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조각그림 맞추기를 해본 기억은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 20-50쪽 정도의 만화 주인공 그림이 대부분입니다.

중고생때는 500-1500쪽 짜리 퍼즐을 부모님이 사오시면, 한구석 상에 펴놓고 오가면서 가족들이 같이 맞추었습니다. 주로 풍경화나 명화 그림이었어요.

첫째를 낳고 1년을 집에서 쉬는데, 누군가가 5000쪽 짜리 세계지도 퍼즐을 선물했습니다. 전체 그림을 반으로 나누어서 2500쪽씩 포장이 되어 있었는데, 그 반이 교잣상만한 크기였습니다. 2500쪽 하나를 다 맞출 때쯤 되니 우리 큰애가 뽈뽈 기어와서 상 위에 있는 퍼즐조각들을 흩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훗날을 기약하고 그림의 반만 풀칠해서 보관하고, 나머지는 박스에 담았습니다. 나머지 반쪽은 둘째가 퍼즐을 흩어놓지 않을 정도로 자란 후인, 지난 1999년 경 맞추었습니다. 아래 사진이 그 퍼즐 사진입니다.


puzzle5000

몇 해 전에 puzzle master라고, 그림 파일을 jigsaw puzzle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을 구해서 심심할 때 맞추곤 했는데, 조각 수를 4개부터 5000개까지 마음대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디지털 카메라가 많이 보급되지 않아 멋있는 그림을 찾기도 쉽지 않고, 해상도도 좋지 않아 곧 싫증이 났습니다.

잠시 미국에 있었을 때는 여행을 가면 여행 기념으로 아들 한명은 뱃지, 또 한명은 열쇠고리, 그리고 우리 부부는 그 지방의 500쪽짜리 풍경사진 퍼즐을 사는 것이 관행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산 퍼즐은 제가 본 중 가장 큰, 12000쪽 짜리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의 신과 아담이 나오는 그림인데, 이건 엄두가 안나서 고이 모셔놓고만 있습니다. 정작 맞추어도 걸어놓을 만한 벽도 없구요... 생각해 보세요, 텅빈 하늘색 하늘이 몇천 조각, 흰 구름이 몇천조각인데.. 암담합니다. (사실 남편에겐 비밀인데, 고집부려 산 걸 후회하고 있어요. ㅜ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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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3-11-27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가을산님도.. 무엇인든지 시작하실때 큰맘 먹고 최고급과정부터 하시는군요... 그런데 성공해내시니 그것이 더 대단하시네요... 퍼즐 너무 멋집니다.

가을산 2003-11-27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햇수로 치자면 거의 10년 걸려 맞춘건데요... ^^;;

sooninara 2003-11-27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생에 멋진 장인이었을겁니다...가을산님은...

ceylontea 2003-11-28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년... 저도 아직 미완성 십자수.. 과연 10년안에 완성할까요?

비로그인 2004-05-13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스럽습니다...성질이 급한 전....퍼즐이라~ -.-;
지도를 원체 좋아하는 저로선 근데, 심히 탐이나는 퍼즐이네요...엄두가 나질 않습니다만....^^