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냐님께서 주신 책, 

책의 소개글에도 나와 있지만,  세계은행을 조기 퇴직해서 '국제 투명성 기구'라는 단체를 설립한 페터 아이겐이 국제 투명성 기구의 창립 계기서부터 지난 10년간의 궤적을 그린 책입니다.  

이 사람의 활동 뒤에는 그의 부인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은행의 간부로 각국을 다니면서 근무한 페터 아이겐이 이른바 엘리트 경제인 코스를 밟아간 반면,
그 부인은 그가 가는 나라의 빈민에 대한 구호활동을 하는 의사였습니다.
그 나라의 권력자들을 상대하던 남편과, 그 나라의 가장 어려운 계층을 접하는 부인이 보는 세계는 확연히 달랐겠지요.
세계은행과 각종 개발지원기금의 거래에 늘 부패가 있다는 것에 문제의식이 있던 차에,  아내와의 토론을 통해서 권력자들의 부패가 부패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나라 국민과 경제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치는지를 더 명확히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국제 투명성 기구가 10년 남짓한 시간동안에 세계에 100여개의 지부가 설립하고, 부패 방지를 위한 움직임을 현실화하기까지의 여정에 대해서는 상세히 책에 나와 있구요..

제대로 된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래서부터의 세계화' 도 필요하고, 다른 편으로 페터 아이겐과 그 동료들 같이 상층부에서 그들이 할 일을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부패한 정권을 '타도' 하는 움직임도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결정권을 쥔 사람들을 대상으로 끈질기게 설득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 이 사람의 입장이었습니다.

이렇게 설득하고 알려내는것 만 해도 많은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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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엊저녁에 읽었는데, 책을 집에 놓고 왔습니다. 
집에서 글 쓴다고 오래 앉아 있으면 아이들이 "왜 엄마는 컴퓨터를 그렇게 많이해?  우리는 한시간밖에 못하게 하면서. 게다가 엄만 병원에서도 하잖아?"라고 테클을 걸어서 집에서는 컴을 오래 못해요.  ㅡ.ㅡ;;
그래서 퇴근 전에 기억에 의존해서 간단히 기록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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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후사 2004-09-15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패가 없어지긴 없어져야 하는데 말이죠. 한국과 같은 상황에서는 글쎄요... 이정도로 학연이랑 지연이랑 꼬일대로 꼬여있으면 학연과 지연의 수혜자가 아닌 사람들은 강준만 교수 말대로 뇌물을 주는 것 밖에 방법이 없겠죠. 전 한국에서의 부패는 그 근원부터 철저하게 해체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얀마녀 2004-09-15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마냐 2004-09-15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희생 감수해도 끈질긴 설득과 설득....설득한다고 뭔가 이뤄지다니...그분은 성공한 개량주의자인가요? ^^

tarsta 2004-09-15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상 서랍을 정리하듯, 몽창 다 뒤집어 한곳에 놓고 속안에 쌓인 먼지를 닦아낸 다음
하나씩 하나씩 차곡차곡.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고 싶어요. -_-
아아 설득이라니.. 대단한 일입니다.

가을산 2004-09-16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분을 하자면, 마냐님 말씀대로 개량주의자랄 수도 있겠네요.

이 사람의 경우에도 아내를 통해 다른 계층의 실상을 접할 수 있었듯이,
개인이 어떤 계층에 속해 있든, 계층간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에 다양한 전문직이 분화되어 있듯이, 시민단체에도 다양한 계층에서 다양한 방향이 필요할겁니다.

하늘거울 2004-09-16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득' 그게 과연 될까요? 가장 최상의 방법이긴 한데, 한 번 검은돈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새로이 거듭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지 않네요. 너무 부정적인 생각인가요? 그런 모습들을 너무도 많이 봐와서 억장이 무너져서요. ㅠㅠ 그래도 끊임없이 설득에 설득을 거듭하면 검은색이 회색쯤으로 변하는 것은 가능할라나요?

바람구두 2004-09-17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편 올렸어요. 흐흐.

털짱 2004-09-20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패한 사람들에게 정권유지의 합리성(내지는 내구성)의 당근으로 설득했겠지요..? 쉽게 정권을 바꾸거나 사회 시스템을 변혁하는 것은 어려우니 최소한의 숨쉴 구멍이라도 제공해주자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가을산님도 전천후 서재인이시네요. 아, 부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