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아이들은 해리포터 보여주고 나는 911을 보았다.

다큐멘터리에 알고 있던 것보다 새로운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영화라는 매채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잘뭇된 전쟁에 대해, 현재의 미국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다국적기업들의 막강한 힘에 대해 눈을 떴으면 좋겠다. 

또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더 끔찍했던 팔루쟈의 학살과 포로 수용소의 포로학대는 이 영화가 만들어진 후에 터져서 이 영화에 같이 담기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아래 글은 현재 미국 정부, 정부 요직을 맡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이라크 전쟁에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에 관한 글이다.

지난 4월 대전서 있었던 토론회의 발제문인데,  퍼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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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와 전쟁

 


  4월 28일 한국에서는 ‘이라크 재건사업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 협의회는 미상무부차관보(이라크재건사업본부장)과 이라크연합군 임시정부 프로그램관리국 국장이 연설을 통해 각각 이라크 진출 기업에 대한 미국정부의 지원과 ’이라크재건‘프로그램전략 개관에 대해 연설을 했고 Parsons, Lucent Technology, Louis Berger Group, Flour-Amec, Foster Wheeler UK 등이 하청업체와의 계약을 위한 설명을 하는 자리였다. 또한 한국의 관리들이 총 출동하여 한국정부의 지원방침을 밝혔고 개별상담자리까지 마련되었다. 결국 이 박람회는 학살과 전쟁으로 돈 버는 기업들이 이라크를 어떻게 나누어 먹을가를 고민하는 자리였고 이라크 민중의 피를 대가로 폭리를 취하기 위한 기업들의 잔치상이다. 동북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열리는 이 전쟁 기업 박람회에는 일본과 중국 기업들도 참가했다.  

 

  이 박람회에 원청 기업으로 참여하는 기업들은 누구일까? 이들은 이라크의 모든 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전쟁 폭리 기업들이다. 건축과 발전 설비뿐 아니라 미군기지의 건설, 경찰서와 교도소를 만드는 사업까지 계약 입찰에 포함돼 있다.

 

  미국 정부는 이라크 점령 직후부터 미국 기업에 이라크 재건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미국 기업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는 계약을 체결했다. 전쟁과 학살로 막대한 혜택을 본 기업은 단연 핼리버튼과 벡텔이다. 전쟁광 딕체니가 부통령이 되기 직전까지 1995년부터 200년까지 최고경영자로 있던 핼리버튼은 이라크의 석유사업, 군사기지건설사업 등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딕체니 다음 경영자로 영입한 사람은 직전까지 유럽남부 주둔 미군 사령관이었다. 벡텔의 최고경영자는 조지슐츠이다. 이 기업들은 베트남에서 전쟁을 위한 기지건설과 도로건설등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여 아프가니스탄, 유고슬라비아 등 미군이 전쟁을 벌이는 곳마다에서 자신의 이윤을 취했다. 최근 쿠바의 전쟁포로들을 비인간적으로 취급하여 문제가된 교도소를 지은 기업도 핼리버튼이다. 그러나 전쟁과 학살로 전쟁 폭리를 취한 기업들은 핼리버튼과 벡텔만이 아니다.


  미 행정부의 강력한 후원을 받으며 재건이라는 명목으로 ꡐ테러와의 전쟁ꡑ을 통해 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은 파슨즈(Parsons), 루이스버거(Louis Berger Group), 그리고 플루오르 아멕(Fluor Amec)이 가장 대표적인 기업들이었고 이들이 바로 ‘이라크 재건’의 빅 파이브로 불리우는 자들이다.

  올해 3월 캘리포니아의 파슨즈 그룹은 미군당국의 군기지와 경찰서, 교도소를 짓는 사업으로 9억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파슨즈는 미국의 펜타곤의 강력한 후원을 받아 여러 사업을 체결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파슨즈는 전쟁 폭리 기업으로 악명 높은 벡텔사의 협력업체다. 파슨즈는 지난 1월 벡텔이 가져간 18억 달러 짜리 ‘재건ꡑ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미군기지를 짓는 또 다른 15억 달러의 계약도 진행시키기고 있다.

  영국의 BBC는 올해 1월 16일자 보도에서 이라크의 석유사업을 남북으로 나누어 남쪽은 핼리버튼의 자회사인 KBR이 그리고 북쪽은 파슨즈와 호주의 월리그룹이 20억달러자리 계약을 맺어 이 회사들이 이라크를 사실상 남북으로 분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미국의 전쟁 각료들과의 끈끈한 정치적 연계를 맺어온 기업들로 유명하다. 핼리버튼과 벡텔은 말할 것도 없고 플루오르-아멕도 미국정부와 강력한 정치적 연계를 자랑한다. 플루오르는 전 미국 국가안전국(National Security Agency)의장이었으며 CIA 국장이었던 Bobby Inman을 경영진으로 영입했고 작년에는 펜타곤의 군수품조달을 감독하던 인사를 영입하였다. 이러한 정치적 연계를 통해 이들은 각종 특혜를 취한다. 한편에서는 전쟁을 벌이고 한편에서는 이라크의 부를 소수의 다국적사기업들이 독점한다.


  이미 미국은 이라크에서 석유를 제외한 모든 기업들을 사유화해 장악했다. 미국 정부는 이라크전쟁에 쓰이는 돈을 미국정부가 지출하여 이를 이라크 민중을 위해 쓰는 듯이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이라크 민중의 부를 일부 사기업들이 모두 가져가고 있는 것이 실제로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라크의 금융부문만을 보아도 이 것은 분명하다. 이라크 무역은행은 사실상 다국적 금융기업인 JP 모건체이스가 모든 권한을 떠맡음으로써 이라크의 석유수입의 처분은 미국과 일본이 주된 사업자인 13개 은행이 구성하고 있는 금융 콘소시움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라크 무역은행이 설립한 지 두 달이 지난 후 연합임시당국은 포고령 39조를 통해 이라크의 석유회사를 제외한 모든 부문의 사업을 100% 외국회사가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라크의 부를 다국적 기업에 넘긴 것이다.

  이라크의 은행은 사실상 미 다국적 금융기업의 소유다. 그런데 이라크 은행을 소유한 JP 모건 체이스의 경영진 중 한 사람은 바로 릴리 벡텔이다. 즉 벡텔의 CEO 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엑손모빌의 최고경영자도 제이피 모건의 경영진 중 하나이다. 제이피 모건 체이스는 벡텔에게는 비싼 가격으로 ‘이라크 재건’사업을 맡기고 유일한 국유사업인 석유가격은 터무니 없이 싼 가격으로 엑손모빌에게 넘긴다. 엑손모빌은 텍사스 에 기반을 둔 석유회사이다. 그런데 부시는 어디출신이던가?


지난 4차 세계사회포럼에서는 신자유주의를 어덯게 물리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행사 내내 지속되었다. 시애틀 시위 직전 세계은행 부총재직에서 쫓겨난 조지프 스티글리츠, 이집트의 사미르 아민, 인도의 프랍하트 파트나이크 같은 진보적인 경제학자들은 한결같이 IMF와 세계은행의 정책들이 세상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고발했다. 대안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스티글리츠는 자유화와 시장을 옹호했다. 그는 국가 통제 또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파트나이크는 신자유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강력한 국가 개입으로 자본주의와 싸울 수 있다는 전략을 제안했다. 사미르 아민은 “남반구ꡓ 정부들의 새로운 연합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의 독립노조 위원장이자 노동운동의 지도자인 디타 살리는 위와 같은 대안은 민중의 투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과연 우리의 대안은 무엇이어야 할 것인가?


  이번 세계사회포럼에서 가장 진지하게 물어졌고 대답되었던 물음과 답은 전지구적 저항이 신자유주의 사령관들과 전쟁광들을 물리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아룬다티 로이의 연설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그녀는 개막식 연설에서 미군의 이라크 점령에 반대하는 것이 저항 운동의 핵심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기업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자들이 벌이는 인종차별과 전쟁과 학살을 저지하는 국제적 동맹을 건설해야 하며 그 핵심 고리가 이라크라고 주장했다. 많은 포럼과 세미나, 워크숍에서 많은 연사들이 자본주의 세계화와 전쟁이 한 몸뚱아리에서 나온 야만임을 주장했다. 반신자유주의 운동과 반전 운동 간의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은 이제 거의 모든 활동가들이 받아들이는 전혀 새롭지 않은 주장이었다. 신자유주의의 핵심세력이기도 한 전쟁광들의 약한 고리를 두들겨 그 고리가 끊어진다면 분명 그것은 WTO와 IMF, 세계은행의 패배가 될 것이다. 남반부포커스의 월든 벨로도 ꡒWTO와 FTA의 패배는 반전 운동의 성공이 낳은 효과ꡓ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세계사회포럼 내에서 이런 분석과 주장은 단순한 발표로만 끝나지 않고 실천적 결의로 모아졌다. 각국에서 온 반전 활동가들 사이의 결의 속에서 3월 20일 국제공동반전행동의 날이 결의되었다. 그리고 바로 이날 전세계에서 수백만의 사람들이 거리고 나와 반전과 평화와 이라크 점령반대, 그리고 자국군의 철군을 외쳤다. 이제 이라크에서는 가야말로 한줌밖에 안되는 자들이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단호한 결단이라는 이름으로 팔루자의 민중들을 학살하고 있다. 다른세계는 가능하다는 것이 우리들의 구호였다. 그러나 나는 오늘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다른 세계는 가능해야 한다. 저들의 이윤을 위해 전세계 대다수의 사람들이 학살과 착취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전쟁과 다국적 자본에 맞서 싸워 다른 세상을 건설해야만 한다. 팔루자의 어린이들의 죽음을 막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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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07-25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 영화가 밀려요, 밀려. 이를 어쩌지...-.-;

가을산 2004-07-25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진우맘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전 지금 또 나가야 해요... 안녕...^^

마냐 2004-07-25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월 20일.....그 이후 어떤 활동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파란여우 2004-07-25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월 20일 그 이후...지금은 7월 25일인데....무엇이 변화되고 있긴 있는건지...

가을산 2004-07-26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죽쑤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대전 지역은 평통사나 다함께 같은 단체에서 시내 중심가에서 서명 및 홍보작업을 하는 정도인 것 같고,
서울에서의 집회도 수백- 수천명 정도 모인다고 하더군요.
지난 24일부터 '전국 도보 행진단'이 부산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몇 주 전인가? 파병반대 진영에서 정권퇴진까지 요구할 것이냐 아니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었지요? 어쨌든.... 그 이후로 응집력이 약해진 듯 합니다.
열우당에서는 파병철회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