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달린 형제, 꼬리 달린 친구 - 인간과 동물 사이, 그 사랑과 우정의 커뮤니케이션
제인 구달 외 지음, 채수문 옮김, 최재천 감수 / 바이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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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한 종으로서, 우리 인간은 자연의 위대한 실패작이며, 결점투성이에다 오만하기 짝이없는 자칭 성자다.' 영화배우 윌리엄 섀트너가 쓴 추천글의 서두가 매섭다. 말그대로 인간은 자연을 멋대로 점령하고 망쳐왔으며 오늘에 이르러서 극심한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인간에게 해가 되니 그제야 수습하는 모습이라니, 인간이 이기적이라 욕해도 할 말이 없다. 환경 문제는 지금 당장 시작해도 늦은 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터전을 빼앗기고 목숨을 위협받는 다른 동물들은 어떨까? 그들은 언제부터 어떻게 피해를 받아왔는가? 이 책 '날개 달린 형제, 꼬리 달린 친구'는 지구에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있음을, 그들에게도 눈돌릴 것을 말하고 있다.


'날개 달린 형제, 꼬리 달린 친구'는 동물을 사랑하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만든 책이다. 동물보호가, 연구자, 생물학자 등 온갖 동물들의 전문가로서 누구보다 동물과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사람들이다. 책 속엔 이들의 다양한 경험들이 그대로 녹아 있다. 개, 고양이뿐만 아니라 고릴라, 표범, 앵무새, 코끼리 등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하는 동물들의 이야기이기에 더 새롭고 신기하다.

이들의 감동적인 이야기 중에서 하나 소개하자면, 스테이시 오브라이언과 올빼미 웨슬리의 이야기였다. 야생동물 구조센터에서 만난 올빼미 웨슬리는 회복이 어려운 부상으로 스테이시와 함께 지내게 된다. 사실 올빼미는 맹금류에 인간과 전혀 다른 환경을 필요로 하기에 사람과 함께 살기엔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인간이 해줄 수 있는 거라곤, 부상을 치료해주고 다른 야생동물에게 해를 입지 않도록 우리에 가둬두고 키우는 것뿐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스테이시는 이 올빼미에게 웨슬리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냉장고에 웨슬리를 위한 먹이를 두며 일상에 항상 함께하도록 집에 웨슬리를 위한 자리를 만들어두었다. 나였다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일을,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리고 자연스럽게 웨슬리와 함께 지내게 되었다. 웨슬리와 함께 하는 스테이시의 일상은 따뜻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심지어 웨슬리와 스테이시가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말도 진실로 느껴졌다.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동안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분명 찾아냈을 것이다.

스테이시가 병에 걸려 자살을 고려했을 때도, 이를 막아준 것은 웨슬리의 존재였다. 웨슬리를 위해 살아야겠다 마음 먹고 아픈 몸을 이끌고 버티고 견뎌냈다. 스테이시가 가장 어두웠던 때 웨슬리가 구해준 것처럼, 스테이시도 웨슬리의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고 곁을 지켰다. 올빼미와 사람의 교감은 생소한 주제였기에 선입견에 사로잡혀 위험하진 않을지, 함께 살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스테이시는 그런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았다.

이 책에 적힌 사람들처럼, 나도 더 많은 동물들에 대해 알고 더 많은 동물들과 교감을 나누고 싶다. 애완동물로 익숙한 개나 고양이 뿐만 아니라 자연에는 더 다양하고 수많은 동물이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앞으로 이 곳 지구가 오직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닌, 자연과 어우러져 동물들과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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