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집에 전화를 한다.
전화를 하기만 하면
언제나 전화를 받던 어머니
아무리 기다려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매일매일 전하던 안부를 어찌할까.
그래도 나는 전화 앞에 우두커니 앉아
떨리는 손으로 수화기를 귀에 대고
행여나 어머니 음성 들릴까
숨죽여 전화벨 소리를 듣는데
전화벨 소리 저쪽 끝
너무나 넓고 아득한 쓸쓸함만
전화 줄을 타고 와
나를 덮는다.
어머니!
-시집 <위험한 향나무는 버릴 수 없다<(시학). 2006.8.30한겨레 신문 <시인의 마을>에서 재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