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사냥꾼이 간다 1 : 요괴마을 - 2021년 제9회 스토리킹 수상작 비룡소 스토리킹 시리즈
천능금 지음, 전명진 그림 / 비룡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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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행운에만 몰두해 자기 기운을 귀신들한테 빼앗기고 있는 줄도 몰라. 알아도 무시하지. 그 행운이 너무나 좋으니까. 67p


태희는 돈 궤짝 귀신에게 돈을 받고 원하는 물건을 가져다주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돈을 받은 후 형에게 덤벼드는 등 평소와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귀신은 사람들을 유혹하고 결국 사람의 몸을 빼앗는 것을 목표로 살아간다.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사람들은 누구나 돈을 좋아한다. 이렇게 돈 궤짝 귀신처럼 누군가가 돈을 준다면, 그것이 불러올 결과는 생각지도 않고 그것을 행운이라 여기며 받아들이게 된다. 태희와 돈 궤짝 귀신 사건은 대가 없는 행운은 없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가끔은 말이다,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이 아픈 게 더 힘든 법이지... 우정이에게 학교 생활은 배 아픈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이었어. 144p


학교에 갈 시간만 되면 배가 아파서 뒹구는 우정이. 우정이의 배를 아프게 만든 것은 돌아가신 우정이의 할머니 귀신이었다. 할머니는 왕따를 당해 학교를 피했던 우정이를 돕기 위해 먹으면 복통을 일으키는 맛 사탕을 준 것이었지만 자신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깨닫는다.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많은 세상. 친구의 따뜻한 손길만 있으면 아픈 마음도 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해주야, 난 너를 만나서 비로소 내가 되는 법을 알았어. 형이니까 항상 동생부터 챙겨야 한다는 말에 나는 나를 돌보지 못했거든. 185p


늘 동생 태희를 챙기느라 자신의 것은 포기하며 살았던 태주. 태주는 야구를 좋아하는 태희를 위해 늘 야구를 함께 해주는 좋은 형이지만 정작 좋아하는 것은 축구다. 해주에게는 야구가 아닌 축구를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축구화도 선물받는다. 그리고 태희 형이 아닌 강태주로 일어서기 위해 노력한다. 형이니까, 언니니까 동생 챙기라는 말을 너무나 많이 들었을 첫째 아이라면 태주에게 쉽게 공감할 것이다.




가족들이 함께 살 집을 사려면 큰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태희에게 나타난 돈 궤짝 귀신. 머리숱이 적어 스트레스를 받는 보아에게, 빗으면 머릿결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참빗을 준 긴 머리 귀신. 아이들의 왕따로 마음이 아픈 우정이에게, 먹으면 배가 아파 학교를 못 가게 만들어주는 맛 사탕을 준 할머니 귀신.


이들 귀신은 아이들의 욕망과 아픔을 꿰뚫어 보고 귀신이 깃든 물건, 즉 귀물을 건넨다. 나약한 아이들은 귀물을 거절할 수가 없다. 귀물만 있으면 지금보다 더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귀물은 마냥 행운이 아니었다. 욕망이 충족되어 행복하다고 느끼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거리는 멀어지고 귀물에 기댄 자신은 한없이 약해져 간다. <귀신 사냥꾼이 간다>는 단순히 귀신을 잡는 판타지와 모험만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은 어떠한지 들여다보고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통쾌함과 코끝 찡한 감동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놀랍다. '양념, 간장, 프라이드 치킨을 함께 먹는 느낌'이라는 한 어린이 심사위원의 심사평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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