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다고 믿는 것을 다르게 보는 법, 수학 - 슈퍼마켓에서 블랙홀까지
미카엘 로네 지음, 김아애 옮김 / 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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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학을 좋아하는 편이다. 수학은 답이 명확하다. 하지만 문제를 어떻게 접근하는지에 따라 풀이방법은 가양각색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게 풀 수 있지만 해답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하지만 수학을 일상에 응용하는 사람은 잘 보지 못한 것 같다. 여태 수학은 시험을 위한 학문일 뿐, 살아가며 어떻게 빠르고 정확한 답을 찾을지 생각하지 못한다. 머리로 계산하는 것보단, 빠르고 편한 검색이 실생활에 녹아있는 탓도 하다. 이 책 '잘 안다고 믿는 것을 다르게 보는 법, 수학'은 우리에게 일상에서 수학을 어떻게 적용시키고 생각할 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을까?


수학은 시험지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수학은 일상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 터이다. '잘 안다고 믿는 것을 다르게 보는 법, 수학'은 슈퍼마켓부터 수학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슈퍼마켓의 가격이 대부분 1이나 2로 시작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는 슈퍼마켓에만 한정되는 현상이 아니다. 전세계 30%의 국가 인구수는 첫번째 숫자가 1로 시작한다. 태양계 행성의 50%가 지름이 1이다. 프랭크 벤퍼드는 이러한 분포를 '이례적인 수의 법칙'이라고 불렀다. 이런 현상은 우리에게 '이례적'으로 느껴져 놀랍다. 하지만 자연에서는 이 법칙이 보편적인 듯하다. 이처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듯 하더라도 실상은 다르게 보이는 경우가 왕왕 있을 것이다. 이것을 시작으로, 우리는 새롭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키워야 한다.

책에서 종종 나오는 수의 개념의 깨는 데 거침없다. 예를 들어, 200유로인 상품에 8유로를 인상하는 것보다 2유로인 상품에 8유로를 올린 경우를 더 언짢게 볼 것이다. 같은 가격인 8유로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는 단순히 덧셈, 뺄셈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곱셈, 나눗셈을 이용해 생각해봐야 한다. 즉, 전자는 약 4퍼센트 올렸지만, 후자는 5배나 올린 가격이 된다고 봐야하는 것이다. 각 상대적인 차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밝은 곳에서 볼 때의 전등과 어두운 곳에서 볼 때의 전등, 만과 억 사이에서의 백만의 위치 등 다양한 예시를 들며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관점을 깨주려 노력하지만 이미 자각하고 있음에도 그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았다. 수를 제대로 파악하고 볼 수 있다면 우리도 객관적으로 명확히 볼 수 있는 눈을 가질텐데 그것은 쉽지 않다.

이 외에도 이 책에선 만유인력, 무한, 색깔, 상대성이론 등 다양한 수학 이론을 내세우며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심어주려 노력하고 있다. 여태 어떤 수학책에서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접근방식을 보여주기에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나름 수학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명확히가 아닌, 모호하게 인지하고 있는 수준이란 것도 깨달았다. 이 책을 통해 모두가 수학이 얼마나 신비한 학문인지 알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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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모양일까? 공부는 크크
올드스테어즈 편집부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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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엔 다양한 모습을 가진 물건들을 마주할 수 있다. 톱니바퀴처럼 나 있는 병뚜껑, 원기둥 모양을 하곻 있는 음료수 캔, 항상 반원 모양으로 뜨는 무지개까지. 어느 누구에게 물어보더라도 쓸데없는 질문하지 말라거나 '원래 그렇다'는 답을 받기 일쑤다. 서로 다른 브랜드임에도 같은 종류이기에 똑같은 모양을 할 수도, 또 같은 종임에도 쓰임에 따라 다른 모양을 갖을 수도 있다. 이러한 차이는 어떻게 생기는 걸까? 이 책 '왜 이런 모양일까?'에서는 그 이유들을 파헤쳐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왜 이런 모양일까?'는 만화로 진행된다. 선생님이 우리에게 찬찬히 설명을 해주듯 짧은 설명문과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 예시는 나이테는 어떻게 생겼는지, 왜 겹겹이 둘러싼 모양인지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계절에 따라 밝고, 어두운 색을 번갈아 가지며 성장하기 때문에 고리모양을 가지는 나이테는, 사실 계절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 땅의 높낮이나 주변 나무들과 거리나 크기 차이 등 환경적 요인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흔히 알고 있는 나이테로 방향을 알 수 있다는 건 헛소문이라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자연히 나이테를 통해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틀린 이야기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이외에도 연필이 왜 육각형인지, 뇌는 왜 호두모양인지, 사탕 막대기에는 왜 구멍이 있는지 등 일상에서 쓰는 물건이나 흔히 마주할 수 있는 것을 소재로 하기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만화로 되어있어 어렵지 않고 재미있기까지 하다. 누군가는 무심코 지나쳤을 모양에 대한 비밀을 알고 나니 이젠 어떤 걸 봐도 왜 저런 모양을 가지게 되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한창 물음이 많을 아이들이 읽기에도 호기심 충족과 사고력을 길러주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왜 이런 모양일까?'라는 물음에 명확한 답을 내려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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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 여백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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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며 공부를 하고, 친구를 사귀고 예절을 배운다. 학생들에게 있어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다, 소외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절실할 것이다. 이 책 '죄의 여백'에서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의 심리와 행동을 잘 보여준다. 가나는 아빠와 함께 살고 있다. 마음이 따뜻한 가나는 학교에서도 즐겁고 사이좋게 잘 보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가나는 유서 한 장 남기지 않은 채 학교 난간에서 떨어져 목숨을 달리하고 만다. 이 충격적인 사건에 실의에 빠진 아버지안도에게 딸의 친구라는 학생이 찾아온다. 과연 가나의 죽음의 비밀을 밝힐 수 있을까? 가나의 죽음은 자살일까, 아니면 누군가의 계획일까?



가나는 연예인을 꿈꾸는 사키와 부유한 집안인 마호를 친구로 사귄다. 하지만 셋이 함께 지내며 삐걱거리게 되고 가나는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지쳐가고 만다. '학교'에서 교우관계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다루기 어려운 문제이다. 아이들 스스로 겪으며 맞춰나가며 배워나가야 할 문제이다. '죄의 여백'은 실제 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주듯 생생하다. 가나와 사키, 마호 사이에 있는 미묘한 질투, 소외되고 싶지 않은 절박함, 사춘기 아이들의 사소하면서 예민한 행동 등을 모두 보여준다. 아이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건 육체적 폭력만이 아니다. 흔히 은따라고 하는 따돌림이 우리나라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 괴롭히는 행위는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무리에 끼워주지 않는다. 마치 교실에서 없는 것마냥 무시하고 피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따돌림 당하는 아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많지 않다.

무리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은 어른이 보기에 안타깝기만 하다. 이를 알게 된 아버지 안도는 오죽하겠는가? 따돌림을 주도하는 학생은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를 방관하는 다른 학생들도 남일이라며 무시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서로 이해하며 배려하고, 외로워하는 친구에게 손 내밀어주는 건 교실 내 모든 이들이 해야 할 책임이다. 무리에 떨어지지 않기위해 남을 떨어뜨리기보단 모든 이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방법을 배울 때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학교폭력으로 인해 고통받는 아이들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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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달린 형제, 꼬리 달린 친구 - 인간과 동물 사이, 그 사랑과 우정의 커뮤니케이션
제인 구달 외 지음, 채수문 옮김, 최재천 감수 / 바이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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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한 종으로서, 우리 인간은 자연의 위대한 실패작이며, 결점투성이에다 오만하기 짝이없는 자칭 성자다.' 영화배우 윌리엄 섀트너가 쓴 추천글의 서두가 매섭다. 말그대로 인간은 자연을 멋대로 점령하고 망쳐왔으며 오늘에 이르러서 극심한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인간에게 해가 되니 그제야 수습하는 모습이라니, 인간이 이기적이라 욕해도 할 말이 없다. 환경 문제는 지금 당장 시작해도 늦은 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터전을 빼앗기고 목숨을 위협받는 다른 동물들은 어떨까? 그들은 언제부터 어떻게 피해를 받아왔는가? 이 책 '날개 달린 형제, 꼬리 달린 친구'는 지구에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있음을, 그들에게도 눈돌릴 것을 말하고 있다.


'날개 달린 형제, 꼬리 달린 친구'는 동물을 사랑하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만든 책이다. 동물보호가, 연구자, 생물학자 등 온갖 동물들의 전문가로서 누구보다 동물과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사람들이다. 책 속엔 이들의 다양한 경험들이 그대로 녹아 있다. 개, 고양이뿐만 아니라 고릴라, 표범, 앵무새, 코끼리 등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는 동물들의 이야기이기에 더 새롭고 신기하다.

이들의 감동적인 이야기 중에서 하나 소개하자면, 스테이시 오브라이언과 올빼미 웨슬리의 이야기였다. 야생동물 구조센터에서 만난 올빼미 웨슬리는 회복이 어려운 부상으로 스테이시와 함께 지내게 된다. 사실 올빼미는 맹금류에 인간과 전혀 다른 환경을 필요로 하기에 사람과 함께 살기엔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인간이 해줄 수 있는 거라곤, 부상을 치료해주고 다른 야생동물에게 해를 입지 않도록 우리에 가둬두고 키우는 것뿐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스테이시는 이 올빼미에게 웨슬리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냉장고에 웨슬리를 위한 먹이를 두며 일상에 항상 함께하도록 집에 웨슬리를 위한 자리를 만들어두었다. 나였다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일을,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리고 자연스럽게 웨슬리와 함께 지내게 되었다. 웨슬리와 함께 하는 스테이시의 일상은 따뜻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심지어 웨슬리와 스테이시가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말도 진실로 느껴졌다.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동안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분명 찾아냈을 것이다.

스테이시가 병에 걸려 자살을 고려했을 때도, 이를 막아준 것은 웨슬리의 존재였다. 웨슬리를 위해 살아야겠다 마음 먹고 아픈 몸을 이끌고 버티고 견뎌냈다. 스테이시가 가장 어두웠던 때 웨슬리가 구해준 것처럼, 스테이시도 웨슬리의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고 곁을 지켰다. 올빼미와 사람의 교감은 생소한 주제였기에 선입견에 사로잡혀 위험하진 않을지, 함께 살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스테이시는 그런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았다.

이 책에 적힌 사람들처럼, 나도 더 많은 동물들에 대해 알고 더 많은 동물들과 교감을 나누고 싶다. 애완동물로 익숙한 개나 고양이 뿐만 아니라 자연에는 더 다양하고 수많은 동물이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앞으로 이 곳 지구가 오직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닌, 자연과 어우러져 동물들과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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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티 씽 - 반짝이는 것은 위험하다
자넬 브라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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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는 흔히 상류층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접근해 사기를 치며 돈을 모으고 있다. 아픈 엄마를 위해 병원비를 모으기 위해 사기치는 거라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기는 일상처럼 익숙해져 간다. 니나는 sns를 통해 표적을 고르고 정보를 얻는다. 그의 재력부터 성격, 성향, 환경, 주변 사람들의 정보까지. 뽑내고 과시하길 좋아하는 상류층 사람들은 쉽게 리나의 표적이 되었다. 니나는 엄마의 병세가 깊어지자 다시 사기 행각을 준비하게 되고, 니나의 다음 표적은 sns 인플루언서, 바네사로 정해진다. 니나는 새로운 신분으로 위장해 바네사에게 접근하게 되고, 사기극은 시작된다.


누구나 삶 속에서 어려운 일은 있겠지만, 모두 니나처럼 나쁜 길로 빠지는 것은 아니다. 니나는 어머니부터 사기를 쳐왔고, 돈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기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그가 처한 환경은 그가 가진 꿈과 노력을 좌절로 빠뜨리기에 충분했고, 결국 '사기'라는 범죄에 빠지기 무척 쉬웠을 것이다. 그 어떤 것보다 니나가 처한 환경에서 구해줄 주변인이 없다는 것도 안타까웠다. 그래서 니나의 사기는 범죄지만, 오히려 동정어린 눈으로 지켜보게 된다. 니나가 생존을 위해 사기를 칠 때, 피해자인 상류층들은 오히려 가볍게 넘어갈 수 있을 일이라는 점이 니나의 환경과 대비되어 보였다. 상류층의 삶을 동경하면서 자신의 삶은 더더욱 초라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한편, 바네사는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고 여러 옷과 물건들을 협찬 받으며 sns 사진을 올린다. 바네사가 올리는 사진은 화려하고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삶일 것이다. 하지만, 정작 바네사는 약혼자에게 버림받고 부모님도 모두 안 계신 상황에서 매우 외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sns는 마냥 행복하고 밝은 이야기들이 가득했는데 그 이면은 정반대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니나는 바네사에게 접근하며 실상을 발견하며 무엇을 느끼게 될지 기대된다.

니나는 새로운 신분으로 바네사에게 접근하게 되는데, 이 둘은 과연 가까워질 수 있을까? 겉으로 보기에 굉장히 다른 이 두 사람의 만남은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이질적이다. 하지만 가짜 신분으로 다가간 니나나, 어두운 사정을 숨기고 밝은 면만 보이는 바네사는 어찌보면 굉장히 닮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sns는 현대인에게 있어 필수품이라 할 정도로 익숙한 소통창구이다. 남에게 보여지는 내 모습이 초라해보이기 싫어 일부러 더 과장하고 더 꾸민다. 그렇게 과장된 일상을 보고 우리는 부러워하기도 하고 나아가 나의 생활과 비교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sns 속 그 모습은 상대방을 100% 이야기해주진 않는다. 니나와 바네사가 그랬던 것처럼 사람의 겉모습이나 sns에 올려진 글은 그 사람의 속마음까지 보여주진 않는다. 보여지는 데에만 치중해버린 니나와 바네사와 같은 실수는 하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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