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쓰기와 상상력의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최재목 지음 / 知&智(지앤지)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책머리에 "온갖 더러운 것들을 받아들여 맑고 아름다운 것으로 만들어내는 늪, 늪은 끊임없이 생성하면서 동시에 끊임없이 파괴되고 있다.", "나의 시적, 생태적, 생명적 상상력의 근원이 되고 있는 늪. 그것은 오랫동안 내가 찾고 있었던 어떤 매력적인 개념 즉 내 사색과 글쓰기의 시야에 '장르 통섭적, 문화 통합적 글쓰기, '새로운 인문학적 상상'의 모형으로서 포착된 착상이다."라고 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늪의 깊은 가치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자 한다.     

이러한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적, 네트워크적 글쓰기는 저자의 약력에 나와 있는 것처럼 시와 철학의 두 영역의 융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문학과 철학 이 분야는 고유의 성격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데서 또는 상대 학문영역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자칫 대립각을 세우기가 쉬운데, 뜻밖이면서도 신선하다. 다만, 책에서 말하고 있는 발상은 매우 새로운 데 반해 그 발상들을 엮어내는 사유의 전개는 너무 소략한 감이 있다. 비근한 예로 <華엄的, 緣起的 성찰>에서 "늪은 불교의 삶과 세계의 연기적 현실을 상징적으로 잘 드러내 보여주기 때문에, 늪의 글쓰기는 연기적 글쓰기라 정의해도 좋다"고 하는데, 그에 대한 단편적.선언적 기술만 따르지 설득력 있는 깊은 이해로 이끌지는 못한다. 이와 관련해서 책머리에 저자 역시 자신의 글 어떤 부분에 논거가 부족한 점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아마 저자가 구상하고 사색한 내용을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욕이 앞선 데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이 사유들을 보다 치밀하게 가다듬은 역작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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