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환자가 많은 편이 아닌 동네 의원이라, 낮에 실재로 일하는 시간보다는 인터넷, 독서, 혹은 공작을 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이런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주부터 모 의대 학생들이 '1차의료' 실습이라고 수, 목요일에 오게 되고서야 비로소 비는 시간의 심각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환자들이 연이어 있어서 학생들은 환자 진료를 참관하면서 틈틈이 나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원래 기대되는 포멧인데, 저의 경우는 학생들과 이야기 하다가 간간이 환자를 보는 형국입니다.

학생들을 상대로 기본적인 호구조사( 고향, 나이, 하고 싶은 전공, 이전에 다른 전공을 하다가 바꾼 사람은 없는지, 왜 바꾸었는지? 등등 )와, 병원의 장비와 그 이용법에 대한 안내부터 해서 환자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 동네 병원이 종합병원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등을 설명해주었는데.....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도 반나절도 지나지 않은 것입니다. ㅜㅡ

앗? 내 낮시간이 이렇게 할 일이 없었던가? 혼자서 이것저것 할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한가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어 무척 민망했습니다.

괜히 '환자 입장에서 생각할 기회'를 준답시고 환자에 대한 '안내 자료'를 하나씩 만들어오라고 하고는 학생들을 일찍 보냈습니다.(변명을 하자면, 의사들이 생각하는 중요한 점과 실재 환자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은 다른데, 의사들이나 더욱이 학생들은 이걸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이 학생 로테이션을 받는 원장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그 선생님 왈,

'난 학생때 숙제 내주는 교수님이 가장 싫었는데...' 

그러고 보니 맞는 말이네요.  아무래도 실수한 것 같습니다.

 

휴.. 그럼 담주엔 무얼 주제로 학생들을 즐겁게 해주어야 할까요?

학생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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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2-28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어려운 문제군요. 일단 담주는 월요일이 휴일이니 하루를 제낄 수가 있구요... 제가 환자를 좀 동원해서 그쪽으로 보내면 어떻겠습니까? 애들 좀 풀면 되거든요...

ceylontea 2004-02-2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어려운 문제네요... 경험이 없으니 더욱더 모르겠구요...
마태우스님의 환자동원령이 효과가 있을까요?

sooninara 2004-03-04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은 아이디어가 없어서 리플을 못썼는데..아직도 리플이 적네요..
이번주는 어떻게 보내셨는지 후기 올려주세요^^

가을산 2004-03-05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생들이 격주로 오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주는 쉽니다.
그냥 저냥 .... 일찍 끝나면 일찍 보내주기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sooninara 2004-03-05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주였군요^^ 일찍 끝내주기가 학생들이 제일 좋아라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