도와주기도 한다. 또 그의 활솜씨는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명궁이라고 알려져 있다. 신라를 세운 박혁거세 또한 기이한 빛을 내는 알에서 태어났으며 동식물이 기뻐했다는 설화가 있다.
한 나라를 세운 왕을 더 비범하고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신화를 붙여 차별성을 두다니 이 또한 무속과 가까웠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내세울만한 이야기다. 어릴 적엔 건국왕들의 신화를 듣고 흘렸는데 신화가 만들어진 배경을 알고나니 더 흥미롭게 보였다.
'우리 신, 우리 괴물 1'에서는 다양한 신과 무속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다. 익숙한 내용도 있었지만 새롭고 다양한 이야기가 많아 재미있게 읽었다. 다음 권인 2권도 한 번 읽고싶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무속이 이상하고 헛것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우리 역사와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꽤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